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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앞 기자회견 기소유예처분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했습니다

희망법 김두나, 서선영, 박한희 변호사는 지난 7월 16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다는 이유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이하 ‘모낙폐’)’ 활동가를 대리하여 헌법소원을 제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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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이 개최한 청와대 앞 기자회견 모습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

 

지난 2020년 10월 8일 모낙폐는 청와대 인근 분수대 앞에서 ‘낙태죄 완전 폐지하라’는 기자회견을 개최했습니다. 법무부와 보건복지부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낙태죄를 유지하는 형법과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것에 항의하는 자리였습니다. 기자회견은 참가자들의 발언과 퍼포먼스로 약 20분간 평화롭게 진행되었습니다.

 

그런데 기자회견 후 얼마 후 사회를 맡았던 모낙폐 활동가들은 경찰로부터 조사를 받았습니다. 위 기자회견은 ‘집회’이고 따라서 청와대 인근 100미터 이내에 옥외집회를 금지한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이하 ‘집시법’) 제11조 제3호에 위반된다는 혐의였습니다. 그리고 조사를 거쳐 검찰은 2021년 4월 20일 모낙폐 활동가에 대해 기소유예처분을 내렸습니다. 검찰은 “피의사실(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은 인정되지만, 사안이 중하지 않고 경고방송 후 집회를 평화로이 종료한 점을 참작하여 기소유예처분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즉, 위 기자회견은 집시법 제11조가 금지한 행위로서 위법하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검찰의 판단은 정당하지 않습니다.

 

집시법 제11조 제3호는 ‘대통령 관저 경계 지점으로부터 100미터 이내에서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절대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은 ‘대통령과 그 가족의 신변 안전과 주거의 평온’을 보호한다는 목적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과 그 가족의 신변 안전과 주거의 평온은 청와대 인근의 경호활동을 통해 충분히 달성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집회의 규모나 성격을 고려하지 않고 집회만을 특정지어서 절대로 금지하는 것은 헌법상 집회의 자유의 의미를 완전히 부정하는 것입니다. 더구나 어떠한 예외도 없이 모든 집회를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에도 위배됩니다. 이 조항과 유사하게 국회의사당, 법원, 국무총리 관저 인근 집회를 절대적으로 금지한 집시법 제11조의 다른 조항들이 헌법재판소로부터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았다는 점에서도 해당 조항은 위헌성이 크다 할 것입니다.

 

한편으로 설령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금지한 집시법 제11조 제3호 자체는 합헌이라 하더라도 모낙폐의 기자회견과 같은 기자회견까지 법 위반이라 보는 것은 문제가 큽니다. 아래의 사진과 한번 비교해 봅시다.

 

2021년 5월 14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  Ⓒ노컷뉴스

 

위 사진은 2021년 5월 14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 사진입니다. 헌법재판소는 일찍이 집회를 ‘2인 이상의 목적을 가진 모임’이라고 정의한 바 있습니다(헌법재판소 2014년 1월 28일 선고 2011헌바174 결정). 그렇다면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모낙폐 기자회견과 위 국민의힘 의원총회도 모두 집회라고 해야겠지요. 그런데 전자의 경우 집시법 위반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이 내려진 반면, 후자는 어떠한 수사조차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외에도 지금도 분수대 앞에서 여러 기자회견이 이루어지지만 이로 인해 처벌이 이루어진 사례는 사실상 없습니다. 이는 곧 집시법 제11조 제3호가 금지하는 ‘집회’가 모든 형태의 모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보다는 대통령과 그 가족의 신변 안전과 주거의 평온을 해칠 수 있을 정도의 대규모 집회만을 금지하는 것이 집시법 제11조 제3호의 취지라 보는 것이 헌법상 집회의 자유에 비추어본 헌법합치적 법률해석이라 할 것입니다.

 

결국 집시법 제11조 제3호는 집회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조항으로서 위헌이라 할 것이며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이 법에 따라 금지되는 집회는 대규모 집회로서 대통령의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집회만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약 20분 동안 4~5명의 참가자에 의해 평화롭게 진행된 모낙폐의 기자회견은 어떻게 보더라도 집시법에 위반되는 것이라 볼 수 없습니다. 그럼에 이를 위법하다고 보아 내린 검사의 기소유예처분은 평등권,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여 위헌이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희망법은 모낙폐 활동가를 대리하여 기소유예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을 청구했습니다. 이 청구는 활동가 개인이 받은 인권침해에 대한 문제제기이자 동시에 청와대 인근 집회를 절대 금지하고 특히 기자회견에 대한 자의적인 처벌을 자행하는 국가에 대한 문제제기이기도 합니다. 헌재가 이번 헌법소원에 대해 면밀한 검토를 거쳐 판단을 내릴 것과 아울러 더 이상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는 자의적인 행정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을 촉구합니다. 앞으로의 진행 상황 역시 계속해서 공유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