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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

[기고] 3박 4일 동안 신촌역 광고판을 지킨 이유

“성소수자는 당신의 일상 속에 있습니다”라는 지극히 당연한 문구가 적힌 광고가 신촌역에 설치되었습니다. 그러나 광고 게시조차 인권위 진정을 거쳐야 했고, 게시 후에는 성소수자 혐오에 의한 증오범죄(hate crime)의 표적이 되었습니다. 시민들이 직접 나서 광고판을 새로 꾸미기 시작했고, 광고판 주변은 성소수자들의 인권을 위한 새로운 광장이 되어 갔습니다. 그렇지만 광고 종료 나흘 전까지도 광고판 훼손은 계속되었습니다. 이에 성소수자 활동가들은 광고 종료까지 마지막 3박 4일 동안 신촌역에 상주하며 광고판을 지키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3박 4일 바짝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보고 느낀 것을 정리한 희망법 박한희 변호사의 글입니다. <오마이뉴스> 기고를 전재합니다.     3박 4일 동안 신촌역 광고판을 지킨 이유   글, 사진 / 박 한 희     지난 8월 31일 자로 서울 신촌역 역사 내 게시되었던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IDAHOBIT, 아래 ‘아이다호’) 광고가 내려졌다. 이로써 5월부터 장장 4개월에 걸친 아이다호 캠페인이 마무리됐다. 신촌역 아이다호 광고는 수많은 성소수자와 지지자들의 얼굴을 통해 성소수자가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함께 살고 있음을 시민들에게 보여주었다. 동시에 수차례 훼손이 반복되며 성소수자들이 마주하는 혐오와 차별의 현실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광고 게시가 마무리될 시점에 반복적인 훼손이 이루어져 성소수자 활동가들은 3박 4일 신촌역에 상주하며 광고를 지키고 함께 꾸몄다. 3박 4일의 지킴이 활동을 하면서 경험한 일들을 나누어보고자 한다.     성소수자는 당신의 일상 속에 있습니다   지난 7월 31일, 서울 지하철 신촌역 역사에 아이다호 광고가 게시되었다. 243명의 성소수자와 지지자들의 얼굴사진을 배경으로 “성소수자는 당신의 일상 속에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광고였다. 아직 한국사회에서 성소수자가 공개적으로 얼굴을 드러내기 쉽지 않음을 고려하면,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지하철 역사에 게시된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컸다. 이 광고를 접하는 시민들이 지하철에서, 직장에서, 거리에서 내가 만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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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당신이 모르는 ‘차별금지법’의 실체

글 / 박 한 희   지난 5월 30일 국회입법조사처는 제21대 국회 개원을 맞아 ‘제21대 국회 주요 입법·정책 현안’ 보고서를 발간했다. 지난 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과제들과 부각해야 할 현안을 정리한 이 보고서에는 당연하게도 ‘포괄적 차별금지법’ 역시 포함됐다. 이처럼 차별금지법이 이미 우리 사회의 주요 과제가 된 지 오래이다. 시민들의 지지도 역시 높다. 지난 15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21대 국회, 국민이 바라는 성평등입법과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7.7%가 “성별, 장애, 인종, 성적지향 등 다양한 종류의 차별을 금지하고 피해를 구제하기 위한 법률을 제정해야 한다”라고 답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21대 국회에서는 개원과 동시에 차별금지법에 대한 좋은 움직임들이 나오고 있다. 14일 정의당은 차별금지법 발의 의지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했고,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국회에 차별금지법 입법을 촉구할 예정이다. 차별금지법을 발의조차 못했던 20대 국회와는 다른 모습들에 이번에야말로 차별금지법이 제정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품게 된다. 차별금지법이 제정된다면 우리 사회는 어떻게 바뀔 것인가. 차별금지법이 그리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이 글에서는 현재까지 논의된 차별금지법안의 내용과 외국의 사례들을 통해 차별금지법 제정의 효과에 대해 살펴보도록 한다.     차별금지법 이후 ‘차별 금지’는 가능한가   2008년 제17대 국회에서 발의된 차별금지법안(노회찬 의원 대표발의)은 제1조에서 “이 법은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차별을 금지하고, 차별로 인한 피해를 효과적으로 구제하며, 차별을 예방함으로써 인간의 존엄과 평등을 실현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명시한다. 이처럼 모든 차별을 금지하고 차별로 인한 피해에 대한 효과적 구제와 예방을 하는 것은 차별금지법의 기본적인 목적 중 하나이다. 성별, 장애 등 몇몇 사유만을 다루거나 고용 등 영역이 한정된 개별적 차별금지법과 달리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고용, 교육, 재화 및 용역, 행정서비스 등 전반적 영역에서 성별, 장애, 인종, 나이, 언어,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등 20여 가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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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차별금지법’ 더 이상 미루지 마라

최근 경향신문은 5월 17일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을 계기로 성소수자 인권단체의 연대체인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과 함께 성소수자 차별과 편견에 맞서온 활동가들의 릴레이 기고를 게재하였습니다. 그리고 릴레이 기고의 첫 글로 희망법 박한희 변호사가 차별금지법 제정 필요성 담은 글을 소개했습니다. 이 글을 전재합니다.   ‘차별금지법’ 더 이상 미루지 마라   박한희   지난 3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차별금지법제정연대가 각 정당에 보낸 정책질의서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위와 같이 답변했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소위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시민사회의 차별금지법 제정 요구에 대해 정부와 국회가 사회적 합의·논란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느 새 익숙한 유형이 되었다. 법무부가 2018년 발표한 ‘제3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은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으나, 차별금지 사유에 관한 사회적 논란이 존재”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후보 시절 차별금지법 제정 질의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렇게 반복적으로 이야기되는 사회적 합의는 대체 무엇인가. 인권과 평등의 문제가 누군가의 합의를 거쳐야 하는 문제가 아님은 우선 별론으로 해두자. 대체 어느 정도의 의견이 일치하면 사회적 합의가 있다고 봐야 할 것인가. 다양한 의견이 공존하는 민주사회에서 만장일치는 아닐 것이다. 일반적인 가중다수결 요건인 3분의 2 이상이면 합의가 있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 그런데 이런 기준으로 본다면 우리 사회는 이미 차별금지법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존재한다. 2019년 KBS 신년 여론조사에서 3명 중 2명이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밝혔기 때문이다. 흔히 차별금지법에서 성소수자 인권이 쟁점이 되지만, 2017년 갤럽조사에서 90%가 동성애자의 취업기회가 평등하게 주어져야 한다고 답했다. 이러한 사실을 정부와 국회가 모를 리 없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사회적 합의를 운운하는 것은 무지라기보다는 의도적이며, 노력 부족이라기보다는 책임의 방기이다. 국제사회 역시 이러한 점을 파악하고 있다. 2017년 유엔 사회권위원회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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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법 활동] 혐오에 맞서, 환대와 연대의 무지개를 들자

혐오에 맞서, 환대와 연대의 무지개를 들자 – 장신대 ‘무지개 사건’ 징계 등 위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 제기   박한희   지난 5월 14일, 민변 소수자위원회는 무지개색 옷을 입고 채플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은 장로회신대학교 신학대학원 학생들을 대리하여, 학교를 상대로 총 4,500만원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기했습니다. 이 소송에는 희망법 조혜인, 박한희 변호사가 공동대리인단에 함께 참여하고 있습니다.   [보도자료] 장신대학교 위법 징계 등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제기   5월 12일 서울 장로회신학대학교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 현장 모습   2018년 5월 17일,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을 맞아 장신대학교 신학대학원, 학부생들이 무지개색으로 옷을 맞춰 입고 채플에 참석했습니다. 학생들은 한국사회와 개신교 내의 성소수자 혐오에 맞서 환대와 연대의 무지개를 들은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학교는 이들의 행위가 학칙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유기정학, 근신 등의 징계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에 대해 지난 2018년 12월 민변 소수자인권위원회 대리인단에서 징계무효확인소송을 제기했고, 2019년 7월 법원에서 학교 측의 징계가 모두 무효라는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저도 당시 선고일에 참석해서 학생분들과 함께 기뻐하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러나 법원에서 징계무효 판결이 나왔지만 학교 측은 반성하지 않았습니다. 교수들은 공공연히 “징계의 절차가 위법한 것이지 내용이 위법한 것은 아니다”, “같은 일이 있으면 다시 징계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고, 실제로 학교는 학칙을 개정해 동일한 사건 발생 시 징계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어버렸습니다. 이렇게 학교가 반성하지 않는 상황에서 학생들은 소송에는 이겼으나 교내에서 계속 고립되었고, 급기야 한분은 목사고시에 합격하고도 ‘동성애옹호자’라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면접에서 과락하는 불이익까지 겪었습니다. 이에 대리인단, 원고들, 그리고 무지개예수와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이 함께 논의해 학교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제기 및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소송의 목적은 그 동안 원고들이 겪은 정신적, 경제적 고통에 대해 배상을 받는 것임과 동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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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두 개의 장면을 통해 본 ‘선거와 평등’

지난 4월 15일 제21대 국회의원선거가 열렸습니다. 선거는 국민의 뜻이 직접 표현되고 전달되는 가장 중요한 정치행사지만, 투표 과정에서 차별과 어려움을 겪는 사람도 많습니다.  희망법 김재왕, 박한희 변호사가 이번 총선에 참여하며 느낀점과 개선해 갈 방향을 정리했습니다.   시각장애인의 투표참여, 아직 더 싸워야하나 봅니다.   글 김재왕   시각장애인은 어떻게 선거에 참여할까요? 우선 선거공보가 다릅니다. 후보자는 시각장애인에게 점자형 선거공보를 보냅니다. 내용이 점자로 인쇄되어 있지요. 그런데 모든 후보자가 점자형 선거공보를 보내지는 않습니다. 이번 선거에 35개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냈지만, 점자형 선거공보를 보낸 정당은 11개에 불과했습니다.   제19대 대통령선거 당시 점자형 선거공보 전반적인 투표 과정은 다르지 않습니다. 투표 과정은 공직선거법에 하나하나 규정되어 있습니다. 선거인은 투표소에 가서 신분증으로 신분을 확인하고 투표용지를 받아 기표소에 들어갑니다. 기표소에서 기표용구로 기표하고 투표용지를 반으로 접고 기표소를 나와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습니다. 저도 같은 과정을 거쳤습니다. 시각장애인에게 어려운 점은 기표입니다. 비밀선거의 원칙에 따라 장애인도 스스로 기표함이 원칙입니다. 같은 기표소 안에 2인 이상이 동시에 들어갈 수는 없습니다(공직선거법 제157조 제7항). 그리하여 구·시·군선거관리위원회는 시각장애로 인하여 자신이 기표를 할 수 없는 선거인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특수투표용지 또는 투표보조용구를 제작·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공직선거법 제151조 제8항). 그래서 투표소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투표보조용구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장애인투표보조용구 / 출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블로그 투표보조용구는 반으로 접힌 카드 형태입니다. 앞면에는 기호 또는 성명 등이 점자로 인쇄되어 있고 그 옆에는 네모난 구멍이 나있습니다. 시각장애인이 투표보조용구를 열어 안쪽에 투표용지를 넣고 다시 접으면, 투표용지의 기표란 이 투표보조용구 앞면의 구멍과 맞게 됩니다. 시각장애인이 푸표보조용구의 점자로 기표하고자 하는 후보자의 기호나 성명을 확인하고, 그 옆 구멍 사이에 기표용구를 찍으면 기표용지의 해당 난에 기표가 됩니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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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과 트랜스젠더 인권, 군은 다름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

군과 트랜스젠더 인권, 군은 다름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   박한희 2020년 1월 22일, 육군은 복무 중 성전환수술을 받고 여성으로서 군복무를 이어가기를 희망한 변희수 하사에 대해 강제 전역을 결정했다. 변하사의 수술은 부대의 승인 하에 해외여행허가를 받아 이루어진 것이며, 같이 복무하던 부대원 및 상급자들도 변하사가 계속해서 군인으로 복무하는 것을 지지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군은 단지 「군인사법」 등 관계 법령상 음경·고환 결손이 심신장애 3급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국가인권위원회의 전역심사 연기권고조차 불수용한 채 전역조치를 내렸다. 그렇게 하여 ‘성별정체성을 떠나 군에 남고 싶다“는 한 군인의 소망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러한 육군의 결정에 시민인권단체들의 규탄이 이어졌고 변하사의 복직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대리인단이 결성되었다. 이들은 소청 및 행정소송을 통해 법적 투쟁을 이어나갈 것임을 이야기했다. 법원에서 긍정적인 판결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한편으로 이 사건의 의미는 단지 법적인 쟁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설령 법원에서 강제전역처분의 위법성을 인정하여 변하사의 복직을 인정하더라도 막상 군이 트랜스젠더 군인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여전히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사건은 단지 한 트랜스젠더 군인에 대한 강제전역의 위법성을 넘어, 군이 트랜스젠더를 어떤 존재로 바라봤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한 광범위한 질문들을 던지고 있다. 이 글에서는 개략적이나마 이에 대한 답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변 하사는 여군으로 계속 복무를 원했으나, 군은 강제전역을 결정했다. ⓒ오마이뉴스   군과 트랜스젠더 ① – 징병과정에서의 인권침해 그간 군과 트랜스젠더를 둘러싼 이야기들은 주로 병역 이행과 관련해서 이루어졌다. 2002년 병무청 웹진 병무 통권 51호에는 징병전담의사가 작성한 성주체성장애(gender identity disorder)와 트랜스젠더 대한 글이 게재되었다. 병무청 웹진에 이런 글이 실린 것은 그만큼 병무행정에서 트랜스젠더를 마주하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병역법」에 따라 일정 연령이상의 법적 남성들은 모두 병역의무를 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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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성별표현 차별적인 문화재청 가이드라인 개선

성별표현 차별적인 문화재청 가이드라인 개선 문화재청 한복 무료관람 가이드라인에 대한 국가인권위 진정 변론기   박한희   국가인권위 “문화재청 가이드라인은 성별표현을 이유로 한 차별” 2019년 4월 10일 국가인권위원회는 여자는 치마한복, 남자는 바지한복을 입어야만 고궁 및 종묘 관람료를 면제하는 문화재청의 「궁·능 한복착용자 무료관람 가이드라인」(이하 ‘가이드라인’)은 성별표현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문화재청장에게 성별표현을 이유로 생물학적 성별과 맞지 않는 복장을 한 사람이 제외되지 않도록 가이드라인을 개정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그 동안 여자는 치마, 남자는 바지라는 성별 고정관념에 기반한 옷차림을 요구하여 다양한 성별표현을 제한해 온 문화재청 가이드라인이 차별이라는 결정을 내린 것입니다. 위 결정이 있고 나서 2019년 7월 1일 문화재청은 국가인권위원회 결정을 수용하여, 성별에 무관하게 한복을 착용한 사람은 누구나 무료관람을 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개정했습니다. 2016년 성별에 맞는 한복착용을 요구하는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진지 3년 만에 나온 의미 있는 성과였습니다. 이 글에서는 국가인권위원회 진정부터 문화재청 가이드라인 개정이 이루어지기까지의 과정들을 순서대로 살펴보고자 합니다.   ‘여자는 치마한복, 남자는 바지한복’ 가이드라인 제정 2013년 문화재청은 「궁·능원 및 유적관람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여 한복을 입은 사람에 대해서는 고궁, 종묘 등의 관람료를 면제하기로 했습니다. 이러한 개정 이유로 문화재청은 전통한복 착용을 진흥하고 한복의 대중화, 세계화를 하기 위함이라 하였습니다. 실제로 위 규정 개정 이후 한복을 입고 고궁을 관람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고 외국인 관광객들 역시 한복을 입고 관람을 즐기는 등 여러 긍정적인 변화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2016년 9월 21일 문화재청은 갑자기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남자는 저고리에 바지, 여자는 저고리에 치마’를 입은 경우만 무료관람 대상에 포함시키겠다고 했습니다. 문화재청이 밝힌 가이드라인 제정 이유는 남녀가 서로 한복을 바꿔 입고 오는 것에 민원이 제기되었고, 성별에 맞지 않는 한복을 입는 것이 전통을 왜곡한다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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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의 권리를 보장해야 할 지자체, 공공기관의 역할을 묻다

성소수자의 권리를 보장해야 할 지자체, 공공기관의 역할을 묻다 – 동대문구 퀴어여성체육대회 대관차별 손해배상 소송 제기   박한희   지난 1월 16일.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언니네트워크, 퀴어여성네트워크는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서 ‘동대문구 퀴어여성체육대회 대관차별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같은 날 법원에 소장을 제출했습니다. 해당 소송은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백소윤, 장서연 변호사와, 희망법 류민희, 한가람, 조혜인 변호사가 공동대리한 사건입니다. 그리고 제가 원고인 사건이기도 합니다.     이 소송의 원고는 퀴어여성네트워크(이하 ‘퀴여네’) 연대단체인 언니네트워크과 퀴여네 활동가 4인이고, 피고는 동대문구, 동대문구시설관리공단 및 담당 직원들입니다. 퀴여네는 여성성소수자를 가시화하고 성소수자 인권과 성평등을 위해 활동하는 시민단체로 지난 2017년 10월 21일 ‘제1회 퀴어여성생활체육대회’를 동대문구체육관에서 개최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대회를 3주 앞둔 9월 25일 퀴여네는 동대문구시설관리공단 대관담당자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습니다. 담당자는 “성소수자들이 체육대회를 한다는 것에 대해 민원이 들어오고 있고”, “동대문구청으로부터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했습니다. 심지어는 “미풍양속을 이유로 대관이 취소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통화 다음날인 9월 26일에 갑작스럽게 10월 21일 천장공사가 잡혔다면서 일방적으로 대관취소를 통보했습니다. 이로 인해 결국 원고들은 2017년 체육대회를 개최하지 못하고 이듬해야 다른 체육관을 대관하여 행사를 진행해야 했습니다.   공단이 이야기한 취소사유는 10월 21일 당시 공사 일정이 미리 잡혀 있었는데 이를 알지 못하고 대관을 실수로 허가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변명에 불과했습니다. 공사실시계획서, 공사안내 공문 등 관련 자료에 따르면 체육관 공사일정이 원고들이 대관를 허가받기 이전에 잡혔다고 근거가 없었으며, 대관취소 통보 전날 공단 측이 인권위에 전화해 “항의민원으로 대관을 취소하려 한다”고 상담한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이에 대해 퀴여네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고, 인권위 역시 체육관 대관취소는 공단과 동대문구청이 “성소수자 행사를 반대하는 민원에 영향을 받아 당초 대관을 허가한 날짜로 공사일정을 조정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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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국가인권위법 개악안 발의 규탄한다!”

11월 12일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 등 40인에 의해 <국가인권위원회법 개정안>이 발의됐습니다. 차별금지사유에서 성적지향을 삭제하고 성별을 이분법적 개념으로 축소하는 개악안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20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시민사회단체 공동주최로 <성소수자 차별하고 성별이분법 강화하는 국가인권위원회법 개악안 발의 규탄 기자회견> 이 열렸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 희망법 박한희는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집행위원으로서 참여하여 발언했습니다. 발언문을 공유합니다.   안녕하세요.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집행위원 한희입니다. 오늘 11월 20일은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차별과 혐오에 희생된 트랜스젠더들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이 날에, 혐오를 퍼뜨리는 법안을 마주하고 이렇게 국회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해야 하는 현실에 안타깝고 또 분노합니다. 성적지향 차별금지 조항 삭제, 성별을 변경하기 어려운 선천적이고 생래적인 특성으로서 남성과 여성의 하나로 정의하는 이번 국가인권위원회법 개악안이 주는 메시지는 너무도 분명합니다. 성소수자는 차별해도 되며 성별이분법에서 벗어난 트랜스젠더, 젠더퀴어, 인터섹스의 존재는 부정된다는 것입니다. 차별을 정당화하고 개인의 존재를 부정하는, 헌법의 가치에 정면으로 반하고 민주주의 사회에서 있어서는 안 되는 이런 법안, 국회에 발의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나 참담합니다. 모든 인간은 자유롭고 존엄하며 권리에 있어 평등하다. 세계인권선언 제1조가 이야기하듯 평등의 가치는 인권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가치입니다. 누군가를 성별을 이유로, 인종을 이유로, 장애를 이유로 차별해서는 안 되듯이, 성적지향, 성별정체성이 다수와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해서는 안 되는 것도 너무나 당연합니다. 이 법안을 대표 발의한 안상수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성소수자 인권은 보호해야 하나 성적지향은 삭제해야 한다는 궤변만을 늘어 놓았는데, 평등의 개념부터 우선 숙지하고 이야기를 하길 바랍니다. 한편으로 법안 제안 이유에 따르면 헌법재판소 병역의무 결정(2006헌마328)과 대법원 성별정정 결정(2004스42)을 근거로 성별을 이분법으로 한정하는 정의를 정당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앞의 헌재 결정에서 성별을 언급한 것은 성별이라는 것은 그 자체로는 개인의 특성 중 하나에 불과함에도 역사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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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6명의 성소수자가 동성커플 권리를 위해 국가인권위에 진정”

지난 11월 13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는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보장을 위한 네트워크(이하 ‘가구넷’)는 <동성혼· 파트너십 권리를 위한 성소수자 집단진정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성소수자 1,056명이 참여한 집단진정을 제기한다고 밝혔습니다. 동성혼과 파트너십의 권리가 인정되지 않는 한국 사회에서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3월 한국인과 영국인 동성부부의 진정을 각하하는 등 오히려 시대에 역행하는 것을 규탄하고, 성소수자 인권 침해에 대해 보다 엄밀하고 적극적인 활동을 해 나갈 것을 촉구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아래의 글은 가구넷에서 발표한 기자회견 당시의 자료와 사진입니다. 한편, 이날 현장에는 희망법 류민희, 박한희, 조혜인 변호사도 함께 참여했습니다.     지난 11월 13일 오전 인권위 앞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성소수자 공동진정인 1,056명은 “한국의 동성부부와 커플은 헌법 상 보장된 기본권인 혼인과 가족생활의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여 차별 없이 주거권, 노동권, 사회보장권, 건강권을 누리지 못하는 등 전반적인 경제적·사회적 권리의 침해를 겪고 있다”면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또한 중앙정부 혹은 지방자치단체 어디에서도 동성부부와 커플에게 어떠한 공적 인정도 하지 않는 한국의 상황은 국제인권법을 위반하고 있습니다. 피진정인은 대한민국 정부 및 각 부처의 장, 국회의장, 각 지방자치단체의 장이며, 진정취지는 정부와 국회의장에게는 성별과 관계없이 혼인이 가능하도록 민법 개정 등 입법적 조치를 취할 것, 각 부처에서 동성 부부 및 커플에게 의료, 건강보험, 주거 공급, 직장 복지 등에 관한 제도를 개선할 것 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진정서에는 한국의 동성 커플이 주거, 연금 등 사회보장의 측면이나 배우자나 파트너가 아프거나 사망했을 때의 법률관계 등 생활의 많은 면에서 겪는 어려움이 드러나 있습니다. 진정인들은 진정에 참여하며 아래의 내용을 남겼습니다.     “만난 지 3년이 다 되어가고 미래를 생각하며 결혼을 점점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함에 매번 좌절감을 느낍니다. 무연고 장례식을 치른 어떤 노부부의 사연을 보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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