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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소소식] 모두투어, 장애인 고객 응대 매뉴얼 마련 등에 합의

  글 / 최현정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이하 ‘희망법’)은 지난 2019년 2월 1일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와 함께, 뇌병변장애인 A씨(이하 ‘원고’)를 대리하여 원고의 장애를 이유로 여행상품 예약을 거부한 주식회사 모두투어네트워크(이하 ‘모두투어’)에게 그 차별시정과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습니다. * 관련 글 보기 지난 9월 18일 원고와 모두투어는 조정을 통해 원만히 합의에 이르렀습니다. 조정 절차에서 모두투어는 원고에게 사과하였습니다. 그리고 원고 소송대리인의 의견을 반영하여 ‘모두투어 고객 응대 매뉴얼’을 제작하였습니다. 원고와 모두투어는, 모두투어가 여행상품 예약 및 안내 업무를 담당하는 소속 직원들에게 위 매뉴얼을 배포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한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을 시행하며, 원고의 정신적 손해에 대하여 200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는 것에 합의하였습니다. 모두투어 고객 응대 매뉴얼은 장애인뿐만 아니라 고령자, 임산부, 일시적 도움이 필요한 고객 등 건강상 특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고객(이하 ‘장애인 고객 등’)을 응대할 때 활용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장애 유형에 대한 간략한 안내,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 규정한 정당한 편의 제공의 내용, 관광활동에서의 장애인 차별금지 조항에 대한 설명, 정당한 편의 제공 시 지켜야 할 원칙과 안내 절차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특히 위 매뉴얼은 장애인이 자신의 결정에 따라 자유롭게 여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가이드라인을 정하였다는 데에 의미가 있습니다. 장애만을 이유로 하여 여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거나, 추가비용‧동반자의 동행 또는 별도 서류제출 등을 요구하지 않도록 정하였습니다. 고객에게 (활동) 보조가 필요한 것으로 예상되는 일정이 포함되어 있다면, 동반자나 지원 인력의 필요 여부를 고객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여행 상품의 내용과 그 일정을 모두투어 직원이 설명하도록 하였습니다. 고객의 장애 특성과 여행국가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위험이 예상되는 경우, 여행 가능 여부를 모두투어의 직원이 판단하지 않고, 고객이 그 위험을 인지한 후 여행에 참여할 것인지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그 위험성에 대하여 안내하도록 규정하였습니다. 짧지 않았던 조정 과정에서 모두투어는 원고의 의견을 경청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하였습니다. 이런 모두투어의 태도는 다른 회사에 귀감이 될 만하였고, 희망법도 높게 평가합니다. 앞으로 모두투어가 장애인 고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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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소소식] 상속에서 배제당했던 뇌병변장애인, 조정으로 권리 실현

중증 뇌병변장애인 A 씨(43세)는 7세 때부터 가족과 떨어져 시설에서 생활하였습니다. 2016년 A 씨의 어머니 B 씨는 사망한 아버지 땅을 팔아야 한다며 A 씨의 인감도장을 가지고 갔습니다. 그 뒤 A 씨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 급여 대상자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아버지로부터 받은 추정상속분이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알아 보니 A 씨가 가족들과 상속 협의를 한 적이 없었는데도, 아버지 명의의 부동산이 A 씨의 형 c 씨 명의로 이전되어 있었습니다. A 씨는 아버지로부터 상속 재산을 한 푼도 받지 못하였고 오히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 수급자에서 제외되는 불이익만 받게 되었습니다. 희망법은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와 함께 A 씨를 대리해 사망한 아버지 재산을 혼자 상속한 형 C 시을 상대로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소가 제기되자 C 씨는 A 씨와 협의 없이 상속 재산을 이전한 사실을 솔직히 인정하고, A 씨에게 적절한 재산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지난 달, A 씨와 C 씨는 법원에서 원만하게 조정에 합의하였습니다. C 씨는 10년 동안 매달 소정의 생활비를 A 씨에게 주기로 했고, A 씨가 거주할 곳을 마련하는데 필요한 목돈을 내년 6월까지 주기로 하였습니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30조는 가족·가정 등의 구성원은 장애를 이유로 정당한 사유 없이 의사결정과정에서 장애인을 배제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제1항), 장애인의 재산권 행사를 제한·박탈하거나 권리 등의 행사로부터 배제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제3항). 하지만 A 씨 사례와 같이 상속 과정에서 장애인이 배제되는 일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가족이 장애인을 차별하는 것인데, 가족 사이의 문제라 장애인이 참고 지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A 씨는 조정 결과에 따라 자립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할 수 있었고, 새 집에서 살 꿈을 꾸고 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가족이 상속에서 장애인을 배제하는 관행이 바뀌고, 인권침해를 당해도 참던 장애인이 A 씨처럼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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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골웨이 대학 국제장애인법 연수 참가 후기

글 / 김재왕   지난 6월 17일부터 21일까지 아일랜드 골웨이 대학에서 진행된 국제장애인법 연수에 다녀 왔습니다. 연수는 장애인법연구회 사람들과 같이 갔습니다. 아시아에서도 비슷한 국제장애인법 연수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이미 비슷한 연수를 하고 있는 곳을 살펴 보고자 함이었습니다. 짤막한 후기를 남겨 봅니다. 강의는 모두 영어로 진행된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아일랜드에 가기 전부터 연수팀 사람들과 영어 공부를 했습니다. 이번 연수의 주제는 장애인 가족생활권이었습니다. 가족생활권에 대한 장애인권리협약을 영문으로 보면서 생소한 단어를 익혔습니다. 우리나라 상황을 알릴 수도 있으니 정부가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에 제출한 국가보고서 내용도 보았습니다. 어쩌면 연수보다 이 과정이 공부가 많이 됐습니다. 연수 가운데 참가자가 준비한 포스터를 발표하는 시간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장애인권 상황을 알리는 포스터도 만들었습니다. 이른바 염전노예 사건과 같은 장애인 학대 사건과 탈시설, 장애인차별금지법과 법원의 구제조치를 설명하고 사례를 설명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영어로 복잡한 소송을 간단하게 설명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류다솔 변호사와 같은 영어능력자와 함께 만들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아일랜드에 갔습니다. 골웨이는 한적한 소도시였습니다. 대학 기숙사에 짐을 풀고 4박 5일 동안의 연수에 참여했습니다. 강의장은 규모가 큰 강당이었습니다. 인공지능이 실시간으로 발언자의 말을 자막으로 표시해 주었습니다. 웹사이트를 통해서도 실시간 자막을 볼 수 있었는데, 이를 통해 저도 자막 내용을 들으며 강의를 쫓아 갈 수 있었습니다. 구글 번역을 활용해 짧은 영어를 보완할 수도 있었습니다. 기술의 발전이 그저 놀라웠습니다.   아일랜드 골웨이 대학에서 진행된 국제장애인법 연수 기간 동안 여러 강의와 발표가 이어진 회의실 모습 와상장애인이 위탁모가 될 수 있을까? 연수에서 가장 인상적인 사례는 프레야 하랄즈도티르(Frejya Haraldsdottir) 씨 사례였습니다. 그녀는 와상장애인이었는데 국가의 보조를 받는 위탁모가 되고자 했다가 거부당한 사례를 발표했습니다. 과연 중증의 장애인이 위탁모가 될 수 있는가, 양육의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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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소소식>HIV 감염인 입원 거부에 대하여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차별 인정

희망법은 여러 인권단체와 함께 합리적 이유 없이 HIV 감염인의 입원을 거부한 국립재활원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했었습니다. HIV 감염인은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장애인에 해당하므로, 이것이 병력 차별일 뿐만 아니라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른 장애인 차별임을 주장하였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9년 5월, 그 주장을 받아 들여 국립재활원장에게 차별시정을 권고하였습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라 장애인 차별로 인정받으면, 피해자는 법무부에 시정명령을 신청하거나 법원에 구제조치를 청구할 수 있는 등 다양한 권리구제 수단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희망법은 이번 국가인권위원회 결정이 HIV 감염인의 차별을 개선하는 데 밑거름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장애인차별금지법을 활용해 HIV 감염인의 차별을 구제하는 데에 노력하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논평으로 봐 주세요.   지난 2017년 11월, 김재왕, 박한희 변호사가 HIV/AIDS 감염인에 대해 재활치료를 거부한 국립재활원이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위반했음을 밝히는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논평> “HIV때문이 아니라 사회적 차별로 인해 죽는다.” – HIV감염인 재활치료거부사건에 대한 장애인차별금지법 적용 결정을 환영한다 –   우리는 2017년 11월, HIV감염인의 재활치료를 거부한 국립재활원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하였다. 피해자는 면역력이 떨어져 기회질환을 앓게 되었고, 그 결과 시력을 잃고 편마비가 생겼다. 국립재활원은 피해자를 역격리할 시설이 없고, 감염내과 전문의와 검사장비가 없어 응급 대처할 수 없다는 이유로 거부하였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9년 5월, 이 사건을 장애인차별금지법 제31조(건강권에서의 차별금지) 위반한 차별금지행위라고 판단하였다. 국립재활원장에게 피해자를 입원 조치할 것과 재발방지를 위해 HIV감염인에 대한 인권침해 및 차별 예방교육을 직원들과 함께 수강할 것을 권고하였다. 국립재활원의 주장과 달리 피해자는 의학적으로 역격리가 필요한 상태가 아니고, 에이즈치료를 위한 시설, 장비, 인력이 필요하다는 국립재활원의 주장 또한 피해자가 정기적으로 감염내과에 외래로 방문하고 처방받은 에이즈 약제를 복용하면 되며 혹여 조절되지 않은 급성질환이나 중증질환이 발생하면 상급병원으로 신속히 이송하면 되므로 이유 없다고 보았다. 즉 국립재활원이 피해자의 입원을 거부한 것은 ‘질병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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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소소식] 헌법재판소, 낙태죄 조항 헌법불합치 결정

헌법재판소는 지난 4월 11일, 낙태죄 조항(형법 제269조 제1항 및 제270조 제1항 중 ‘의사’ 부분)이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고 선고하였습니다. 여성의 기본권 침해를 종식시키고, 성재생산건강을 보장할 제도를 마련할 수 있는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결정입니다. 희망법 류민희, 최현정 변호사도 청구인 대리인단에 참여하였습니다. 두 변호사의 변론 후기를 전합니다.   4월 11일 낙태죄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진 직후,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 활동가들 및 시민들이 헌재의 결정에 환호하고 있다. ⓒ성과재생산포럼   함께 한 발을 내딛다 / 류민희 변호사   희망법은 2016년부터 장애,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등 소수자의 관점으로 성과 재생산 정치에 개입하며 담론과 실천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성과재생산포럼의 여러 활동가, 연구자들과 함께 해왔습니다. ‘2017헌바127’ 사건이라는 사건번호로 일컬어지는 낙태죄 위헌소원에 참여하게 된 것도 이 연장선에 있습니다. 우연과 필연이 겹친 과정 동안 낙태죄 폐지, 그리고 그 너머를 바라보며 모든 이들의 성과 재생산 권리의 보장을 이야기할 수 있는 ‘처음’을 고대하며 보낸 몇 년이 좋은 결과로 돌아와 기쁜 마음입니다. 낙태죄 위헌소원의 7명의 대리인단은 사건이 가지는 역사적 무게와 있을 수 있는 실패의 부담감을 분명히 느꼈습니다. 그래서 논리적 주장과 충분한 증거 그리고 여성의 목소리를 담은 변론과 준비를 하는 것으로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했습니다. 물론 이것만으로는 변화가 찾아오지 않는다는 점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조항은 만들어질 때부터 지금까지 한번도 법적으로 정당화된 적이 없다는 신념만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이 확신만 제대로 전달될 수 있다면 저희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다 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국제인권단체와 유엔을 포함한 해외에서의 지지 목소리도 저희의 확신을 강화해주었습니다.   ▶ 휴먼라이츠워치, “한국: 낙태 비범죄화 필요” ▶ 유엔 여성차별철폐실무그룹, 헌법재판소에 낙태죄 위헌성에 관한 의견서 제출   저희는 공개변론을 경유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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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소소식] ‘염전노예 국가배상 소송’, 승소 확정

희망법은 지난 2015년 11월, ‘염전노예장애인사건 재발방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와 함께 이른바 ‘염전노예’ 사건에 대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묻고자 국가배상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국가배상을 인정받으려면 피해를 구체적으로 입증하여야 하였지만, 피해자 대부분은 지적장애인이라 피해를 입증할 자료가 거의 없었습니다. 1심 재판부는 원고 가운데 “도와달라”며 수차례 파출소를 찾아갔으나 경찰이 번번이 염전주인에게 돌려보냈던 한 사례에서만 원고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이에 불복하여 3인이 제기한 항소심에서 서울고등법원은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여 원고들에게 2,000~3,0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지적장애가 있는 피해자를 가해자와 함께 조사하는 등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경찰과 근로감독관, 강제노역에 시달리고 있음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는데도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지자체 공무원, 실종자로 등록된 피해자에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가해자의 노동착취를 방치한 경찰 등의 책임을 인정한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6일과 10일, 피고 대한민국과 완도군은 항소심에 불복하여 대법원에 상고하였습니다.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는 지난 4월 5일, 염전노예 국가배상 사건 상고심에서 심리불속행 기각 결정을 내렸습니다. 심리불속행이란 형사사건을 제외한 상고심에서 원심 판결이 법 위반 등의 특정한 사유가 없다면 더 심리하지 않고 상고를 기각하는 제도로, 국가와 완도군이 낸 상고를 대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입니다. 이로써 염전노예 사건에 대한 국가배상 소송은 3년 5개월 만에 마무리되었고, 피해자 3명은 국가와 지자체로부터 각 2,000~3,000만원의 위자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심심치 않게 장애인에 대한 착취와 학대 사건이 보도되고 있습니다. 이런 보도를 접할 때마다 염전노예 사건이 발생한 2014년에 비해 달라진 것이 거의 없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합니다. 계속되고 있는 장애인 착취와 학대를 막기 위해서는 각 부처와 지자체가 책임 있는 태도를 가지고 구체적 행동을 취하여야 합니다. 이번 판결은 장애인 착취 사건에 대한 국가와 지자체의 구체적 행동 책임을 분명히 한 점에서 비슷한 사건을 근절하고 예방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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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형사 절차에서의 장애인 조력 / 제2편 신뢰관계인 동석

장애인도 장애가 없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범죄 혐의가 있다고 여겨져 수사를 받기도 하고, 범죄 피해를 당해 수사를 요청하기도 합니다. 장애인이 경찰서나 검찰청, 법원에 갈 때에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을까요? 또 어떤 법률 조항을 활용할 수 있을까요? 지금 법에 규정된 제도 가운데 활용할 만한 것들을 몇 차례에 걸쳐 소개하고자 합니다.   제2편 신뢰관계인 동석   ○ 신뢰관계인 동석 경찰서나 검찰청, 법원에 나가서 이야기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장애가 있거나 나이가 어린 아동·청소년, 우리나라 사정을 모르는 외국인 등에게는 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이들에게 경찰서나 법정은 낯선 곳입니다. 게다가 경찰이나 판사가 이것저것 물어 보면 이들은 위축될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 누군가 옆에 있다면 어떨까요? 조금은 이야기하기 편하지 않을까요? 형사소송법에서는 이런 경우를 위하여 사건 당사자(피해자, 피의자, 피고인)와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이 그 옆에 함께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를 신뢰관계인 동석이라고 합니다.   ○ 신뢰관계인 – 사건 당사자의 심리적 안정과 원활한 의사소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 그럼 사건 당사자와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형사소송 규칙에서는 신뢰관계인을 사건 당사자의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 가족, 동거인, 고용주, 그 밖에 사건 당사자의 심리적 안정과 원활한 의사소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피해자인 경우에는 변호사도 명시하고 있습니다. 사건 당사자의 심리적 안정과 원활한 의사소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신뢰관계인이 될 수 있으니, 친구나 학교 선생님, 직장 동료, 인권단체 활동가 등도 자격이 있습니다. 신뢰관계인 동석을 신청할 때는 동석하고자 하는 자와 사건 당사자 사이의 관계, 동석이 필요한 사유 등을 명시하여야 합니다.   ○ 피해자일 때 신뢰관계인 동석 범죄로 인한 피해자는 형사 절차에서 피해 내용을 진술할 수 있습니다. 경찰서나 검찰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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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소식] 장애를 이유로 예약 거부한 여행사를 상대로 소송 제기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이하 ‘희망법’)은 2019. 2. 1.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와 함께, 뇌병변장애를 이유로 여행상품 예약을 거부한 주식회사 모두투어네트워크(이하 ‘모두투어’)를 상대로 그 차별시정과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원고 A씨는 뇌병변장애인입니다. 혼자 여행을 하고 싶었던 A씨는 모두투어의 괌 여행상품을 예약하려고 했습니다. A씨는 2019. 1. 3. 그 판매를 대리하는 B여행사를 방문하였는데, B여행사 직원은 A씨가 장애로 인하여 의사소통이 어려우므로 혼자 입국심사를 통과할 수 없다고 하면서 예약을 접수하지 않았습니다. 그 직원은 ‘동반자가 있어야 한다’면서 접수를 거부하였는데, 해당 여행상품은 최소 출발 인원이 1명인 상품이었습니다. A씨는 그 다음 날인 2019. 1. 4. 모두투어 홈페이지에서 같은 여행상품을 예약하고 파트너 여행사로 B여행사를 지정하였습니다. 모두투어 여행상품은, 고객이 모두투어 홈페이지에서 원하는 상품을 예약하면 모두투어가 그 내용을 확인하고, 지정된 기간 안에 고객이 결제하여 예약을 확정하는 방식으로 판매됩니다. A씨는 모두투어의 확인을 기다리는 단계에서 여행계약서를 출력하고, 예약 내역도 확인하였습니다. 그런데 B여행사 직원은 A씨에게 전화를 걸어, A씨가 장애 때문에 입국심사를 통과할 수 없고 안전상 문제가 있다면서, 모두투어의 방침에 따라 예약을 취소하겠다고 하였습니다. 통화를 마친 후, A씨가 예약했던 여행상품은 모두투어 홈페이지 예약 내역에서 일방적으로 삭제되었습니다. A씨가 위 방침의 내용을 문의하자, 모두투어는 ‘보호자 없이 혼자 가시는 여행이라고 하여 안전이 걱정되어 보호자와 함께 가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대리점에 전달했다’고 답변하였습니다. ‘예약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 안전상의 문제로 보호자와 동행을 요청드린 것’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장애인을 장애를 사유로 정당한 사유 없이 제한·배제·분리·거부 등에 의하여 불리하게 대하는 경우”를 장애인에 대한 차별로 정의하고(제4조 제1항 제1호), ‘관광사업자는 장애인이 관광활동에 참여함에 있어서 장애인을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합니다(제24조의2 제1항). 이를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하며(제46조 제1항), 법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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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형사 절차에서의 장애인 조력 / 제1편 보조인

장애인도 장애가 없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범죄 혐의가 있다고 여겨져 수사를 받기도 하고, 범죄 피해를 당해 수사를 요청하기도 합니다. 장애인이 경찰서나 검찰청, 법원에 갈 때에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을까요? 또 어떤 법률 조항을 활용할 수 있을까요? 지금 법에 규정된 제도 가운데 활용할 만한 것들을 몇 차례에 걸쳐 소개하고자 합니다.   제1편 보조인   형사 절차, 피의자, 피고인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형사 절차와 피의자와 피고인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형사 절차는 범죄에 대하여 국가의 형벌권을 실현하는 절차를 말합니다. 이렇게 말하니까 조금 어렵지요? 누군가 물건을 훔쳤다고 해 봅시다. 절도는 아주 오랜 옛날부터 범죄로 여겨졌고, 지금 형법에서도 범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물건을 훔친 사람은 법에 따라 벌을 받아야 합니다. 그럼 누가 이 사람에게 벌을 내릴 수 있을까요? 과거에는 왕이나 관리가 벌을 내렸습니다. 지금은 그 역할을 국가가 하고 있습니다. 경찰, 검찰, 법원 모두 국가기관 가운데 하나지요. 이처럼 국가가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 대해서 벌을 내리는 과정을 형사 절차라고 합니다. 피의자와 피고인은 이 형사 절차의 주인공입니다. 바로 범죄를 저질렀다고 의심받는 사람을 말합니다. 경찰과 검찰에서 수사를 받을 때는 피의자라고 부르고, 그 사람이 재판에 붙여지면 피고인이라고 부릅니다. 같은 사람인데 어떤 과정에 있느냐에 따라 다르게 부르는 것입니다.   보조인 – 변호사가 아니어도 피의자나 피고인을 변호할 수 있는 사람   이제 본론을 시작하겠습니다. 첫 번째 소개할 내용은 보조인입니다. 형사 절차의 주인공은 피의자, 피고인이라고 하였습니다. 원칙적으로 모든 절차에 혼자 참여하여야 합니다. 경찰이나 검찰 앞에서 진술할 때도, 법정에 출석할 때도 그러합니다. 자기에게 죄가 없다거나, 죄가 있더라도 받아야 할 벌은 가벼워야 한다는 주장을 스스로 하여야 합니다. 법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무척 어려운 일이지요. 그래서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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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소소식] ‘염전노예 국가배상 소송’, 1심 뒤집고 국가 책임 인정

○ 국가 책임을 묻고자 시작한 사건 2014년 이른바 ‘염전노예’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은 다수의 염전주들이 장기간 동안 지적장애를 가진 사람에게 일을 시키면서 임금을 주지 않고 착취한 사건이었습니다. 가해자들 대부분이 평범한 사람들이고, 마을 전체가 장애인에 대한 노동 착취를 묵인했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었을까? 결국 범죄행위를 예방해야 하는 경찰과 장애인에게 복지를 제공해야 하는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이 제 역할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었습니다. 지난 2015년 11월, ‘염전노예장애인사건 재발방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염전공대위)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묻고자 국가배상소송을 제기했스니다. 희망법도 이 소송에 참여했습니다. ○ 아쉬운 1심 판결 하지만 국가 책임을 묻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지적장애인이어서 피해를 명확하게 진술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나마 피해를 진술한 경우도 그 진술을 뒷받침할 증거가 거의 없었습니다. 대부분의 증거는 상대방에게 있었습니다. 그래서 대리인단은 피고 대한민국에게 경찰이 가지고 있는 염부(염전에서 일한 사람)들에 대한 조사 자료나 관련자 징계 자료, 염전노예 사건이 있었던 때에 해당 파출소에서 근무한 경찰 명단 등을 제출하라고 요청하였습니다. 하지만 피고 대한민국은 이미 폐기해서 자료가 없다거나, 사생활 보호를 핑계로 경찰 명단을 주지 않으려고 하였습니다. 한편, 법정에 증인으로 나온 염전주들의 진술은 놀라웠습니다. 증인으로 출석한 2명의 염전주들은 하나 같이 경찰이 정기적으로 염부들의 임금체불이나 폭행 피해 여부를 조사했고, 새로 섬에 들어온 사람에 대하여 기록한 장부가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염전주들의 진술에 따르면 경찰이 이미 노동 착취를 알고 있었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1심 법원은 경찰이 원고 개개인의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피해 상황을 알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파출소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원고 1명에 대해서만 손해배상을 인정하였습니다. 법원은 국가배상을 인정하기 위해서 분명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한 구체적인 주의의무 위반을 입증해야 한다는 태도였습니다. 입증 자료가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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