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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살펴보기

글 / 김 두 나

 

2019년 7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되면서 직장 내 괴롭힘은 개인 간 불화나 갈등이 아니라 노동 문제라는 인식이 사회적으로 높아졌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신고하는 사례도 늘었습니다. 그러나 기존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직장 내 괴롭힘을 예방하고 피해 노동자를 구제하는데 미흡한 부분이 많아 관련 법·제도가 보완되어야 한다는 요구가 많았습니다. 이에 2021년 3월 24일 국회는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고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사용자의 의무를 정하고 있는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의결하였습니다.

이번에 개정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사용자가 객관적인 조사를 하도록 조사의무를 구체화하고, 관련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누설하지 않도록 비밀유지의무를 부여했습니다. 그리고 직장 내 괴롭힘 사건 발생 시 사용자가 사건 조사, 피해자 보호, 가해자 징계, 비밀유지 등의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고, 사용자나 사용자의 친인척이 직장 내 괴롭힘의 가해자인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습니다. 아래에서는 개정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객관적인 조사를 해야 합니다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접수하거나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인지한 경우에는 지체 없이 당사자 등을 대상으로 그 사실 확인을 위하여 객관적으로 조사를 실시해야 합니다. 조사는 피해 노동자, 행위자, 목격자 등을 대상으로 신속하고 객관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만약 사용자가 조사를 실시하지 않을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2항).

 

조사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해서는 안 됩니다

직장 내 괴롭힘을 조사한 사람, 조사 내용을 보고받은 사람, 그 밖에 조사과정에 참여한 사람은 조사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을 피해 노동자등의 의사에 반하여 다른 사람에게 누설해서는 안 됩니다. 조사 내용이 알려질 경우 조사에 영향이 있을 수 있고, 피해 노동자에게 또 다른 불이익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조사와 관련 내용을 사용자에게 보고하거나, 관계기관의 요청에 따라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만약 조사와 관련된 사람이 조사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할 경우,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7항).

 

사용자가 피해자를 보호하는 조치를 하지 않거나 행위자에게 징계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 조사과정 중 피해자를 보호해야하고 직장 내 괴롭힘 발생 확인 시, 피해자 보호를 위한 조치를 해야하며 행위자에 대하여 징계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동안 사용자가 위 의무를 위반하더라도 제재할 방법이 없어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노동청에 문제를 제기해도 개선지도를 하는 정도에 그쳤습니다. 이에 이번 개정법은 사용자가 위 의무를 위반하여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하지 않거나 행위자에게 징계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습니다. 사용자가 보다 적극적으로 직장 내 괴롭힘 예방과 피해자 보호를 위한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3, 4, 5항).

 

사장이나 사장의 친인척이 직장 내 괴롭힘 행위자인 경우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피고용인에 대한 인사권을 가진 사장, 대표이사 등이 직장 내 괴롭힘 행위자인 경우, 피해 노동자는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우선적으로 조직 내 절차를 통한 조사 절차를 거치도록 정하고 있지만, 사장, 대표이사 등이 행위자일 경우 제대로 조사가 이루어지기도 어렵습니다. 이처럼 사용자가 괴롭힘 행위자인 경우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는 점을 고려하여 개정법은 사용자가 직장 내 괴롭힘 행위자인 경우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사용자의 배우자나 직계 가족 등, 사용자만큼 피고용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용자의 친인척이 직장 내 괴롭힘 행위자인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였습니다(근로기준법 제116조 제1항).

 

업무와 관련하여 제3자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경우에도 사용자는 보호조치를 해야 합니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은 ‘고객 응대 근로자’가 고객의 폭언 등으로 건강에 문제가 생길 현저한 우려가 있으면 사업주가 업무의 일시적 중단이나 전환 등 적절한 보호조치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개정법은 그 적용 대상을 ‘업무와 관련하여 고객 등 제3자의 폭언 등에 노출될 우려가 있는 모든 근로자’로 확대했습니다. 고객 응대업무를 하는 노동자뿐 아니라 원청직원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는 하청업체 노동자나 아파트 주민으로부터 폭언을 당하는 경비원 등도 위 법에 따라 보호를 받게 되었습니다. 사용자는 업무와 관련하여 고객 등 제3자의 폭언등으로 노동자에게 건강장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현저한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업무의 일시적 중단 또는 전환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 사용자가 이러한 보호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산업안전보건법 제41조 제2항).

 

개정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의 한계

이번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개정으로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한 사용자의 의무가 강화되었고 보호 대상의 범위도 넓어졌습니다. 그러나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무하는 노동자들은 여전히 법과 제도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프리랜서 노동자와 플랫폼 노동자도 보호받지 못합니다. 따라서 앞으로 직장 내 괴롭힘 관련 법제도가 모든 노동자에게  폭넓게 적용될 수 있도록 보완되어야 합니다. 또한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조직 구성원들의 인식을 높이고 조직문화를 점검하는 직장 내 괴롭힘 예방교육도 의무화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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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국회에서 열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기자획견 모습 ⓒ직장갑질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