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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인권법 일반

[발언] “법조일원화 도입 목적을 무력화시키는 법원조직법 퇴행 법안은 부결되어야 합니다”

“법조일원화 도입 목적을 무력화시키는 법원조직법 퇴행 법안은 부결되어야 합니다” – 2021년 8월 30일 ’법조일원화 무력화’ 법원조직법 개악안 본회의 처리 반대 기자회견(참여연대, 민변 사법센터 공동주최) 발언   서 선 영 ※ 기자회견 현장에서 시간 제약상 아래 내용중 많은 부분이 생략되었습니다.   1. 현재 법조일원화 제도는 판사가 되기 위해서는 10년 이상의 법조경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요건을 5년으로 단축시키는 법안이 곧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입니다. 이 법안은 발의된 시점부터 2개월도 지나지 않아 법사위 소위를 통과하더니 곧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습니다.   2. 법조일원화는 기본적으로 “우리 시민이 누구에게 재판을 받을 것인가”에 관한 문제입니다. 이는 단순히 법원의 일이나 법조계의 일이 아니라 우리 시민들이 어떤 재판을 받을 것인가에 관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문제를 국회의원들은 충분한 토론도 없이, 공청회 한 번 없이, 무슨 작전을 수행하듯 20년-30년에 걸친 논의를 후다닥 뒤집으려 하고 있는 것입니다.   3. 저희는 오늘 이 법안이 이렇게 통과되어서는 안된다는 말을 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왜 우리가 법조일원화 5년 단축법안을 반대하는지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4. 법조일원화가 도입되기 전, 즉 판사가 되기 위해 10년 이상의 법조경력을 요구하는 법이 도입되기 전의 법관임용 시스템은 즉시법관제도였습니다. 사법연수원을 나오자마자 바로 판사로 임용되고 배석판사, 단독, 부장판사를 거쳐서 한 단계씩 승진을 하는 구조였습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이 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결단을 했습니다. 거기에는 이유가 있었을 것입니다.     (1) 우선, 이 결단에는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판사상이 무엇인가에 대한 중요한 의미전환이 있었습니다. 공부를 잘 해서 좋은 점수를 받고, 좋은 대학을 나오고, 사법시험을 통과하고, 사법연수원에서 가장 성적이 좋은 사람, 머리가 좋은 사람이 좋은 판사의 상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가 있었습니다. 정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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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고제도 개혁 논의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

    상고제도(대법원) 개혁 논의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   서 선 영   대법원을 생각하면 13명의 대법관이 법대에 앉아 판결을 선고하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문에는 다수의견, 별개의견, 반대의견, 보충의견 등 각 대법관의 입장이 기록된다. 이런 판결문을 보면 각자 자신의 법적 소신과 철학을 가진 대법관들이 다양한 각도에서 치열하게 토론을 해서 어렵게 도출된 결론이겠거니 하는 기대를 하게 되고 그 기대는 타당하다.   그러나 우리가 기대하는 전형적인 이미지와 대법원의 실제 모습은 다르다.   1) 한국의 대법관 수는 14명인데, 1년에 대법원에 접수되는 사건수는 44,328건이다(2020년 사법연감 기준). 대법관 1인당 사건수로 환산하면 3,693건이다. 전원합의체(13명)의 토론은 고사하고 소부(4명으로 구성)에서도 한 사건당 시간을 들여 제대로 토론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법원 판결의 전형으로 여겨지는 전원합의체 사건은 대법원 사건의 0.05%에 불과하다. (참고로 1인당 사건수 계산에서 14명이 아니라 12명으로 나눴다. 대법원장은 일상적인 재판에는 관여하지 않고, 대법관 중 1명은 법원행정처장으로 재판을 안하고 행정업무만 한다. 대법관 한명이 행정업무만 하고 있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2) 활발한 의견의 교환과 토론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이견’을 가진 존재가 필수적이다. 우리 대법원은 어떨까? 여성대법관이 최초로 임명된 것은 2004년이었다. 반세기가 넘는 기간동안 대법원에서는 남성들만 모여서 토론을 하고, 남성들만 판결문을 써왔다는 것이다. 서울대, 오십대가 대부분이라는 것까지 합쳐서 일명 ‘서오남’이라고도 부른다. 고위법관 출신이 대다수다.   3) 전원합의체 자체는 치열한 토론을 통해 나온 것일까? 법관의 관료화(대법원장을 정점으로 하는 체제)가 심각한 때일수록 전원합의체 토론의 실질에 의문이 가는 일들이 많았다. 관료화가 극심했던 양승태 시절 전원합의체 판결 116건 중 33.6%(39건)가 전원일치 판결, 즉 소수의견이 없는 판결이었다. 원세훈 국정원장의 선거개입 사건도 전원합의체에서 13:0으로 항소심(공직선거법등 위반 유죄 인정)을 뒤집고 파기환송됐는데, 나중에 사법농단 문건에서 청와대와 뒷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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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차별금지법 제정하자! 평등을 향해 다시 한 걸음 내딛읍시다

    차별금지법 제정하자! 평등을 향해 다시 한 걸음 내딛읍시다     차별금지법 제정하자! 10만행동에 함께 한 모든 분들과 함께, 차별금지법 제정에 관한 국민동의청원 성립을 알립니다. 함께 환호합시다. 이제 2021년 연내 제정을 위해 다시 한 걸음 내딛읍시다.   2007년의 겨울을 기억합니다. 정부의 차별금지법안에서 ‘성적지향, 학력, 병력, 출신국가, 언어, 범죄전력, 가족형태 및 가족상황’ 7개의 차별금지사유가 삭제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성소수자들이 거리로 나섰습니다. 차별금지법의 이름으로 어떤 차별은 허락된다고 선언한 법안을 우리는 단호하게 거부했습니다. 그러나 정부와 국회는 차별금지의 원칙을 저버렸고 성소수자는 혐오선동세력의 제물이 되었습니다.   2013년, 열리던 봄은 다시 닫혔습니다. 통합민주당 의원들이 차별금지법안을 발의하고 두 달을 못 버텨 스스로 철회하는 사태를 우리는 지켜봐야 했습니다. 그 결과는 우리 모두 알다시피 모든 인권 관련 법과 조례의 철회, 개악, 폐지였습니다. 민주주의의 후퇴였습니다. 사회구성원 누군가는 혐오의 대상이 되어 공론장에 등장할 수 없었고 시민으로서 동등하게 누려야 할 권리는 기각되었습니다.   2017년, 광장에서 타오른 촛불과 함께 봄이 다시 열렸습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의 재출범에 많은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했고 서명운동과 평등행진 등에 수많은 시민들이 동료가 되어 함께 행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차별금지법이 발의조차 되지 못한 20대 국회를 지나면서도 우리는 평등을 향한 열망을 내려놓지 않았습니다.   여름입니다. 우리는 이제 우리의 힘으로 차별금지법을 국회의 토론장에 올려놓습니다. 지난해 장혜영 의원의 대표발의로 회부된 차별금지법안, 국가인권위원회가 권고한 평등법 시안과 함께 법제사법위원회는 지금 당장 토론을 시작하십시오. 우리는 차별금지법 제정이 미뤄지는 상황의 가장 큰 책임이 여당이자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있음을 경고합니다.   누군가는 지금도 알리지 못하는 부고를 가슴에 품고 살아갑니다. 동료시민과 함께 토론하고 일할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스스로를 가두기도 합니다. 권리를 주장하면 여성이라고, 장애인이라고, 고졸이라고 손가락질 당하며 문 밖으로 쫓겨납니다. 권리를 빼앗긴 누군가는 일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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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소수자 및 복합차별 관점에서 본 차별금지법 제정 필요성

    소수자 및 복합차별 관점에서 본 차별금지법 제정 필요성   발언 / 조혜인   6.10. 민주항쟁의 날에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감회가 새롭습니다. 누군가는 차별금지법은 일부 소수자를 위한 법이라고 말하며 법 제정이 그렇게 중요한지 묻기도 합니다. 이러한 말의 근저에는 매우 특별한 사람들이 소수자로 이미 정해져있고 그들을 ‘보호’해주는 법이 차별금지법이라는 생각이 깔려있습니다. 그러나 소수자는 사회적 지위의 문제입니다. 누구도 소수자라는 정체성을 타고 나지 않습니다. 사회의 권력과 위계가 사람을 소수자의 지위에 놓이도록 만듭니다.   “성별, 장애, 나이, 언어, 출신국가, 출신민족, 인종, 국적, 피부색, 출신지역, 용모 등 신체조건, 혼인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 및 가구의 형태와 상황, 종교,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형의 효력이 실효된 전과,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학력(學歷), 고용형태, 병력 또는 건강상태, 사회적신분” 등과 같은 차별금지법안의 23개 사유, 평등법시안의 21개 사유는 사회가 무엇을 기준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위계를 만들어왔는지를 역사적으로 확인해온 사유의 목록입니다. 이러한 사유의 목록을 찬찬히 읽어볼 때 우리는 특정한 사회구성원 일부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이 사유들을 둘러싼 위계의 자장 안에서 살아간다는 점을 실감합니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는 동안 다양한 정체성을 경험하며, 삶의 어느 국면에서는 반드시 성별, 나이, 인종, 종교, 학력, 병력 등을 둘러싼 위계에서 소수자의 지위에 놓이게 됩니다. 실제로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실시한 <2020 차별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에서 응답자의 91.1%가 ‘코로나19 계기로 나도 언제든 차별의 대상이나 소수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 적 있다’고 답하였습니다.   차별금지법은 이렇게 소수자의 위치에 놓여진 사람들이 먼저 경험하는 차별에 대한 증언들을 경청하고, 그러한 차별을 만들어내는 사회구조를 발견하여 그 구조를 계속 시정해나가기 위한 위한 법입니다. 특정한 소수자 집단을 보호하자는 것이 아니라, 소수자와 약자라는 지위를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사회구조 자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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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금지법 제정하자!’ 10만행동 국민동의청원 시작!!

[차별금지법 제정하자! 10만행동] 국민동의청원 드디어 시작되었습니다.  민주주의 사회의 기본, 인권의 상식이자 더는 늦출 수 없는 평등의 약속 차별금지법, 10만행동으로 함께 제정합시다! 차별금지법을 바라는 시민이 발의자가 되는 10만행동에 함께 하고, 주변의 동료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널리 알려주세요~!   차별금지법 제정 국민동의청원 바로가기 : https://bit.ly/equality100000   차별금지법이 금지된 나라, 인권의 상식은 언제까지 ‘나중에’ 시민 10명 중 9명 ‘나도 언제든 차별을 당할 수 있다’ 그러나 차별 받은 사람 10명 중 7명은 대처하지 못해. 대처한 10명 중 7명은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 국가는 어디에 있습니까? 2006년 국가인권위원회의 차별금지법 제정 권고 이후 17대 국회에서 발의 시작,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지도 1년. 민주주의 사회의 기본, 인권의 상식인 차별금지법 국회는 언제까지 외면할 겁니까?   평등의 약속 차별금지법, 10만행동으로 함께 제정합시다! ‘나중’으로 밀려날 수 없는 우리의 존엄을 선언합시다. 민주주의의 역사를 써온 시민의 힘을 보여줍시다. 차별금지법을 바라는 시민이 발의자가 되는 10만행동에 함께 합시다! 평등의 메아리가 세상을 가득 채우도록 서로의 든든한 동료 시민이 되어 차별 받고 속앓이만 하던 우리의 일상을 바꿉시다. 이제 국회가 응답하게 합시다! 👉 차별금지법제정연대 홈페이지 : https://equalityact.kr/

탄핵소추 촉구 기자회견 서선영 변호사의 발언

서 선 영   ✽본 글은 2021년 2월 3일 “사법농단 법관 탄핵소추안 가결과 사법개혁 촉구 기자회견”에서 서선영 변호사가 발언한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1.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상대방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법정에 서 있을 것입니다. 오늘 오전에도 많은 사람의 인생을 바꿔놓은 선고가 있을 것입니다.   2. 오늘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한번 가정해 봅시다. 재판을 몇달동안 진행해서 판결문이 나왔는데, 그 재판을 하지도 않은 법원의 고위직이 판결문 등을 먼저 보자고 한 후, 이런 표현은 청와대의 기분이 상할테니 고치라고 했다고 상상을 해봅시다. 많은 사람들이 상식적으로 이런 생각을 하게 될 것입니다. ‘자신이 재판하지도 않은 판결에 대해 판결문을 보고 이런저런 표현은 청와대가 서운해 할 것이니 빼고 고치고 하라는 일이 과연 있을 수도 있는 일인가, 이런 일을 한 사람이 판사를 하고 있다는 말인가, 이런 일을 한 사람이 아무런 책임을 안 지는 게 정상인가.’ 오늘 우리가 탄핵소추를 촉구하는 임성근 판사가 바로 이렇게 판결문을 고치라고 하고, 법정에서 할 말들을 수정하라고 한 사람입니다. 이것이 사실입니다.   3. ‘탄핵소추는 정권의 법원 길들이기’라는 말들이 있습니다. 다시 반복하겠습니다. 판결문을 청와대 눈치보며 바꾸라고 지시하는 사람, 정권의 입에 맞춰 판결문에 개입한 사람을 탄핵하자는 것입니다. 마치 판결의 내용을 이유로 탄핵을 추진하는 것처럼 모양새를 만들고 사법부 길들이기라고 말해서는 안됩니다. 청와대 심기를 살피며 다른 판사가 한 재판의 판결문에 개입한 행위와 그 행위를 한 판사에 대한 책임묻기입니다. 특정한 판결의 내용이 마음에 안 든다고 탄핵하자는 게 아닙니다. 정권의 법원 길들이기가 아니라 정확히 그 반대, 법원과 정권의 유착을 끊기 위한 것입니다. 지금 탄핵을 법원 길들이기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은, 오늘 이 시간에 법원에서 어떤 판사가 자신이 하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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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포기하는 사람 속출… 이거 정말 ‘권리’ 맞나요?

국민이라면 누구나 법안을 제안할 수 있도록 도입한 국회 ‘국민동의청원’. 실제로 해보니 문턱은 높고 또 좁았습니다. 국민동의청원이 그 이름값을 할 수 있도록 시민단체들이 제도의 문제점을 공론화하고 개선 방안을 제안합니다. [국민동의청원이 왜 이래]라는 제목으로 단체들의 연속 기고가 연재됩니다. 두번째 기고글로서 차별금지법제정연대에 함께 하는 박한희 변호사의 글을 전합니다. ✽지난 연재글 보기 : 국회 국민동의청원의 ‘불편한 진실’    글 / 박 한 희   지난 7월 3일, 포괄적 차별금지법 입법 촉구에 관한 국민동의청원이 올라왔다. 평등한 세상을 바라는 한 시민이 연 청원이었다. 당시는 6월 29일 차별금지법안 발의, 30일 국가인권위원회의 평등법 제정 의견표명으로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나오던 시기였다. 따라서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국회가 한층 더 적극적으로 차별금지법 추진에 나설 수 있도록 위 청원에 힘을 실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하여 청원이 마무리되는 8월 1일까지 “시민이 나섰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국민동의청원” 캠페인이 진행됐다.   자꾸만 길어져만 간 안내글 캠페인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SNS 등을 통해 청원 링크를 전달하고 참여를 독려하면 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시작과 동시에 여러 문제가 터져 나왔다. 일단 청원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휴대폰 인증 또는 회원가입을 해야 한다. 회원가입을 위해서도 역시 휴대폰 인증을 해야 하니 스마트폰이 없는 사람은 참여를 못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아이러니한 것은 막상 휴대폰을 통해 청원링크에 접속하고 참여를 진행하려면 팝업창이 뜨지 않거나 링크가 안 넘어가는 문제들이 발생한 것이다. 특히 아이폰의 경우 기본 브라우저인 사파리 어플리케이션에서 팝업 설정을 해제해야만 인증이 가능하여 기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몇 차례 시도하다 포기하는 일들이 속출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SNS의 종류에 따라 링크 접속 자체가 안 되는 경우도 있었다. 가령 페이스북에서 공유된 링크를 휴대폰으로 바로 연결할 경우 역시 본인인증이 제대로 되지 않아 추가적인 절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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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자 윤OO 성폭력 사건 무죄 확정 판결의 문제점

글 / 김 두 나, 최 현 정   지난 11월 26일, 대법원 제1부(주심 : 김선수)는 건설업자 윤00의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강간등치상) 혐의에 대한 검사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법원은 구성요건적 사실에 대한 피해자 진술이 일관되다는 점을 심리하지 않은 채, 공소사실과 무관한 다른 이유들(‘피해자답지 않다’)을 들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했습니다. 또한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성폭력 사건에서 가해자의 지배 양상 및 피해자의 반응 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이는 성폭력 사건을 심리함에 있어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대법원의 기존 판시에 어긋나는 위법한 판단입니다. 공소시효 완성에 대한 판단도 문제지만,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고 구성요건적 사실에 대한 입증이 부족하다고 본 판단의 이유가 문제의 핵심이기 때문에, 이를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사안의 개요 이 사건의 피해자는 피해 당시 20대 후반으로 연극 배우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2006. 여름경 윤00(이하 ‘피고인’)의 제안으로 처음 별장에 갔을 때 수차례 강간 피해를 당했고, 사과를 받기 위해 두 번째 별장에 갔을 때 강간에 더하여 동영상 촬영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후 피고인은 동영상의 존재, 당시 이미 고위직 검사였던 김00(전 법무부차관)와의 친분을 이용하여 협박하거나 피해자와 그 가족에게 신체적 위해를 가할 것처럼 협박하면서, 피해자에게 수시로 ‘성접대’를 강요하였습니다. 2006. 10.경에는 피해자를 오피스텔에 입주하게 했고, 그 이후 피해자에 대한 감시와 통제, 성관계 강요는 더욱 빈번해졌습니다. 피해자는 피고인으로부터 종종 폭행, 협박, 강간 당하거나 흉기로 위협을 받으면서, 점차 피고인으로부터 벗어날 생각조차 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2008. 2.경 오피스텔에서 나온 후에도 피고인과 김00가 두려웠던 피해자는 피해사실을 신고하지 못했습니다. 2012년 말경, 이른바 ‘김00 동영상’이 발견된 후 경찰 수사가 시작되었고, 다른 피해자의 제보로 이 사건의 피해자도 조사를 받았습니다.그러나 검찰은 2013. 11.경 피고인의 강요, 동영상촬영, 김00의 성폭력 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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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폐지 향한 목소리 위축시키는 수사, 즉각 중단해야

글 / 김 두 나   2019년 4월 11일 헌법재판소는 낙태한 여성과 낙태 시술을 한 의사를 처벌하는 형법 조항들(형법 제269조 제1항, 제270조 제1항 ‘의사’에 관한 부분, 이하 ‘낙태죄 조항’)이 모두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입법자에게 2020년 12월 31일까지 위 조항을 개정입법하라는 의무를 부여했습니다(헌법재판소 2019. 4. 11. 선고 2017헌바127 결정). 위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28개 여성·시민·사회단체의 연합체인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이하 ‘모낙폐’)은 여러 차례 성명을 발표하여 임신과 출산, 임신중지가 공공의료체계에서 안전하게 보장되려면 기본적으로 임신중지를 비범죄화하는 방향으로 개정입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위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1년 6개월이 지나도록 정부는 입법 방향에 대해 아무 언급도 하지 않았고 의견 수렴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지난 9월경, 정부가 형법상 낙태죄를 폐지하지 않고 주 수에 따른 처벌조항을 존속시키는 방향을 법 개정을 고려하고 있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습니다. 그리고 10월 7일, 법무부와 보건복지부는 결국 기존 낙태죄 조항을 그대로 둔 채, 기간이나 사유에 따라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형법과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발표했습니다. 정부 개정안은 헌법재판소 결정취지에 반하여 낙태죄를 사실상 부활시킨다고 볼 수 있는 안으로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재생산건강권을 침해하는 위헌적인 법안입니다. 이에 모낙폐는 9월 28일과 10월 8일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 개정안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재생산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법과 제도를 마련하라는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이 개최한 청와대 앞 기자회견 모습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   그런데 위 기자회견 개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기자회견에서 사회를 맡았던 모낙폐 활동가들은 수사기관으로부터 출석요구서를 받았습니다. 모낙폐가 개최한 기자회견이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이하 ‘집시법’) 위반한 ‘미신고 집회’라면서 위 기자회견에서 사회를 본 활동가들을 집시법 위반 혐의로 조사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모낙폐가 개최한 기자회견은 집시법상 사전 신고를 해야 하는 집회가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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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어의 「성∙재생산 권리 보장 기본법」(안)을 소개합니다

글 / 최 현 정   낙태죄 폐지 이후 어떤 제도가 필요할까요? ‘성적 권리와 재생산 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가 제안하는 「성∙재생산 권리 보장 기본법」(안)을 소개합니다.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지난 10월 7일 정부가 입법예고한 형법 및 모자보건법 개정안은 발표 직후부터 많은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임신중지하는 여성을 형사 처벌하는 원칙을 유지하고, 위법성이 조각되는 사유에도 여러 조건을 부과하여 임신중지 시술에의 접근성을 제약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수년 전부터 시민들은 임신중지를 처벌할 것이 아니라 여성의 권리로서 보장할 것을 요구해왔습니다. 낙태죄를 폐지한 이후 필요한 제도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논의해왔습니다. 정부의 개정안은 그동안 이루어진 시민 사회의 논의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내용입니다.   희망법이 함께하고 있는 ‘성적 권리와 재생산 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는 지난 10월 21일 「성∙재생산 권리 보장 기본법」(안)을 제안했습니다. 셰어가 낙태죄 폐지 이후의 법과 제도를 고민하면서 논의했던 내용을 법안의 형태로 만든 것입니다. 이하에서는 그 주요 내용을 간단히 소개합니다. (법안 전문은 셰어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받으실 수 있으며, 조만간 법안 해설집도 셰어 홈페이지에 공개할 예정입니다.)   셰어의 「성∙재생산 권리 보장 기본법」(안)은 총 15장 53개 조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성적 권리와 재생산 권리를 정의하고, 자기결정권, 건강권, 성적 즐거움을 추구할 권리, 정보접근권 등 성∙재생산 권리 실현을 위한 대표적 권리를 규정합니다. 또한 임신중지나 출산에 국한하지 않고, 월경, 피임, 성별 확정 및 성별 정정, 보조생식기술과 관련한 보다 구체적인 권리들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포괄적 성교육을 받을 권리와 정확한 정보에 기반한 상담을 받을 권리를 비롯하여 노동, 학습 등에 있어 모든 사람이 가지는 권리와, 상담, 통역, 의료, 교육기관 관련 종사자와 고용주의 차별금지 의무를 규정하였습니다. 그리고 각 영역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원칙과 방향, 국가의 의무를 구체적으로 명시합니다.   「성∙재생산 권리 보장 기본법」(안)은 성∙재생산 권리 보장의 목적부터 새롭게 규정합니다. 이 법의 목적은, “모든 사람의 성과 재생산 건강과 권리 및 이를 보장하기 위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 등 기본적인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개인의 성적 권리와 재생산 권리를 실현하는 것”입니다[제1조(목적)]. 성∙재생산 권리가 국가의 인구정책에 따라 제한되어서는 안 되며, 국가의 정책은 “개인의” 권리 실현을 목적으로 해야 함을 명확히 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권리 보장을 위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주요하게 규정하였습니다.   그동안 성∙재생산 권리가 성별, 성별정체성, 성적지향, 장애, 나이, 병력 등을 이유로 침해되어왔던 현실을 감안하여 기본이념과 차별금지 원칙을 설정하였습니다. “모든 사람이 가장 높은 수준의 성적 건강과 재생산 건강을 향유할 수 있도록 정확한 보건의료 정보와 최신의 보건의료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차별 없이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평등한 제도와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이 법의 기본 이념입니다[제2조(기본이념)]. “모든 사람은 성적 권리와 재생산 권리를 실질적으로 평등하게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는 점과 누구도 합리적 이유 없이 성별 등을 이유로 권리 보장에 있어 차별 받지 아니한다는 원칙도 규정했습니다[제5조(평등과 차별금지)].   그동안 충분히 논의되지 않았던 몇몇 분야의 경우, 너무 추상적인 원칙만 제시하면 이를 정책으로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법 취지를 왜곡할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보다 구체적으로 규정했습니다. 예를 들어, 포괄적 성교육의 목적은 “상호 존중과 평등에 기반한 친밀한 관계 형성을 위해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제공하며, 성을 인간 발달의 정상적인 일부로서 이해하도록 촉진”하는 것이어야 하며, 성교육에서 제공하는 정보는 세계보건기구 기준에 부합하는 정확하고 편견 없는 정보여야 한다고 명시했습니다[제30조(포괄적 성교육의 원칙)]. 포괄적 성교육에는 피임이나 임신중지에 관한 정보뿐만 아니라 성역할 고정관념에 관한 인식,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 등 성적 정체성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한 정확한 정보와 관련 상담기관 등에 관한 정보 제공이 포함되도록 정했습니다[제31조(포괄적 성교육의 내용)]. 정신적인 장애∙나이 등으로 인하여 의사결정이 어려운 환자에 대한 의사결정 지원 절차도 일반적인 기본법의 추상적 규정 형식을 넘어서 보다 자세히 규정하였습니다[제43조(환자의 의사결정 지원)].   이상은 셰어의 「성∙재생산 권리 보장 기본법」(안)에서 몇 가지만 정리한 것으로, 가능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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