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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장애인의 의사표현은 믿을 수 없다? 헌법재판소의 공직선거법 제157조 제6항 합헌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희망법은 지난 2017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수자인권위원회와 함께 신체장애가 있는 선거인에게 투표보조인이 가족이 아닌 경우 반드시 2인이 동반하도록 한 공직선거법 제157조 제6항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하였습니다. 장애인이 지정한 1인이 기표를 보조하는 데 다른 사람이 입회하도록 강제함은 장애인의 자기결정을 무시하는 조치이자 알리고 싶지 않은 기표 내용을 누군가에게 보여 주게 만들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투표하기 어렵게 합니다. 또, 가족은 1명이 보조해도 되는데 가족이 아닌 사람은 2명이 보조해야 함은 가족이 곁에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을 차별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지난 5월 27일, 희망법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위 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정하였습니다. 장애인은 무능력하다는 오해와 장애인 스스로 기표할 수 있도록 보조하는 기기 도입이 어렵다는 막연한 생각이 이번 결정을 낳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3명의 재판관은 희망법의 주장을 지지하며 반대 의견을 내었습니다. 헌법재판소 결정의 구체적인 내용과 비판 지점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수자인권위원회의 논평에 담았습니다. 희망법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장애인이 차별 없이 선거에 참여할 수 있도록 계속 싸우겠습니다.     장애인의 의사표현은 믿을 수 없다? 헌법재판소의 공직선거법 제157조 제6항 합헌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1. 헌법재판소는 지난 2020. 5. 27. 재판관 6:3의 의견으로, 신체에 장애가 있는 선거인에게 투표보조인이 가족이 아닌 경우 반드시 2인을 동반하여 투표하도록 한 공직선거법 제157조 제6항(이하 ‘심판대상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헌법재판소 2020. 5. 27. 선고 2017헌마867 결정). 헌법재판소의 법정의견은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선거권 제한이 비밀선거의 원칙에 예외에 해당하여 이 사건 청구인(이하 ‘청구인’)의 기본권 침해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우리 위원회는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신체에 장애가 있는 선거인의 기본권 침해를 외면한 헌법재판소의 이번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 2. 청구인은 손을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는 뇌병변 1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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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인 공무원 임용차별 사건 재판 참여기

지난 6월 3일 수원고등법원에서는 ‘청각장애인 공무원 임용차별 항소심’ 재판이 열렸습니다. 이 재판은 원고 류아무개 씨가 여주시 공무원 채용 면접시험을 보는 과정에서 꼭 필요한 편의제공을 받지 못하고, 차별적인 질문을 받았으며, 사전에 충분한 안내도 받지 못하는 등 부당하고 차별적인 평가를 받았고, 결국 불합격되어 이를 바로잡기 위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번 재판은 우리 사회에 남아 있는 채용과정에서의 장애인 차별 관행을 바로잡아가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재판에 앞서 진행된 준비과정과 당일 재판 현장에 참석했던 희망법 강현진 사무국장과 김광민 모금홍보국장의 글을 통해 이번 재판을 살펴봅니다.   장애인 채용과정, 차별없이 이뤄지길   강현진   얼마 전, 희망법의 김두나, 김재왕, 최현정 변호사가 공동대리인단으로 참여하고 있는 ‘청각장애인공무원시험 불합격처분 취소’ 행정소송의 원고 류아무개 씨가 사무실에 왔습니다. 지난 2월에 관련 소식을 전했었는데, 곧 있을 변론기일을 앞두고 준비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청각장애인 류 씨는 2018년 여주시 장애인구분모집 공무원시험에 응시해서 1차 필기시험에 합격했습니다. 그 후 2차 면접시험에 응시하였다가 불합격처분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면접시험 과정에서 차별적 질문이 있었고, 응시 안내 및 절차에 문제점이 있어서 여주시를 상대로 행정소송하고 있습니다. 관련 글 보기 – 공무원 임용 면접시험에서 청각장애인 차별 사건, 항소 제기 일상에서 청각장애인과 대화를 나눠본 경험이 별로 없었던 터라, 처음에 ‘이 분과 대화를 어떻게 해야 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로 잘 몰라도 우리에겐 눈짓, 손짓, 몸짓이 있으니까, 손짓으로 자리를 안내하고 눈인사를 나눴습니다. 인사를 하고 나니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이후에 필담과 구어를 사용해서 대화를 나눌 수 있음을 알고 마스크를 잠시 벗고 구어로 대화를 나눴습니다.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작은 회의실에 둘러앉았는데, 간격을 두고 떨어져 앉아서 구어보다는 필담이 편했습니다. 순간 필담을 나누려면 종이와 펜을 꺼내서 해야 하나 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벽에 걸린 모니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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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두 개의 장면을 통해 본 ‘선거와 평등’

지난 4월 15일 제21대 국회의원선거가 열렸습니다. 선거는 국민의 뜻이 직접 표현되고 전달되는 가장 중요한 정치행사지만, 투표 과정에서 차별과 어려움을 겪는 사람도 많습니다.  희망법 김재왕, 박한희 변호사가 이번 총선에 참여하며 느낀점과 개선해 갈 방향을 정리했습니다.   시각장애인의 투표참여, 아직 더 싸워야하나 봅니다.   글 김재왕   시각장애인은 어떻게 선거에 참여할까요? 우선 선거공보가 다릅니다. 후보자는 시각장애인에게 점자형 선거공보를 보냅니다. 내용이 점자로 인쇄되어 있지요. 그런데 모든 후보자가 점자형 선거공보를 보내지는 않습니다. 이번 선거에 35개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냈지만, 점자형 선거공보를 보낸 정당은 11개에 불과했습니다.   제19대 대통령선거 당시 점자형 선거공보 전반적인 투표 과정은 다르지 않습니다. 투표 과정은 공직선거법에 하나하나 규정되어 있습니다. 선거인은 투표소에 가서 신분증으로 신분을 확인하고 투표용지를 받아 기표소에 들어갑니다. 기표소에서 기표용구로 기표하고 투표용지를 반으로 접고 기표소를 나와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습니다. 저도 같은 과정을 거쳤습니다. 시각장애인에게 어려운 점은 기표입니다. 비밀선거의 원칙에 따라 장애인도 스스로 기표함이 원칙입니다. 같은 기표소 안에 2인 이상이 동시에 들어갈 수는 없습니다(공직선거법 제157조 제7항). 그리하여 구·시·군선거관리위원회는 시각장애로 인하여 자신이 기표를 할 수 없는 선거인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특수투표용지 또는 투표보조용구를 제작·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공직선거법 제151조 제8항). 그래서 투표소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투표보조용구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장애인투표보조용구 / 출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블로그 투표보조용구는 반으로 접힌 카드 형태입니다. 앞면에는 기호 또는 성명 등이 점자로 인쇄되어 있고 그 옆에는 네모난 구멍이 나있습니다. 시각장애인이 투표보조용구를 열어 안쪽에 투표용지를 넣고 다시 접으면, 투표용지의 기표란 이 투표보조용구 앞면의 구멍과 맞게 됩니다. 시각장애인이 푸표보조용구의 점자로 기표하고자 하는 후보자의 기호나 성명을 확인하고, 그 옆 구멍 사이에 기표용구를 찍으면 기표용지의 해당 난에 기표가 됩니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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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에 대한 노동 착취를 방조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책임을 묻다

장애인에 대한 노동 착취를 방조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책임을 묻다 이른바 ‘염전노예’ 피해자의 국가배상소송 변론기   김재왕   대법원, 이른바 ‘염전노예’ 피해자들에 대한 국가배상 인정 대법원은 2019년 4월 5일, 이른바 ‘염전노예’ 피해자들이 제기한 국가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심리불속행 기각 결정을 내렸습니다. 심리불속행이란 형사사건을 제외한 상고심에서 원심 판결이 법 위반 등의 특정한 사유가 없다면 더 심리하지 않고 상고를 기각하는 제도로, 국가와 완도군이 낸 상고를 대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입니다. 이로써 염전노예 사건에 대한 국가배상 소송은 3년 5개월 만에 마무리되었습니다. 피해자 4명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각 2,000만원에서 3,000만원의 위자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 과정을 돌아보고자 합니다.   이른바 ‘염전노예’ 사건 2014년 이른바 ‘염전노예사건’이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하였습니다. 이 사건은 다수의 염전주들이 장기간 동안 지적장애를 가진 사람에게 일을 시키면서 임금을 주지 않고 착취한 사건이었습니다. 가해자들은 대부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었습니다. 마을 전체가 장애인에 대한 노동 착취를 알면서도 아무런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였습니다. 범죄행위를 예방해야 하는 경찰과 장애인에게 복지를 제공해야 하는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염전공대위와 법률대리인단 결성 장애계는 ‘염전노예장애인사건 재발방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염전공대위)를 꾸리고 함께 대응하였습니다. 활동가들은 피해자들을 만나 피해 사실을 기록하고, 그들이 경찰에서 편하게 진술할 수 있도록 의사소통조력인으로 참여하였습니다. 피해자들이 가해자로부터 분리되어 머물 곳도 찾고, 장애인 등록 등 사회복지서비스 신청도 지원하였습니다. 피해자들에게는 다양한 법률 조력이 필요하였습니다. 피해자 가운데 어떤 사람은 가해자와 합의할 때에 법률가의 조력이 필요하였습니다. 의사결정을 지원하기 위해 후견이 필요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가해자로부터 충분한 배상을 받지 못한 피해자는 가해자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할 필요도 있었습니다. 이에 염전공대위는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법률대리인단을 꾸렸습니다. 희망법도 이에 참여하였습니다.   국가배상 소송 제기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었을까? 피해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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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활동법 제5조 제2호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

글 / 김재왕 사진 / 에이블뉴스   소송 당사자 김아무개 씨는 뇌성마비로 거동하는 데 다른 사람의 지원이 필요한 중증 와상 장애인입니다. 김 씨는 옷 벗고 입기, 세수, 양치 등을 할 때에 다른 사람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김 씨와 같은 중증 장애인은 그렇다면 어떻게 살 수 있을까요? 사람들이 흔히 떠올리는 것은 시설에서 사는 모습입니다. 김 씨도 2016. 6.까지는 20년 넘게 시설에서 생활하였습니다. 시설에서 살면 행복할까요? 시설에서의 삶은 집단 생활입니다. 병원에 입원해 본 사람이나 기숙사에 살아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집단 생활은 자기결정권이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누리기 어렵습니다. 자유로운 출입이나 친구와의 만남이 제한되기도 합니다. 심지어 어떤 시설에서는 성폭력과 폭력, 신체적·정신적 학대 등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장애인들은 시설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생활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김 씨와 같은 장애인이 우리 주변에서, 지역사회에서 살 수는 없을까요? 살 수 있습니다. 누군가가 김 씨와 같은 장애인 옆에서 일상을 지원하면, 김 씨도 지역사회에서 생활할 수 있습니다. 이런 목적으로 마련된 제도가 장애인활동 지원제도입니다. 장애인활동지원제도는 신체적·정신적 장애 등의 사유로 혼자서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을 하기 어려운 장애인에게 활동지원사를 제공하고 활동지원사가 받는 임금의 일부를 국가가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이 제도는 2007. 4. 「장애인복지법」에 근거하여 처음으로 시범 운영된 후, 2011. 1. 「장애인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활동법’)이 제정되면서 같은 해 10. 5.부터 정식으로 시행되었습니다. 장애인활동지원제도는 2011. 10. 시행 후 2016. 10. 현재까지 사업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지난 5년 간 지원대상은 14,000명에서 61,000명으로 약 4배, 소요재정은 296억 원에서 5,009억 원으로 4,713억 원이 증가하였습니다.   김 씨는 장애인활동지원제도 아래서 자립생활을 하였습니다. 김 씨는 2016. 6. 자립을 희망하며 요양원을 퇴소하고,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체험홈에 입주하였습니다. 김 씨는 활동지원사로부터 하루 13시간(월 411시간)동안 활동지원을 받았습니다. 활동지원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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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임용 면접시험에서 청각장애인 차별 사건, 항소 제기

글 / 최현정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한국농아인협회,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 등은 ‘청각장애인 공무원 임용 차별 항소 제기 기자회견’을 개최하였습니다. 희망법은 원고의 공동대리인단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사건 내용을 알립니다.   원고 류 씨는 구어(상대방의 입모양을 보고 말을 이해하고, 본인도 입으로 말을 하는 의사소통방식)를 사용하는 청각장애인입니다. 류 씨는 2018년 제1회 여주시 지방공무원 공개경쟁 임용시험 9급 일반행정 장애인 구분모집에 지원하여 필기시험에 합격하였습니다. 류 씨는 장애인 구분모집의 유일한 필기시험 합격자였고, 해당 직렬은 최종 2명을 선발할 예정이었습니다. 면접등급은 ‘우수’, ‘보통’, ‘미흡’으로 평가하는데, 류 씨가 ‘보통’ 등급을 받기만 하면 최종 합격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면접위원 3인 전원은 류 씨에 대해 “의사표현의 정확성과 논리성” 항목을 ‘하’로 평가했고, 추가 면접시험에서도 면접위원 3인 전원이 같은 항목을 ‘하’로 평정했습니다. 이에 류 씨는 ‘미흡’ 등급을 받아 불합격했습니다. 61명의 면접시험 응시자 중에서 오직 류 씨만이 ‘미흡’ 등급을 받아 탈락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면접위원들은 류 씨에게 “집∙학교에서의 의사소통방법, 수화를 배우지 않은 이유, 동료들과 어떻게 의사소통을 할지, (SNS를 통해 의사소통을 하겠다고 답하자) SNS를 쓸 줄 모르는 민원인은 어떻게 상대할 것인지, 장애 때문에 오해와 갈등이 있었던 경험” 등을 질문하였습니다. 지방공무원임용령에 따르면, 면접시험에서는 “해당 직무 수행에 필요한” 능력 및 적격성을 검정해야 합니다. 그러나 위 질문들은 류 씨의 직무 수행 능력과 관련이 없습니다. 지방공무원법은 장애인 공무원에게 근로지원인을 제공하도록 하며, 이미 상당수 청각장애인 공무원들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여주시도 관련 조례가 있습니다. 류 씨가 합격했다면 근로지원인이 배정되어, 류 씨가 음성 언어로 소통해야 할 때 이를 조력했을 것입니다. ‘동료들과 어떻게 의사소통을 할지, SNS를 쓸 줄 모르는 민원인은 어떻게 상대할 것인지’는 여주시가 법에 따라 정당한 편의를 제공할 문제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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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소식] 전장연 박경석 활동가, 집시법위반 등 일부 무죄 확정

전장연 박경석 활동가, 집시법위반 등 일부 무죄 확정   최현정   지난 12월 27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활동가가 집시법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지 3년 만에 대법원에서 일부 무죄를 확정받았습니다. 유죄 부분에 대한 10여 개월의 징역과 이에 대한 집행유예도 확정되었습니다.   검찰은 집시법위반(미신고집회주최), 일반교통방해, 업무방해 등의 형법 규정을 적용하였습니다. 그 중에는 2014년 4월 20일 미신고집회주최 혐의도 포함되었습니다.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을 맞아 약 200여 명의 활동가와 시민들이 장애인 시외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 모였던 날입니다. 그날 모인 이들에게, 경찰은 법률을 어기면서 최루액을 분사했습니다.  (관련 글 보기)   검찰은 그 6일 전인 2014년 4월 14일의 기자회견 개최에 대해서도 집시법위반(미신고집회주최)으로 기소했습니다. 3급 뇌병변장애인 송국현 씨가, 당시 장애등급 2급까지만 지원되던 활동지원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혼자 지내다가 화재 사고를 당한 다음 날이었습니다. 이날 활동가들은 국민연금공단 앞에 모여서, 병원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는 송국현 씨에게 긴급지원을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송국현 씨는 긴급지원을 받지 못했고, 그로부터 사흘 후 새벽에 사망했습니다. (관련 글 보기 – [세상읽기] 아직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았다 / 홍은전)   나머지 공소사실도, 교황이 장애인 수용시설에 방문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뜻을 알리기 위해 명동성당에서 농성을 하려고 하거나,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집회 등에 참여하였다가 주거침입, 일반교통방해 등으로 기소된 것들입니다.   전체 7건의 공소사실 중 3건은 무죄, 그보다 많은 4건이 유죄로 확정되었습니다. 희망법은 박경석 활동가를 변호하면서, 공소사실들은 헌법 제21조가 보장하는 평화적 집회이거나 긴급 집회로서 보호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으나, 법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형벌 조항을 지나치게 넓게 해석하여 집회 참가자들을 기소하고 유죄로 판단하는 것은 집회 참가자를 위축시켜 집회의 자유를 침해합니다. 반대로, 평화적인 집회를 방해한 경찰을 형사 처벌하지는 않습니다. 이런 관행은 국제인권기준에도 어긋납니다.   일단 기소되면, 집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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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청각장애인도 비장애인과 함께 영화를 즐길 수 있습니다”

“시각・청각장애인도 비장애인과 함께 영화를 즐길 수 있습니다”   모금홍보국 김광민   현장검증이 시작되기 전부터 극장 안은 여러 언론사 기자들의 취재 열기로 가득했습니다. 원고측인 장애인권단체에서 사전에 취재를 요청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많은 기자들이 찾아올 줄은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기자들은 재판이 시작되기 전 짧은 시간 동안에 자세한 내용을 카메라에 담고 인터뷰를 진행하느라 분주히 뛰어다녔고, 어두운 극장 안에 방송사 카메라의 강렬한 조명 불빛도 함께 넘실거렸습니다.    취재열기가 뜨거운 현장검증 시작 전 극장의 모습   현장검증에 참여하기 위해 참석한 한 장애인 당사자의 인터뷰가 먼저 있었습니다. “저는 저시력 장애인입니다. 그리고 영화를 무척 좋아합니다. 평소에는 집에서 모니터를 눈 앞에 아주 가까이 놓고서 보고는 합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러 극장에는 잘 가지 못합니다. 신작 영화를 보고싶지만 극장에서는 집에서처럼 볼 수가 없으니까 영화 내용을 제대로 알 수가 없어요.” 한국인은 세계적으로 영화를 사랑하기로 유명합니다. 2017년 기준으로 한국인은 1년에 평균 4.25회 영화관을 찾았습니다. 세계 1위입니다. 세계 영화산업을 주도하는 미국도 연간 4회가 되지 않고, 중국은 평균 1회도 되지 않는 점과 비교해보면, 한국인이 얼마나 영화를 좋아하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통계에 장애인은 거의 포함되지 않을 것입니다. 영화를 보고 싶어도 극장에서 관람할 수 없으니까요.   현장검증 현장에서는 시각 청각 장애인의 영화관람을 위한 장비를 사용하는 모습이 공개되었다.   누군가는 시각 청각 장애인이 어떻게 극장에서 영화를 볼 수 있겠느냐 묻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약간의 편의만 제공된다면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함께 얼마든지 영화를 볼 수 있습니다. 기술의 진보는 장애를 뛰어넘습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상황설명,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 설명이 담긴 베리어프리 영화도 이미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런 베리어프리 영화는 연간 고작 30편이 제작될 뿐입니다.)  베리어프리 영화의 자막과 음성 해설이 비장애인에게 불편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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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승소소식] 법원, 염전 착취 피해 장애인에게 1억 1,300여만 원 지급 판결

희망법은 염전에서 노동력 착취를 당한 지적장애인을 대리해 염전주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지난 10월 31일 염전주는 착취 피해 장애인에게 1억 1,300여만 원을 지급하라는 원심 판결을 지지하며 염전주의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 지적장애인 김아무개 씨는 2007년 여름부터 2014년 2월까지 전라남도 신안군 신의도 염전에서 노동력 착취를 당하였습니다. 그는 2007년 여름, 목포의 한 직업소개소에서 염전주 한아무개 씨로부터 돈을 벌게 해 주겠다는 말을 듣고 염전에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한 씨는 약속과 달리 김 씨에게 임금을 주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일을 잘 못하거나 다른 염전 노동자와 싸웠다는 이유로 김 씨를 폭행하기도 하였습니다. 김 씨는 2014년 2월, 이른바 ‘염전노예’ 사건이 불거지면서 한 씨로부터 벗어났습니다. 한 씨는 수사를 받고 나서야 김 씨에게 최저임금으로 계산한 3년치 임금 3,700여만 원을 지급하였고, 영리유인, 준사기, 폭행 등으로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습니다. 희망법은 ‘염전노예장애인사건 재발방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와 함께 김 씨를 지원했습니다. 희망법은 한 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면서, 한 씨가 김 씨에게 약 6년 7개월 동안의 임금과 그에 대한 이자, 정신적 위자료로 1억 8,700여만 원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김 씨는 한 번도 임금을 받은 적이 없었기 때문에 김 씨의 임금은 추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희망법은 김 씨의 임금은 최저임금이 아니라 농촌일용노임을 기준으로 계산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지금까지 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김 씨와 같은 노동력 착취 피해자의 임금을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계산하여 왔습니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얻은 이득액을 입증하여야 하는데, 그 입증이 어려운 상황에서 인정할 수 있는 돈은 최저임금이기 때문입니다. 희망법은 노동력을 착취한 가해자에게 최저임금만 지급하도록 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사회적으로 비난받을 불법행위를 한 사람이 지불해야 하는 대가가 지나치게 적기 때문입니다. 희망법은 한 씨가 김 씨에게 입힌 손해는 김 씨가 불법행위가 없었다면 얻을 수 있었던 이익이므로, 일반적인 손해배상 기준인 일용노임을 기준으로 임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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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소소식] 모두투어, 장애인 고객 응대 매뉴얼 마련 등에 합의

  글 / 최현정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이하 ‘희망법’)은 지난 2019년 2월 1일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와 함께, 뇌병변장애인 A씨(이하 ‘원고’)를 대리하여 원고의 장애를 이유로 여행상품 예약을 거부한 주식회사 모두투어네트워크(이하 ‘모두투어’)에게 그 차별시정과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습니다. * 관련 글 보기 지난 9월 18일 원고와 모두투어는 조정을 통해 원만히 합의에 이르렀습니다. 조정 절차에서 모두투어는 원고에게 사과하였습니다. 그리고 원고 소송대리인의 의견을 반영하여 ‘모두투어 고객 응대 매뉴얼’을 제작하였습니다. 원고와 모두투어는, 모두투어가 여행상품 예약 및 안내 업무를 담당하는 소속 직원들에게 위 매뉴얼을 배포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한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을 시행하며, 원고의 정신적 손해에 대하여 200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는 것에 합의하였습니다. 모두투어 고객 응대 매뉴얼은 장애인뿐만 아니라 고령자, 임산부, 일시적 도움이 필요한 고객 등 건강상 특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고객(이하 ‘장애인 고객 등’)을 응대할 때 활용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장애 유형에 대한 간략한 안내,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 규정한 정당한 편의 제공의 내용, 관광활동에서의 장애인 차별금지 조항에 대한 설명, 정당한 편의 제공 시 지켜야 할 원칙과 안내 절차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특히 위 매뉴얼은 장애인이 자신의 결정에 따라 자유롭게 여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가이드라인을 정하였다는 데에 의미가 있습니다. 장애만을 이유로 하여 여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거나, 추가비용‧동반자의 동행 또는 별도 서류제출 등을 요구하지 않도록 정하였습니다. 고객에게 (활동) 보조가 필요한 것으로 예상되는 일정이 포함되어 있다면, 동반자나 지원 인력의 필요 여부를 고객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여행 상품의 내용과 그 일정을 모두투어 직원이 설명하도록 하였습니다. 고객의 장애 특성과 여행국가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위험이 예상되는 경우, 여행 가능 여부를 모두투어의 직원이 판단하지 않고, 고객이 그 위험을 인지한 후 여행에 참여할 것인지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그 위험성에 대하여 안내하도록 규정하였습니다. 짧지 않았던 조정 과정에서 모두투어는 원고의 의견을 경청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하였습니다. 이런 모두투어의 태도는 다른 회사에 귀감이 될 만하였고, 희망법도 높게 평가합니다. 앞으로 모두투어가 장애인 고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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