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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인권

[기고] 3박 4일 동안 신촌역 광고판을 지킨 이유

“성소수자는 당신의 일상 속에 있습니다”라는 지극히 당연한 문구가 적힌 광고가 신촌역에 설치되었습니다. 그러나 광고 게시조차 인권위 진정을 거쳐야 했고, 게시 후에는 성소수자 혐오에 의한 증오범죄(hate crime)의 표적이 되었습니다. 시민들이 직접 나서 광고판을 새로 꾸미기 시작했고, 광고판 주변은 성소수자들의 인권을 위한 새로운 광장이 되어 갔습니다. 그렇지만 광고 종료 나흘 전까지도 광고판 훼손은 계속되었습니다. 이에 성소수자 활동가들은 광고 종료까지 마지막 3박 4일 동안 신촌역에 상주하며 광고판을 지키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3박 4일 바짝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보고 느낀 것을 정리한 희망법 박한희 변호사의 글입니다. <오마이뉴스> 기고를 전재합니다.     3박 4일 동안 신촌역 광고판을 지킨 이유   글, 사진 / 박 한 희     지난 8월 31일 자로 서울 신촌역 역사 내 게시되었던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IDAHOBIT, 아래 ‘아이다호’) 광고가 내려졌다. 이로써 5월부터 장장 4개월에 걸친 아이다호 캠페인이 마무리됐다. 신촌역 아이다호 광고는 수많은 성소수자와 지지자들의 얼굴을 통해 성소수자가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함께 살고 있음을 시민들에게 보여주었다. 동시에 수차례 훼손이 반복되며 성소수자들이 마주하는 혐오와 차별의 현실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광고 게시가 마무리될 시점에 반복적인 훼손이 이루어져 성소수자 활동가들은 3박 4일 신촌역에 상주하며 광고를 지키고 함께 꾸몄다. 3박 4일의 지킴이 활동을 하면서 경험한 일들을 나누어보고자 한다.     성소수자는 당신의 일상 속에 있습니다   지난 7월 31일, 서울 지하철 신촌역 역사에 아이다호 광고가 게시되었다. 243명의 성소수자와 지지자들의 얼굴사진을 배경으로 “성소수자는 당신의 일상 속에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광고였다. 아직 한국사회에서 성소수자가 공개적으로 얼굴을 드러내기 쉽지 않음을 고려하면,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지하철 역사에 게시된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컸다. 이 광고를 접하는 시민들이 지하철에서, 직장에서, 거리에서 내가 만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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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후기] 대만 워크숍 ‘동아시아의 LGBTQ 운동과 보수세력’ 참가기

글  박한희 변호사   지난 10월 27일 대만 타이페이시에서 열린 <동아시아의 LGBTQ 운동과 보수세력>에 발제자로 초청을 받아 참가하였습니다. 대만의 성소수자 인권단체 ‘통츠 핫라인(台灣同志諮詢熱線協會)’의 주관한 이 워크숍은 한국, 대만, 일본의 동아시아 3개국의 성소수자 활동가들이 만나 각국의 성소수자 인권 상황을 전하고 보수세력의 성소수자 혐오와 차별 선동에 대항하는 활동과 경험들을 서로 공유하는 자리였습니다. 한국에서는 저를 포함하여 6명의 성소수자 인권 활동가가 참여하여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간략히 후기를 전해드립니다.   #1. 기조발제 – 혐오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전파되는가 10월 27일 아침 간단한 프레스 컨퍼런스를 진행한 후 워크숍이 시작되었습니다. 워크숍이 열린 장소는 진광교회라는, 성소수자 친화적 교회에서 진행하였는데 뒤에 십자가를 배경으로 성소수자 행사를 하는 것이 약간은 낯설기도 한편으로는 색다른 의미를 준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워크숍 기조발제를 한 대만의 Ying Chao Kao가 흔히 보수개신교로 통칭되는 성소수자 혐오와 차별선동 그룹이 실제로 어떤 논리들을 갖고 있는지 분석하고 이러한 논리와 전략들이 어떻게 동아시아에서 널리 전파되는지를 이야기했습니다. 혐오와 차별 선동이 단순히 서구에서 전해지는 것만이 아닌 동아시아에서 다시 유럽, 미국 등지로 역수출이 되며 국경을 넘어 반성소수자진영의 논리들이 공유된다는 내용은 흥미로웠습니다.   #2. 각국의 경험 – 비슷하지만 또 서로 다른 기조발제 이후 본격적으로 대만, 일본, 한국의 순서로 각국 성소수자 활동가들의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한 국가별로 6명씩의 활동가들이 발표하는 만큼 여러 가지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가진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많은 배움이 자리가 되었습니다. 처음으로 발표를 시작한 대만의 경우 2004년 성적지향, 성별정체성이 포함된 성별평등교육법을 제정하였고, 2017년에는 아시아 최초로 사법원에서 동성혼을 허용하지 않는 민법에 대한 위헌 판결이 나오는 등 성소수자 권리에 있어 상당한 진전을 보이는 나라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러한 진전들에 반발하여 전개되는 성소수자 차별과 혐오 선동은 한국과 비슷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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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뉴스] 인천교구 정평위, 성소수자 강연 열어

한가람 변호사, “소수자 차별 없어야 사회 전체가 건강”     천주교 인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성소수자를 강연자로 초청해 신자들이 소수자를 이해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6월 7일 인천교구 노동자센터에서 봉헌된 월례수요미사 ‘사람’에 인권변호사 한가람 씨가 “우리는 모두 소수자다”를 주제로 강연했다. 한가람 씨는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의 변호사로 서울시 인권위원회 위원이기도 하다. 한가람 씨는 차별과 혐오가 소수자와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이야기하며 평등하고 다양성이 인정되는 사회에서 모두가 건강하다고 했다. 참석자 중에는 성소수자를 처음 만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한 씨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성소수자로서의 삶을 재밌고 솔직하게 풀어가자 분위기는 화기애애했고, 공감이 형성됐다. 김현숙(카타리나) 씨는 “(강연이) 딱딱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재밌는지 몰랐다. 성소수자를 접한 적이 없고, 멀리 있다고만 느꼈는데, 많이 배웠다”고 강연을 들은 소감을 말했다. 한 씨는 40년간 같이 산 여고 동창, 군대에서 성소수자가 성폭력 피해를 받고도 처벌받은 병사의 사례를 나누며 혐오와 차별이 어떤 비극과 상처를 낳는지 설명했다. 40년간 동거했던 ㄱ씨가 암으로 입원했지만, 가족이 아니라는 이유로 수술 동의서에 사인을 할 수 없었던 ㄴ씨. 그는 ㄱ씨의 조카에게 연락했다. ㄱ씨는 직장생활을, ㄴ씨는 전업주부로 살아 집과 예금이 모두 ㄱ씨 명의였는데, 조카는 예금과 집을 쓰지 못하게 했고, ㄴ씨가 패물을 챙기자 절도죄로 신고했다. ㄴ씨는 같이 살던 아파트 복도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연을 들은 참여자들은 안타까움에 탄식하는 소리를 냈다. 한 병사가 성폭력을 당하고도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전과자가 된 일을 듣고도 마찬가지였다. 이 병사가 처벌의 대상이 된 이유는 군형법 92조 6항 때문인데, 얼마 전 육군에서 표적수사의 대상이 돼 색출당한 성소수자 대위도 이 법 때문에 유죄를 선고받았다. 군형법상 추행죄인 제92조 6항. 여기서의 추행은 동성애를 말한다. 한가람 씨를 비롯해 인권단체 등은 10년 넘게 이 법의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국,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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