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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및 구제, 법·정책 연구, 교육과 연대를 통하여 인권을 옹호하고 실절적인 변화를 이끌어냅니다.

[행사 후기] “제9회 공익인권법 실무학교가 성황리에 개최되었습니다.”

공익인권법 실무학교(이하 ‘실무학교’)는 2012년 시작된 이후 매년 여름 개최되어 왔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개최 취소를 결정했습니다. 변호사와 법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은 물론, 인권 분야 활동가들과 인권법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꾸준히 참여하는 행사이기 때문에 한해 거르는 것은 어려운 결정이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실무학교가 다시 문을 열게 되었지만,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진 것은 아니어서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온라인 강의의 경우 지방에 계신 분 등 강의실에 직접 오기 어려운 분들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한편으로 한 공간에서 참가자들과 질의응답을 주고받고 함께 호흡할 수 없다는 점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기도 합니다. 이러한 온라인 강의의 장단점과 그리고 온라인이기에 추가로 계획하고 진행해야 하는 실무 등을 확인하면서, 제9회 공익인권법 실무학교를 준비하였습니다.

 

제9회 공익인권법 실무학교 포스터

 

올해 실무학교는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김도균 교수의 <한국의 정의론>으로 막을 올렸습니다. <한국의 정의론>은 현재 한국사회에 던져진 가장 뜨거운 주제 중 하나인 ‘정의’와 ‘기회균등’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 기회였습니다. 170여 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강의자료가 말해주듯 폭넓은 사유를 바탕으로 참가자들에게 다양한 고민을 제시하는 강의였습니다.

 

첫 강의를 진행한 김도균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두 번째 강의는 조혜인 변호사의 <차별금지법/평등법 의미와 쟁점> 이었습니다. 최근 국회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평등법)이 연이어 발의되고,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10만 명의 시민들이 참여하는 등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 법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고 왜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지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강의였습니다.

 

이어서 진행된 박한희, 류민희 변호사의 <성소수자 의뢰인을 만나는 방법>은, 법률가로서 혹은 인권운동 현장에서 성소수자를 만나고 함께 일하게 될 때 알아야 할 지식을 살펴보고, 대표적인 성소수자 인권 관련 이슈들도 전달한 강의였습니다. 

 

강의를 하고 있는 희망법 류민희 변호사

 

실무학교 첫날의 마지막 프로그램은 ‘집중탐구’입니다. ‘집중탐구’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시민사회와 법률전문가의 대응이 필요한 영역을 발굴해 집중적으로 이야기 나누는 특별 세션입니다. 올해는 <기후위기, 진단과 과제>라는 주제로 전 국립기상과학원 원장이자 현재 경희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인 조천호 박사, 기후정의 김선철 활동가, 그리고 법무법인 두루의 지현영 변호사가 발제에 나섰습니다. 

조천호 교수는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과학적인 진단을 통해 설명하고, 지금 인류가 나서야 할 과감한 결단과 실천을 강조했습니다. 김선철 활동가는 긴급한 기후위기 상황에서도 정의롭지 않은 대응으로 일관하는 정부와 기업의 문제점을 살펴보았습니다. 한편 지현영 변호사는 기후위기에 대한 국내외 법적 대응 사례를 소개하고, 법의 틀에서 기후위기에 대응해 가는 길을 모색하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조천호 교수의 강연 모습(위), 김선철 활동가의 강연 모습(아래)

 

둘째날 강의는 법무법인 지향의 류신환 변호사가 <공익인권소송의 이론과 실제>라는 주제로 진행했습니다. 공익인권 소송의 개념에서부터 유형과 특징, 그리고 주어진 과제에 대해 실제 진행되었던 소송들을 바탕으로 설명하는 깊이 있으면서도 재미있는 강연이었습니다.

 

이어서 최현정 변호사는 <장애인권의 이해와 장애차별소송의 실제>라는 주제로, 장애 인권 관련 소송을 진행해오며 현장에서 느낀점을 중심으로, ‘장애’와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이해를 돕고, 장애인차별구제 소송의 실제 쟁점들을 차근차근 풀어가는 강연을 했습니다.

 

다음으로 법무법인 혜명의 오선희 변호사가 <디지털 성범죄의 법률적 쟁점 및 피해자 지원> 강연을 이어갔습니다. 연이어 발생한 디지털 성범죄가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남긴 가운데, 최근의 법률 개정 내용과 이 법률들에 남아 있는 과제도 살펴보았습니다. 또 디지털 성범죄 수사 및 재판 과정을 피해자를 지원해 온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감 있게 설명했습니다.  

 

이번 실무학교의 마지막 프로그램은 ‘공개좌담회’였습니다. ‘공개좌담회’는 공익인권법 분야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시의적·법사회학적인 문제들에 대해 해당 분야의 전문가와 참가자들이 함께 토론하는 시간입니다. 올해는 <위기의 한가운데서 전환을 모색하다, 이 시대 돌봄이 던지는 질문들>이라는 주제로, 우리 주변에서 일상적으로 이루어고 있는 ‘돌봄’이지만, 잘 드러나지는 않았던 여러 고민의 지점을 살펴보고, 서로 돌보고 돌봄 받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길을 모색하는 시간이 준비되었습니다.

특히 현장에서 패널들이 겪고 고민했던 내용을 중심으로 토론하면서, ‘돌봄’이 단순히 제도의 문제이거나 해당 노동자의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닌 다양한 고민이 존재한다는 것을 일깨운 시간이었습니다.

 

공개좌담회 모습. 사회를 맡은 김영옥 생애문화연구소 옥희살롱 연구활동가(왼쪽 위), 그리고 패널로 참여한 전희경 생애문화연구소 옥희살롱 연구활동가, 이건복 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의료연대본부 재가요양지부장, 진성선 장애여성공감 활동가(시계방향으로)

 

올해의 실무학교는 주말 이틀간 총 16시간 이어진 강행군이었음에도 참가자분들의 몰입도가 높고 질문과 토론이 활발했습니다. 강의를 맡아주신 강사 여러분들의 꼼꼼한 준비와 깊이 있는 내용도 남달랐습니다. 지난해 개최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달래고, 다음 실무학교에 대한 기대감까지 높일 만큼의 좋은 강연들이었습니다. 다시금 이 글을 통해 강의를 함께해주신 참가자 여러분들과 강사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올해 실무학교는 모든 강의에 대해 문자통역을 제공하고, ‘공개좌담회’는 수어통역도 함께 제공하였습니다. 그간의 실무학교가 제공하지 못했던 문자통역과 수어통역이 제공됨으로써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장을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다고 생각합니다.  

 

첫 온라인 실무학교였던 만큼 부족한 점도 있었습니다. 미흡했던 점들은 충실히 보완하여 다음 실무학교에 반영될 것입니다. 그리고 내년, 제10회 공익인권법 실무학교는 다시금 오프라인으로 개최되어 함께 호흡하며 진행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제9회 공익인권법 실무학교 참가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