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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

더 이상의 아픈 추모가 없기를 – 2018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을 맞아

글 / 한희   그림 . TDoR과 트랜스젠더 자긍심 깃발 ⓒ University of Toronto   얼마 전인 11월20일은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Transgender Day of Remembrance, TDOR)이었습니다. 1999년부터 매년 기억되고 있는 이 날은, 전 세계에서 혐오와 차별에 희생당한 트랜스젠더들을 추모하고 사람들을 지지하는 날입니다. 한국에서도 2018년 TDOR을 앞두고 17일에 촛불문화제와 행진이 열리기도 했지요. 그런데 왜 ‘추모의 날’이 있어야 할까요?   성소수자들에게 있어 특별한 의미를 갖는 날들은 여럿 있습니다. 5월 17일 ‘국제 성소수자 혐오반대의 날’, 6월 ‘자긍심의 달’은 많이들 알고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 외에도 4월 26일 ‘레즈비언 가시화의 날’, 9월 23일 ‘바이섹슈얼 가시화의 날’ 등 여러 성소수자들의 존재를 드러내고 서로를 지지하는 날들이 있습니다. 트랜스젠더의 경우도 2000년부터 시작된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3월 31일)이 있습니다. 하지만 더 오래되고 알려진 것은 TDOR이지요. 왜 트랜스젠더는 가시화에 앞서 추모를 해야 하는 것일까요?   유럽의 트랜스젠더 단체인 TGEU는 매년 트랜스혐오로 인해 희생당한 사람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동안 전세계에서 희생당한 트랜스젠더는 369명입니다. 이 숫자도 놀랍지만 우려스러운 것은 그 숫자가 매해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주로 남미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희생자들의 기록을 보면 이 사회를 둘러싼 성별이분법의 구조가 얼마나 공고한지를, 그리고 이러한 차별적 구조가 만드는 트랜스혐오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실감하게 해줍니다.   그림 트랜스젠더로 인해 희생당한 사람들의 연간 통계 ⓒ TGEU   한국은 어떨까요? 위 TGEU 기록에 따르면 한국에서 트랜스혐오로 인한 살인 건수는 1건입니다. 2010년 경북 경산시에서 일어난 사건이지요. 하지만 이것이 곧 한국은 트랜스혐오범죄가 거의 없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국가임을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TGEU가 유럽에 위치해 있기에 발생하는 지역적인 편차를 차치하더라도, 지금도 무수히 일어나고 있는 트랜스젠더, 성별이분법에서 벗어난 사람들이 마주하는 혐오와 폭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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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법률가들의 유쾌한 만남 – 제4회 LGBTI법률가대회를 갔다 와서

글. 박한희 지난 8. 18. ~ 19. 이틀에 걸쳐 제4회 LGBTI법률가대회가 개최되었습니다. 성소수자 법조인/예비법조인들이 만나 서로의 경험을 나누는 자리. 벌써 4년째 개최되고 있는 이 대회에 희망법은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게이법조회와 함께 꾸준히 공동주최로 참여를 하고 있습니다. 해가 갈수록 좋은 만남과 이야기가 깊어지는 이번 법률가대회 후기를 간략히 전합니다.   제4회 LGBTI 법률가대회 웹자보   어느덧 4년째 성소수자 법조인들의 만남이 벌써 4년째 정기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그 시작은 2015년 여름 어느 날, 공익인권법 재단 공감의 장서연 변호사와 희망법 류민희, 조혜인, 한가람 변호사가 성소수자 법조인들이 만나는 자리가 필요하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나누면서부터였습니다. 외국에는 이미 성소수자 법조인들의 모임이 존재합니다. 미국의 경우 미국변호사협회(ABA) 산하에 전미 성소수자 변호사협회(The National LGBT Bar Association)가 있고, 일본에는 성소수자 당사자, 지지자들의 모임인 LGBT지원 법률가네트워크가 있어 다양한 활동들을 펼치고 있습니다.   우리 역시 동성혼, 성별정정, 차별금지법, 군형법 추행죄 등 성소수자 관련 법률이슈가 계속 대두되던 상황에서, 성소수자 당사자 법조인들이 만나 경험을 나누고 교류하는 자리가 필요하다는데 뜻이 모아졌습니다. 그렇게 해서 2015. 8. 15. ~ 16. 제1회 LGBTI법률가대회가 드디어 개최를 합니다. 저 역시 당시 로스쿨을 다니면서 준비팀에 같이 참여해서 누구를 만날지 두근두근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렇게 시작된 LGBTI법률가대회는 햇수를 거듭하며 매회 2~30여명의 성소수자 법조인/예비법조인이 참여하는, 이제는 여름을 기다려지게 만드는 그런 행사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로스쿨에 들어올 때부터 법률가대회에 오고 싶었다는 참가자분까지 나올 정도니 이 정도면 이제 확고한 연례행사로 자리잡았다 봐야겠죠. ^^   다양한 만남, 우리를 묶어주는 경험들 법률가대회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정말 다양합니다. 정체성은 물론 현재 직업, 관심분야, 법률가대회를 알게 된 경로까지. 그야말로 ‘성소수자는 어디에나 있다’를 느끼게 해주는 다양한 참가자들이 찾아옵니다. 그러다 보니 재밌는 만남이 연출되기도 합니다.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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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의 성별정정 절차개선을 위한 성별정정 경험조사’ 결과 발표

성별정정은 트랜스젠더에게 국가가 베푸는 시혜가 아니라 진정한 자신으로 살기 위한 ‘당연한 권리’다. 한 인간에 대해 국가가 잘못 표기하고 있던 성별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관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절차 규정을 만들 때도 트랜스젠더 당사자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 희망법 박한희 변호사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2006년 6월22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처음으로 성별정정 허용을 결정한 이후 12년이 흘렀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성별정정 절차는 불필요하게 까다롭고, 서류 작성 방법 등 공식적인 정보 조차 제대로 제공되지 않아 당사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성별정정 절차 중에 인권침해가 일어나고 있어 더욱 문제입니다. 지난해부터 희망법이 서울변호사협회로부터 연구용역을 의뢰받아 진행한 ‘트랜스젠더의 성별정정 절차개선을 위한 성별정정 경험조사’ 결과가 최근 정리되었습니다. 이 보고서는 최근 5년간 성별정정을 신청한 적이 있거나, 신청을 준비중인 트랜스젠더 7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중 6명을 대상으로 심층인터뷰도 진행되었습니다. 성별정정 절차에 대한 조사는 국내에서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번 조사를 통해서 우리 사회의 트랜스젠더 성별정정 절차에 많은 문제점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생식능력 제거’, ‘외부성기 형성수술’, ‘미혼’, ‘미성년 자녀 없음’, ‘탈법적 의도가 아님’ 등 엄격한 요건들은 인권침해적인 요소가 있습니다. 심지어 성인임에도 부모 동의를 받게 합니다. 또한 성별정정 절차에서 어떤 서류를 준비하고 어떤 절차를 따라야 하는지 조차 불명확하게 하고 있어 당사자들이 곤란을 겪습니다. 여기에 준비해야 하는 서류가 너무 많고 복잡합니다. 때문에 서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포기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트랜스젠더는 서류뿐 아니라 수술도 준비해야 합니다. 외부성기 형성수술은 수천만원에 달하는 비용도 문제지만 부작용과 후유증의 위험도 감당해야 해 신체적·정신적·경제적 고통을 겪게 된다고 이번 보고서는 밝히고 있습니다.   성별정정은 트랜스젠더의 존엄한 삶을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당사자를 중심으로 고통을 덜어주고 인간으로서 행복하게 살아가도록 하는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성별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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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까칠남녀> 폐지 인권침해·차별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지난 5월 15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는 EBS가 <까칠남녀>에서 은하선 작가를 출연정지하고 프로그램을 폐지한 것에 대해 인권침해·차별로 진정하는 기자회견이 진행되었습니다.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외 9개 시민사회단체가 공동진정한 이 사건은 희망법 류민희, 박한희, 조혜인, 한가람 변호사가 진정대리를 하였습니다. 사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EBS에서 2017년 3월부터 방영한 <까칠남녀>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솔직담백한 젠더토크쇼를 표방한 이 프로그램은 젠더와 여성에 관한 다양한 주제를 다루었고 호평을 받았습니다. 여러 차례 수상도 하였지요. 그런 <까칠남녀> 2017년 12월 25일부터 2주에 걸쳐 <성소수자 특집-모르는 형님>을 방영하였습니다.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의 김보미, 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 강명진, 섹스칼럼니스트 은하선, 트랜스젠더 변호사 박한희가 출연한 이 특집은 “성소수자에 대한 무지를 깨주었다”며 또한 호평을 받았습니다. 올해 4월에는 재차 상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 EBS 까칠남녀 방송 캡쳐 하지만 이 모든 건 과거의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EBS가 성소수자 특집을 계기로 까칠남녀를 폐지해버렸기 때문이지요. 발단은 성소수자 특집이 예고되면서부터 시작된 반성소수자 단체들의 항의였습니다. 이들은 “교육방송에서 성소수자가 나오는 것은 비교육적이다”, “성소수자들이 교복을 입어서 부적절하다”, “청소년들에게 동성애가 조장된다”는 이야기를 하며 민원을 제기하고 연일 EBS 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었습니다. 특집이 방영된 후에는 고정 출연자 중 바이섹슈얼임을 밝힌 은하선 작가를 상대로 집중적인 비방과 하차요구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EBS는 아마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하였을지도 모르고, 여러 가지 방법을 고민했을 것입니다. 노골적인 성소수자 혐오에 당당히 맞서기, 굳이 대응하지 않고 방송을 지속함으로써 의지를 보여주기, 성소수자 특집 2부를 만들기 등등. 하지만 EBS는 최악의 선택을 합니다. 특집이 방송되고 얼마 안 지난 2018년 1월 13일, 은하선 작가는 출연진으로부터 하차를 통보당합니다. “사태가 커지는 것에 EBS가 부담을 느끼고 있고 하차하는 게 좋겠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너무나도 부당한 이 하차에 다른 출연자인 손아람, 손희정, 이현재는 항의를 하고 녹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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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 ‘성별정정절차 개선을 위한 성별정정경험조사’를 진행합니다.

희망법에서 <성별정정절차 개선을 위한 성별정정경험조사>를 진행합니다. 많은 참여와 공유 부탁드립니다.   2006년 성별정정에 대한 대법원 결정과 예규가 나온지 10년이 넘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현재까지 구체적인 절차, 처리기간 등을 전혀 규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많은 트랜스젠더들이 성별정정을 어떻게 준비하고 신청하는지를 몰라 어려움을 겪습니다. 결정이 나올 때까지 기약없이 기다려야 합니다. 불필요한 서류를 요구받거나 모욕적 질문을 듣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이 조사를 통해 당사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파악하고 법원에 성별정정 메뉴얼 제작 등 구체적인 절차개선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많은 참여와 공유 부탁드립니다.       <참여대상 : 최근 5년 이내> 성별정정신청을 하여 허가 또는 기각결정을 받았거나 신청하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거나 신청을 위해 서류를 준비 중인 트랜스젠더     <참여방법 : 다음 링크 중 하나에 접속> 1.  bit.ly/tgLaw 2.  https://ko.surveymonkey.com/r/tglaw   ** 설문에 모두 응답하신 분께 1만원상당의 모바일 상품권을 드립니다 ** 이 조사는 서울지방변호사회 공익인권연구활동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성별이분법적인 문화재청 한복착용자 무료관람 가이드라인에 대하여 국가인권위 진정을 제기합니다.

  지난 12월 19일(화) 경복궁 광화문 앞에서 문화재청의 한복착용자 무료관람 가이드라인을 국가인권위에 진정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진정은 ‘민변 공익변론센터’와 ‘민변 소수자위원회’가 공동으로 주관하며, ‘희망법’에서는 김재왕, 박한희, 김두나 변호사가 소수자위 위원으로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어떤 것이 문제가 되어서 인권위 진정을 하게 된 것일까요? 한복 무료관람 가이드라인은 2016년 9월에 만들어졌습니다. 문화재청은 경복궁을 비롯한 고궁 및 종묘는 2013년부터 한복을 착용한 사람들에 대해서 무료관람을 실시했고 거기에 특별한 가이드라인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2016년 문화재청은 남녀커플이 한복을 바꿔입고 오는 등 ‘성별에 맞지 않는’ 한복 착용에 민원이 제기됐다, 성별에 맞지 않는 한복착용은 전통을 왜곡한다는 이유로 ‘남자는 바지저고리, 여자는 치마저고리’를 입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만듭니다. 여자의 경우 ‘과도한 노출제외’라는 단서가 추가로 붙어 있기도 합니다.   과연 여자가 바지한복, 남자가 치마한복을 입는 것은 전통을 왜곡하는 것일까요? 사실 삼국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도 여자들이 바지를 입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한 왕의 남자의 소재이기도 한 조선시대의 남사당패의 여장 공연자들, 1950년대 여성들이 남자역할을 하며 인기를 누린 여성국극, 이런 것들은 전통이 아닐까요? 무엇보다 헌법재판소는 이미 헌법이 말하는 전통이란 단지 역사 속에 박제된 것이 아닌 지금의 시대상황과 헌법적 가치에 맞는 전통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러한 면에서 보면 ‘남자는 바지, 여자는 치마’를 고수하는 것은 더 이상 헌법상 보호할 전통이라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 가이드라인이 갖는 가장 큰 문제는… 전통수호라는 명분 아래 국가가 성별을 구분하고 그에 맞는 옷차림을 공적으로 지정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이는 단지 관람료를 할인해줄 것인가의 문제를 넘어, 고궁을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이 문 앞에서 자신의 성별을 판단당하는 모욕을 겪게 만듭니다. 실제로 기자회견을 마치고 덕수궁에 출입시도를 했을 때 대한문 매표소 담당자분은 계속해서 참가자들의 머리모양, 목소리, 신분증 등을 확인하며 남자인지 여자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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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후기] 대만 워크숍 ‘동아시아의 LGBTQ 운동과 보수세력’ 참가기

글  박한희 변호사   지난 10월 27일 대만 타이페이시에서 열린 <동아시아의 LGBTQ 운동과 보수세력>에 발제자로 초청을 받아 참가하였습니다. 대만의 성소수자 인권단체 ‘통츠 핫라인(台灣同志諮詢熱線協會)’의 주관한 이 워크숍은 한국, 대만, 일본의 동아시아 3개국의 성소수자 활동가들이 만나 각국의 성소수자 인권 상황을 전하고 보수세력의 성소수자 혐오와 차별 선동에 대항하는 활동과 경험들을 서로 공유하는 자리였습니다. 한국에서는 저를 포함하여 6명의 성소수자 인권 활동가가 참여하여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간략히 후기를 전해드립니다.   #1. 기조발제 – 혐오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전파되는가 10월 27일 아침 간단한 프레스 컨퍼런스를 진행한 후 워크숍이 시작되었습니다. 워크숍이 열린 장소는 진광교회라는, 성소수자 친화적 교회에서 진행하였는데 뒤에 십자가를 배경으로 성소수자 행사를 하는 것이 약간은 낯설기도 한편으로는 색다른 의미를 준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워크숍 기조발제를 한 대만의 Ying Chao Kao가 흔히 보수개신교로 통칭되는 성소수자 혐오와 차별선동 그룹이 실제로 어떤 논리들을 갖고 있는지 분석하고 이러한 논리와 전략들이 어떻게 동아시아에서 널리 전파되는지를 이야기했습니다. 혐오와 차별 선동이 단순히 서구에서 전해지는 것만이 아닌 동아시아에서 다시 유럽, 미국 등지로 역수출이 되며 국경을 넘어 반성소수자진영의 논리들이 공유된다는 내용은 흥미로웠습니다.   #2. 각국의 경험 – 비슷하지만 또 서로 다른 기조발제 이후 본격적으로 대만, 일본, 한국의 순서로 각국 성소수자 활동가들의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한 국가별로 6명씩의 활동가들이 발표하는 만큼 여러 가지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가진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많은 배움이 자리가 되었습니다. 처음으로 발표를 시작한 대만의 경우 2004년 성적지향, 성별정체성이 포함된 성별평등교육법을 제정하였고, 2017년에는 아시아 최초로 사법원에서 동성혼을 허용하지 않는 민법에 대한 위헌 판결이 나오는 등 성소수자 권리에 있어 상당한 진전을 보이는 나라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러한 진전들에 반발하여 전개되는 성소수자 차별과 혐오 선동은 한국과 비슷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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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선언문] “새로운 나라에 혐오가 설 자리는 없다!”

2017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공동행동 성소수자 혐오에 맞선 공동 선언문   2017년 5월, 한국 사회에는 새로운 나라가 움트는 봄기운이 가득하다. 차가운 겨울을 녹인 촛불의 바다가 10년 간의 불통, 민주주의 파괴, 거짓과 협잡의 정치를 종식시켰다.   지난 10년은 혐오의 시대이기도 했다. 불의와 불평등에 저항하는 사람들, 힘없는 소수자들에게는 종북이니 불순세력이니 테러리스트니 온갖 딱지가 붙었고 침묵과 체념이 강요됐다.성소수자는 혐오의 정치의 주된 희생양 가운데 하나였다.   성소수자 혐오는 불평등과 부정부패에 침묵하는 자들의 도덕적 무기였다. 어버이연합이나 엄마부대 같은 우익 단체들이 동성애 반대에 앞장섰다. 개혁적 이미지를 추구한 이들에게도 성소수자 인권은 현실의 시험대가 되며 골칫거리 취급을 당했다. 그동안 성소수자들은 노골적인 모욕과 폭력의 물줄기를 맨몸으로 맞는 한편 비겁한 외면과 침묵을 견뎌내야 했다.   혐오의 시간은 각성의 시간이기도 했다. 성소수자들은 존엄한 존재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목소리와 저항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성소수자에게 인권은 목숨이라는 외침,무지개를 들고 혐오에 맞서는 저항이 성소수자 대중의 경험으로 남았다. 차별금지법 제정, 군형법 제92조의6 폐지, 혼인할 권리와 다양한 가족구성권 보장이 구체적인 요구로서 담금질됐다.   성소수자는 박근혜 정권 퇴진을 외친 촛불의 일부였으며 존재 자체로 인권과 존엄의 의미에 대한 물음이 됐다. 그 속에서 한국 사회는 소수자를 향한 혐오의 의미와 구실, 효과에 대해 배웠고 모두의 인권을 지키기 위한 연대를 확장했다. 성소수자 운동은 한국의 사회운동과 시민사회의 일원으로 자리잡았다.   차별의 현실은 여전하다. 제도적으로 체계적으로 뿌리 박힌 배제와 무시, 기득권을 활용한 혐오 조장이 계속되고 있다.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구속된 군인은 바로 어제 동성간 성관계를 했다는 죄목으로 재판을 받았다.   육군의 성소수자 군인 색출 수사는 전세계를 경악하게 한 체첸 공화국의 성소수자 마녀사냥의 닮은꼴이었다. 성소수자들이 사용하는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색출과 함정수사를 자행했다. 누군가 단지 성소수자라는 사실만으로 죄인이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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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 4월 14일 오후 1시, 국방부 앞에서 있었던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과 <군 관련 성소수자 인권침해차별 신고 및 지원을 위한 네트워크>가 공동주최한 “육군의 동성애자 군인 색출 수사와 인권침해 규탄 긴급 기자회견”에서 있었던 희망법 한가람 변호사의 발언을 옮깁니다.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육군에서 동성애자를 색출하고 처벌하려는 조직적인 탄압이 발생했습니다. 군대 내 성소수자 인권침해 사건 중, 그 의도나 광범위함, 피해자의 규모에 비추어보아 최악의 사건으로 기록될 일입니다.   이 모든 사건의 배경에는 군형법상 동성애 처벌법, 군형법 제92조의6 ‘추행’죄가 있습니다. 이 조항은 1962년 군형법이 제정되던 당시부터, 서구의 동성애 처벌법, 이른바 ‘소도미법’을 바탕으로 만든 법입니다. 이 조항은 성폭력 처벌 조항들이 친고죄였던 2013년 이전에는 동성간 성폭력을 처벌하는 조항으로도 활용되었으나, 지금은 그 입법의 목적이나 취지에 충실하게, ‘동성애 처벌법’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동성애 혐오를 바탕으로 이 조항의 의미를, “일반인에게 혐오감을 불러일으키고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성적 만족행위”로서 동성애 성행위를 처벌하기 위한 것이라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판단이, 이러한 법 조항 자체가, 동성애 혐오가 제도화 된 것이라는 것은 명백합니다.   이 조항이 적용된 사례들을 보면, 군형법상 ‘추행’죄를 현대 국가에서는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는 점을 명백히 드러냅니다. 휴가 중에 동성 연인이 집에서 성관계를 해도 처벌합니다. 동성애자가 성폭력 피해를 입어도, 너도 성적으로 만족하지 않았느냐며 가해자와 피해자를 똑같이 이 조항으로 처벌합니다. 강제성과 공연성이 없는 성적 접촉을 처벌하는 이러한 법률은, 헌법이 보장하는 성적 자기결정권과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함은 물론입니다. 또한 이성애 관계는 문제삼지 않으면서 동성애만 형사처벌을 한다는 점에서 평등권을 침해합니다. 위헌적이고 반인권적이고 비인간적입니다. 수사과정에서의 인권침해도 심각합니다. 성관계에 대한 자세한 묘사 요구, 성소수자에 대한 비하와 비아냥, 회유와 협박은 위법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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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성명] “대선 후보들은 성소수자의 인권을 침해하는 모든 차별/혐오 표현을 멈춰라.”

“대선 후보들은 성소수자의 인권을 침해하는 모든 차별/혐오 표현을 멈춰라.”   사람이 사람으로서 살아가는 인권의 바탕은 바로 ‘존엄함’이다. 세계인권선언 제1조는 “‘모든’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자유롭고, ‘존엄’과 권리에 있어 ‘평등’하다.”고 선언하고 있다. 같은 취지로 우리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인간의 존엄함을 지키기 위해 세계인권선언과 헌법은 ‘모든’ 사람이 ‘존엄’하고 ‘평등’하다는 인권의 보편성을 천명하고 있다. 보편적 인권의 내용에는 인간이 자신의 젠더 정체성과 성적 지향에 따라 누군가를 자유롭게 사랑하고, 사랑하는 이들과 공동체를 이룰 수 있는 권리가 당연히 포함된다. 따라서 사회의 다수를 구성하고 있는 이성애자들이 아무런 제약 없이 누리는 이 권리를 성소수자들도 당연히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세계인권선언과 헌법의 정신이다. 그런데 이러한 헌법과 인권을 수호해야 할 막중한 책무가 있는 대통령직에 출마하는 후보들이, 전 국민이 시청하는 TV 토론회에서 성소수자의 존재를 지워버리고 배척하는 차별적인 발언들을 서슴지 않았다. ‘존재’에 대해 ‘찬반’을 논의하는 것은 2차 대전 당시 유대인들의 존재 그 자체를 반대하던 나치들의 행동과 같다. 그리고 부당한 차별의 가장 큰 표징은 바로 존재에 대한 찬/반, 분리/배척이다. 그래서 우리는 대선 후보들의 차별적 발언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어제 토론회에서 대통령 후보들은 “동성애로 인해 국방력이 저해되느냐”, “동성애를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는 등의 질의응답을 하였는데, 이는 성소수자에 대한 명백한 혐오 표현에 해당한다. 이러한 표현이 아무런 제재 없이 사회에 유통된다는 것은 인권과 헌법 정신에 대한 대선 후보들의 무지를 드러내는 것이다. 나아가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의 미국 사회에서 목격할 수 있는 것처럼 대선 후보들의 이러한 표현이 사회 전반에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표현과 차별을 더욱 부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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