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장애

[기획 연재] 형사 절차에서의 장애인 조력 / 제1편 보조인

장애인도 장애가 없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범죄 혐의가 있다고 여겨져 수사를 받기도 하고, 범죄 피해를 당해 수사를 요청하기도 합니다. 장애인이 경찰서나 검찰청, 법원에 갈 때에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을까요? 또 어떤 법률 조항을 활용할 수 있을까요? 지금 법에 규정된 제도 가운데 활용할 만한 것들을 몇 차례에 걸쳐 소개하고자 합니다.   제1편 보조인   형사 절차, 피의자, 피고인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형사 절차와 피의자와 피고인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형사 절차는 범죄에 대하여 국가의 형벌권을 실현하는 절차를 말합니다. 이렇게 말하니까 조금 어렵지요? 누군가 물건을 훔쳤다고 해 봅시다. 절도는 아주 오랜 옛날부터 범죄로 여겨졌고, 지금 형법에서도 범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물건을 훔친 사람은 법에 따라 벌을 받아야 합니다. 그럼 누가 이 사람에게 벌을 내릴 수 있을까요? 과거에는 왕이나 관리가 벌을 내렸습니다. 지금은 그 역할을 국가가 하고 있습니다. 경찰, 검찰, 법원 모두 국가기관 가운데 하나지요. 이처럼 국가가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 대해서 벌을 내리는 과정을 형사 절차라고 합니다. 피의자와 피고인은 이 형사 절차의 주인공입니다. 바로 범죄를 저질렀다고 의심받는 사람을 말합니다. 경찰과 검찰에서 수사를 받을 때는 피의자라고 부르고, 그 사람이 재판에 붙여지면 피고인이라고 부릅니다. 같은 사람인데 어떤 과정에 있느냐에 따라 다르게 부르는 것입니다.   보조인 – 변호사가 아니어도 피의자나 피고인을 변호할 수 있는 사람   이제 본론을 시작하겠습니다. 첫 번째 소개할 내용은 보조인입니다. 형사 절차의 주인공은 피의자, 피고인이라고 하였습니다. 원칙적으로 모든 절차에 혼자 참여하여야 합니다. 경찰이나 검찰 앞에서 진술할 때도, 법정에 출석할 때도 그러합니다. 자기에게 죄가 없다거나, 죄가 있더라도 받아야 할 벌은 가벼워야 한다는 주장을 스스로 하여야 합니다. 법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무척 어려운 일이지요. 그래서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Read More

[승소소식] ‘염전노예 국가배상 소송’, 1심 뒤집고 국가 책임 인정

○ 국가 책임을 묻고자 시작한 사건 2014년 이른바 ‘염전노예’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은 다수의 염전주들이 장기간 동안 지적장애를 가진 사람에게 일을 시키면서 임금을 주지 않고 착취한 사건이었습니다. 가해자들 대부분이 평범한 사람들이고, 마을 전체가 장애인에 대한 노동 착취를 묵인했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었을까? 결국 범죄행위를 예방해야 하는 경찰과 장애인에게 복지를 제공해야 하는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이 제 역할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었습니다. 지난 2015년 11월, ‘염전노예장애인사건 재발방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염전공대위)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묻고자 국가배상소송을 제기했스니다. 희망법도 이 소송에 참여했습니다. ○ 아쉬운 1심 판결 하지만 국가 책임을 묻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지적장애인이어서 피해를 명확하게 진술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나마 피해를 진술한 경우도 그 진술을 뒷받침할 증거가 거의 없었습니다. 대부분의 증거는 상대방에게 있었습니다. 그래서 대리인단은 피고 대한민국에게 경찰이 가지고 있는 염부(염전에서 일한 사람)들에 대한 조사 자료나 관련자 징계 자료, 염전노예 사건이 있었던 때에 해당 파출소에서 근무한 경찰 명단 등을 제출하라고 요청하였습니다. 하지만 피고 대한민국은 이미 폐기해서 자료가 없다거나, 사생활 보호를 핑계로 경찰 명단을 주지 않으려고 하였습니다. 한편, 법정에 증인으로 나온 염전주들의 진술은 놀라웠습니다. 증인으로 출석한 2명의 염전주들은 하나 같이 경찰이 정기적으로 염부들의 임금체불이나 폭행 피해 여부를 조사했고, 새로 섬에 들어온 사람에 대하여 기록한 장부가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염전주들의 진술에 따르면 경찰이 이미 노동 착취를 알고 있었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1심 법원은 경찰이 원고 개개인의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피해 상황을 알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파출소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원고 1명에 대해서만 손해배상을 인정하였습니다. 법원은 국가배상을 인정하기 위해서 분명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한 구체적인 주의의무 위반을 입증해야 한다는 태도였습니다. 입증 자료가 없는...
Read More

[소송 소식] 재판에서 처음으로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통역과 자막 동시제공

희망법은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과 함께 지난 2016년 2월 17일 영화관 사업자(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를 상대로 시·청각장애인 영화관람권 보장을 위한 차별구제청구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17년 12월 7일 영화관 사업자들은 시·청각장애인의 영화관람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자막과 화면해설을 제공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피고들은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하였습니다. 변론준비절차를 거쳐 11월 22일 항소심의 첫 변론기일이 진행되었습니다. 변론기일을 앞두고 희망법을 비롯한 공동 대리인단은 청각장애인을 위해 수어(수화)통역과 자막을 제공할 것을 신청하였습니다. 보통 민사재판에서는 청각장애인 당사자를 위하여 수어통역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원고와 피고가 빠르게 공방을 벌이는 법정에서 어려운 법률 용어를 수어로 표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이 때문에 1심 재판에 출석한 청각장애인 당사자는 수어통역만으로 재판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하였습니다. 공동 대리인단의 신청을 받은 재판부는 청각장애인 당사자가 재판의 내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재판과정에서는 처음으로 수어통역과 자막(속기지원)을 동시에 제공하였습니다. 항소심이 진행된다는 소식에 소송에 관심이 많은 청각장애인 20여명이 재판을 방청하기 위해 참석하였습니다. 방청에 참여한 청각장애인들은 수어통역과 자막(속기지원) 두 가지 편의제공으로 그 어느 때보다 재판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고 매우 만족하였습니다. 이번 재판은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통역과 자막(속기지원)을 동시에 제공한 첫 재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더욱이 청각장애인 당사자가 참석했을 때에만 제공되던 편의제공을 방청에 참여한 청각장애인에게도 동일하게 제공하였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당일 청각장애인 원고들은 개인적 사정이 있어서 재판에 참석하지 못하였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방청석에 있는 청각장애인을 고려하여 이 두 가지 편의를 모두 제공하여 재판 과정을 지켜 볼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는 소송 당사자인 원고와 피고뿐만 아니라 재판 방청을 원하는 장애인에게도 정당한 편의를 제공해야한다는 원칙을 보여주는 좋은 선례가 되었습니다. 희망법은 청각장애인의 정보접근권을 보장한 법원의 이번 편의제공을 매우 환영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이 같은 사례가 더욱 확대되어 장애인이 관련된...
Read More

[승소 소식] 에버랜드의 시각장애인 놀이기구 탑승거부는 장애인 차별

희망법은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와 함께 에버랜드에서 ‘T-EXPRESS’ 등의 탑승을 거부당한 시각장애인을 대리하여 손해배상과 더불어 시각장애인 탑승 제한을 규정한 가이드북의 시정을 청구하는 소송을 진행하였습니다. 지난 11일 법원은 희망법의 주장을 받아들여, 에버랜드의 운영사인 삼성물산 주식회사에게 시각장애인 당사자에게 각 200만원을 지급하고, 시각장애인을 차별하는 가이드북의 문구를 삭제하라고 판결하였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10. 11. 선고 2015가합553445 판결).     ○ 에버랜드의 시각장애인 탑승거부   시각장애인 원고들은 2015년 5월, 자유이용권을 구매하고 비장애인 동반자와 함께 에버랜드에서 T-EXPRESS 등을 타려고 하다가 제지당하였습니다. 위와 같이 에버랜드 직원들이 시각장애인에 대하여 놀이기구 탑승을 거부한 것은 에버랜드 내 놀이기구 이용과 관련한 안전수칙 및 탑승제한규정 등을 정한 ‘어트랙션 안전 가이드북’에 따른 조치였습니다. 위 가이드북의 내용에 따르면 에버랜드는 스릴 레벨이 높거나 탑승자의 운전이 필요한 놀이기구 7종에 대하여 시각장애인의 이용을 제한하고 있었습니다.     ○ 에버랜드의 주장 – 안전상 이유   에버랜드는 시각장애인에게 이 사건 놀이기구들의 이용을 제한한 데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에버랜드는 시각장애인들이 이 사건 놀이기구들을 타고 내릴 때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더 크며, 비상상황이 발생한 경우 탈출 및 구조의 어려움이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 놀이기구들이 모두 고속주행, 높은 고도에서의 낙하, 360도 회전, 예측할 수 없는 회전운동, 다른 놀이기구와의 충돌 등을 특징으로 하는 것이어서 정상적인 시력을 가진 사람보다 상황인지 및 반사적 방어행동의 속도가 느린 시각장애인들에게 놀이기구 탑승 중 더 큰 충격을 줄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 시각장애인에게 안전사고의 가능성이 더 큰가 – 에버랜드에서의 현장검증   시각장애인에게 안전사고의 가능성이 크다는 에버랜드 주장은 시각장애인에 대한 무지와 편견에서 비롯된 것이었지만 상당한 위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에버랜드는 이 사건 놀이기구가 시각장애인에게 얼마나 위험한지를 강조하는 동영상을 제작하여 제출하기도 하였습니다. 희망법과...
Read More

[소송 소식] 시각장애인에게 대출을 거부한 금융기관의 차별 시정

희망법은 지난해 시각장애인에 대하여 대출을 거부한 금융기관을 상대로 차별구제 소송을 제기하였고, 차별을 시정하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지난 해 7월, 시각장애인 이아무개 씨는 활동보조인과 함께 대출을 신청하기 위해 안양원예농협을 방문하였습니다. 그런데 농협 담당자는 시각장애인인 이 씨에게 대출서류를 자필로 작성하라고 요구하였습니다. 자필로 서류를 작성할 수 없는 이 씨를 대신해 활동보조인이 서류를 작성하자 담당자는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대출신청을 바로 처리하지 않았습니다. 급기야 후견인이 필요하다며 후견인을 데려오라고 답변하였습니다. 담당자가 이야기한 후견인은 질병, 장애, 노령, 그 밖의 사유로 인한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사람에 대하여 법원이 심판으로 지정한 성년후견인을 말합니다. 그러나 이씨는 시각장애만 있을 뿐 의사능력에는 제약이 없었기 때문에 성년후견이 전혀 필요하지 않고, 성년후견을 신청할 수 있는 대상도 아니었습니다. 결국 농협 담당자의 답변은 대출 거부와 다름 없었습니다. 이에 희망법은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와 함께 안양원예농협과 농협중앙회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차별구제청구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농협 담당자의 차별은 장애인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발생하였으므로, 희망법은 재발 방지를 위해서 담당 직원에 대한 교육을 시행할 것과 차별행위에 대한 정신적 위자료로 500만 원을 청구하였습니다. 소송 과정에서 안양원예농협과 농협중앙회는 희망법의 주장을 받아들여 직원 교육을 시행하였고, 직원들이 언제나 볼 수 있도록 장애인 고객 대응 매뉴얼을 농협 내부 전산망에 게시하기로 하였습니다. 재판부는 분쟁을 원만히 해결하기 위하여 피고들이 원고에게 300만 원을 지급하라는 화해권고결정을 내렸고, 지난 4일 원·피고 쌍방 모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확정되었습니다. 희망법은 안양원예농협과 농협중앙회가 부족한 점을 인정하고 차별을 시정하려는 모습을 보인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다른 금융기관의 귀감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두 기관이 약관 등에 대한 점자자료나 텍스트 파일 제공에 대해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은 아쉬움 점입니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제17조는 “금융상품 및 서비스 제공자는 금전대출, 신용카드 발급, 보험가입 등 각종 금융상품과 서비스의 제공에 있어서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인을 제한,...
Read More

상속에서 배제당한 장애인의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 제기

상속에서 배제당한 장애인의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 제기   지난 5월, 희망법은 가족으로부터 상속을 배제당한 뇌병변장애인을 대리해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당사자는 7세때부터 장애인거주시설에서 살아왔습니다. 가끔 어머니가 찾아오실 뿐 형은 한 번도 찾아 오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40년 넘게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였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사실도 아버지 장례식이 지난 뒤에 알 수 있었습니다. 2016년 6월경 갑자기 어머니로부터 인감도장이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어머니는 그냥 아버지의 땅을 팔아야 한다는 설명만 남기고 시설에서 인감도장을 받아갔습니다. 그로부터 몇 달 후 당사자는 병원에 갔다가 의료급여 대상자에서 제외되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의료급여 대상자에서 제외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방문한 구청에서 이상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분명히 가족이 있는데 무연고자로 주민등록번호가 되어있었고, 그래서 지금까지 기초생활수급자로 시설에서 생활할 수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가족들에 의해 무연고자였던 주민등록번호는 없어지고, 원래 태어날 때 받았던 주민등록번호가 남게 되면서 이제 무연고자가 아닌 가족이 있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사자가 살던 거주시설은 무연고자만을 위한 곳이어서, 당사자는 더 이상 시설에서 살 수 없게 되었습니다. 당사자는 어쩔수 없이 시설을 나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지역사회로 나오고자 했기에 힘차게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운영하는 체험홈으로 주거를 옮겼습니다. 그런데 자립생활을 위해 기초생활수급비를 신청하자 구청에서는 구경도 못한 상속포기 재산이 6천만원이 있어서 받을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당사자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상속이 진행되었는지조차 알지 못했습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6천만원이라는 큰 돈에 대하여 상속을 포기했는지도 몰랐습니다. 알아보니 돌아가신 아버지에게는 상당한 부동산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가 인감도장을 가지고 간 이후 그 부동산이 모두 형에게 상속되어 있었습니다. 당사자에게도 법정 상속분이 있었지만, 가족 중 누구도 장애를 가진 당사자를 동등한 상속인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당사자는 그제야 어머니가 가져가신 인감도장의 용도를 알게되었습니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은 제30조에서 가족·가정·복지시설 등에서의...
Read More

[승소소식] 법원, “2014년 4월 20일, 경찰의 최루액 분사 위법했다”

*사진 / 비마이너 희망법은 지난 2017. 4.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와 함께, 경찰이 2014. 4. 20. 서울고속버스터미널 경부선 승강장에서 전장연과 연대 단체 활동가들에게 위법하게 최루액을 분사한 사건에 대한 국가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지난 금요일(2018. 4. 13.),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20부는 경찰의 최루액 분사가 위법하였다고 인정하면서, 피고 대한민국은 원고들에게 100만 원씩 배상하라고 판결하였습니다. 2014. 4. 20., 전장연을 비롯한 연대단체 활동가들(이하 ‘참가자들’) 200여명은 서울고속버스터미널 경부선 승강장에서 ‘희망 고속버스 타기’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습니다. 2005년에 제정된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이 시외버스에 휠체어 승강설비와 전용좌석을 설치하도록 명시하였지만,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시외버스는 단 한 대도 없었습니다. 참가자들은 이러한 장애인 시외 이동권의 현실을 알리고자 했습니다. 사전에 고속버스표 200장도 예매하였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승강장에 경찰통제선을 설치하여 참가자들이 예약한 시외버스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에 항의하는 참가자들에게 아무런 경고 없이 최루액을 분사하였습니다. “경찰관은 불법집회‧시위로 인하여 자기 또는 타인의 생명‧신체와 재산 및 공공시설 안전에 대한 현저한 위해의 발생을 억제하기 위하여 부득이한 경우”,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안에서” 분사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구 경찰관직무집행법 제10조의3 제1항). 그리고 분사기를 사용할 때에는 긴급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에 관하여 미리 경고한 후 분사하여야 합니다(경찰장비관리규칙 제133조 제2호 나목). 법원은, 경찰이 분사기를 사용하기 전까지의 경과, 분사기가 사용된 시점, 분사의 양상과 정도 등을 볼 때, 분사기 사용은 목적의 정당성을 갖추지 못하였고, 부득이하게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절차대로 사용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법원은, 참가자들 중 일부가 경찰통제선 설치에 항의하면서 경찰관들을 밀치기는 하였지만 이는 소수였고, 그러한 행위를 말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고 인정하였습니다. 그런데도 경찰은 최루액을 분사하면서 지휘관의 호루라기 소리에 맞추어 적극적으로 참가자들을 반대방향으로 밀어냈고, 경찰통제선 앞에 있던 경찰관이 멈추라는 신호를 보냈는데도 장애가 있는 참가자들에게까지 분사를 계속하였습니다. 최루액에 맞은 참가자가 물로 최루액을 씻어내고 있는데도 계속하여 최루액을 분사하였으며, 참가자가 피켓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자 피켓을 빼앗은 후 최루액을 분사하였고, 채증자용 삼각대에 올라가 후방에 있는 참가자들에게까지 최루액을 난사하였습니다. 참가자들은 200명으로 장애인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었는데, 현장에 배치된 경찰은 900명...
Read More

[희망법생각] 장애인차별금지법 벌칙 조항 개정과 시행

지난 해 12월 19일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차별금지법’)의 벌칙 조항이 장애계의 바람대로 개정되었습니다. 무엇이 바뀌었을까요. 먼저 “장애인을 차별하면 감옥에 갈 수 있나?” 하고 의아해 하실 분도 계실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장애인을 차별하면 감옥에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경우가 다 그런 것은 아니고 악의적인 차별을 한 경우만 해당합니다. 이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장애인차별금지법 제49조 제1항). 그럼 악의적인 차별이란 어떤 차별일까요. 개정되기 전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악의성을 판단할 때, ①차별의 고의성, ②차별의 지속성 및 반복성, ③차별 피해자에 대한 보복성, ④차별 피해의 내용 및 규모를 ‘전부’ 고려하여야 한다고 하였습니다(개정 전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9조 제2항). 이 네 가지를 전부 고려하다 보니 장애인차별금지법의 벌칙을 적용하기가 몹시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된 지 10년 가까이 되었지만,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은 사례는 6건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이들 사건들은 장애인거주시설에서 시설장 등이 다수의 장애인을 폭행, 감금하고, 장애인에게 지급된 급여를 횡령한 사건이거나, 회사에서 지적장애인을 장기간 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착취한 사건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없어도 형법이나 다른 법률로 충분히 처벌할 수 있기 때문에 장애인차별금지법의 벌칙 조항이 실효성이 없다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개인 인터넷 방송에서 장애인을 비하하는 내용을 지속적으로 방송하는 경우, 거리에 장애인을 혐오하는 현수막을 내 건 경우, 음식점에서 지속적으로 장애인을 차별하는 경우 등은 기존의 장애인차별금지법으로 처벌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것이 차별임이 분명해도, 고의적으로 반복하여 피해자에게 보복을 가한 차별이면서 그 피해의 규모가 크다고 보기는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장애계에서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9조 제2항에서 ‘전부’를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리고 그 주장대로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9조 제2항이 개정되었습니다. 이제 네 가지 요건 중 일부에 해당하면 악의적인 차별이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고의적...
Read More

[연구] 감염인(HIV/AIDS) 의료차별 실태조사를 반영한 인권위 정책권고

희망법 김재왕 변호사, HIV/AIDS 감염인 의료차별 실태조사 참여 감염인 26% 수술기피나 거부 경험, 76% 감염사실 밝히기 어려워 의료차별 받아도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는 30%도 되지 않아   희망법은 2016년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발주한 감염인(HIV/AIDS) 의료차별 실태조사에 참여해 HIV 감염인들이 겪는 의료차별의 문제를 조사하고 정책 대안을 제시하였습니다. 실태조사 결과 HIV 감염인의 26%는 감염사실 확인 후 약속된 수술을 기피하거나 거부당한 경험이 있다고 하였고, 76.2%는 다른 질병으로 병원 방문 시 HIV 감염인임을 밝히기 어렵다고 하였습니다. 1990년대 말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 도입으로, HIV 감염인의 건강유지와 전파력 자체를 억제하는 것이 가능해 일상적 외래진료나 수술을 받는 경우가 증가함에도 혐오와 차별이 걸림돌이 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의료차별을 경험했을 때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는 29.9%에 불과하였습니다. 지난 1월 17일, 인권위는 실태조사 결과를 반영하여, HIV·AIDS 감염인에 대한 의료차별 개선과 치료받을 권리 보장을 위한 대책 마련을 보건복지부장관·질병관리본부장 및 시·도 지방자치단체장에게 권고하였습니다. 인권위는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 같은 차별의 원인으로 HIV에 대한 의료인의 편견과 몰이해, 부족한 진료경험을 꼽고 이로 인해 감염인은 자신의 질병을 밝히지 못해 의료접근성이나 치료효과성까지 저해받고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 질병관리본부장에 대한 권고 인권위는 의료인의 인식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고 질병관리본부장에게 ▲’HIV·AIDS 감염인에 대한 인권침해 예방가이드’ 개발 ▲의료인 대상 인권침해 및 차별예방 교육·캠페인 활성화를 권고하였습니다. 또 1990년대 중반 항레트로바이러스제 등 의약품이 발달해 감염인의 감염률 감소와 면역력 증대로 60세 이상 감염인 인구가 늘어난 현실을 고려하여, ▲호스피스 및 요양(돌봄) 서비스 가이드·서비스 모델 연구 개발을 통한 감염인 요양(돌봄) 서비스 대책 마련 ▲간병비 지원 현실화를 권고하였습니다.   ○ 보건복지부 장관에 대한 권고 아울러 예비의료인 단계에서부터 인권침해 및 차별 예방역량이 훈련될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의사국가시험에서 감염관리 지침과 HIV·AIDS 감염인 등...
Read More

시각 청각 장애인도 극장에서 함께 영화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을 환영합니다.

  희망법은 사단법인 두루, 법무법인 지평, 원곡법률사무소 및 장애인 단체들과 함께 지난 2016년 2월,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를 상대로 시·청각장애인이 화면해설과 자막이 있는 영화를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극장에서 볼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7일, 법원은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 들여 원고승소 판결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8부(부장판사 박우종)는 “CGV 등은 원고들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도록 이들이 관람하고자 하는 영화 중 제작사 또는 배급사 등으로부터 자막과 화면해설 파일을 받은 영화에 대해 시각장애인 원고들에게는 화면해설, 청각장애인 원고들에게는 자막을 제공하라”고 밝혔습니다. 또 “이들이 영화나 영화관에 관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를 통해 자막 또는 화면해설을 제공하는 영화와 영화관, 상영시간 등 편의 내용을 제공하고, 영화관에서는 점자자료 또는 큰 활자로 확대된 문서, 한국수어 통역 또는 문자와 같은 필요한 수단을 제공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희망법은 이 판결을 환영하며, 이 판결이 시·청각장애인의 영화관람권을 보장하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판결을 계기로 영화제작업자가 영화와 함께 자막과 화면해설을 제작하고, CGV 등 영화상영업자가 영화관에서 시·청각장애인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영화를 원하는 사람과 볼 수 있도록 영화관 설비를 갖추기를 기대합니다.    
1 2 3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