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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과 인권

[제35차 유엔 인권이사회 참가기] 유엔 기업과 인권 실무그룹 국가보고서에 대한 대응활동

  희망법 김동현 변호사는 2017년 6월에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제35차 유엔인권이사회에 참가하고 돌아왔습니다. 어떤 이슈를 가지고 어떠한 활동을 하고 돌아왔는지 자세한 이야기를 참가기에 담았습니다.   유엔 인권이사회란 ? 국제 연합(The United Nations, 이하 “유엔”)의 인권 보장 매커니즘은 조약 기반 매커니즘(Treaty-Based Mechanism)과 헌장 기반 매커니즘(Charter-Based Mechanism)으로 대별됩니다. 유엔 인권이사회(UN Human Rights Council, UNHRC)는 2006년 유엔 총회의 결의에 의하여 설립된 정부간 조직으로 인권 보호에 대한 대화, 즉 국가들이 인권을 보장하는 의무를 존중하도록 촉진하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유엔의 47개국의 대표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외의 국가들, 다른 정부간 조직, 각 국가의 국가인권위원회, 그리고 NGO가 참가자(Observer)의 자격으로 참가할 수 있습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보편적 정례 검토(Universal Periodic Review, UPR)을 감독하고 이른바 1503 절차에 의한 인권침해 진정을 조사하고 판단하며, 특별 절차(The Special Procedures of the HRC)를 설립하거나 특별절차를 위하여 선임된 전문가들로부터 보고를 받습니다.   제35차 유엔인권이사회의 주요 일정은 ? 올해 6월에 개최된 유엔 인권이사회에서는 다양한 주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습니다. 다양한 이슈(성적지향 정별정체성, 건강권, 국제 연대, 평화적 집회 및 시위, 교육권, 빈곤 등)와 관련한 독립전문가들의 보고와 토론이 진행되었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보편적 정례검토 절차도 진행되었습니다. 또한, 공공의 건강, 동반되지 못하는 이주 아동, 여성의 문제 등에 대한 일반 토론도 이루어졌습니다. 이와 함께 이번 인권이사회 참가 목적으로 아래에서 설명할 기업과 인권 실무그룹의 대한민국에 대한 국가보고서도 제출 및 논의되었습니다.   기업과 인권 실무 그룹이란 ? 유엔 인권이사회는 특정 국가의 인권 상황을 점검하거나 특정 인권 관련 의제를 제고하기 위하여 독립된 전문가(또는 전문가 그룹)를 선임합니다. 전문가들의 명칭은 Special Rapporteur, Special Representative of the Secretary-General, Representative of the Secretary-General, Independ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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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일터괴롭힘 판례 연재] 5편, 사생활을 빌미로 괴롭히기

직원의 사상도 사생활도 인정하지 않는 회사 충고라면서 협박을 하는 상사 / 다이에사건 K는 유통기업인 다이에(DAIEI)의 영업부 직원이었습니다. 당시 K가 임대해 살고 있던 건물의 주인은 공교롭게도 회사 거래처의 M부장이었습니다. 어느 날 M부장이 K에게 건물에서 나가달라고 요구했고 K는 이를 거절했습니다. 이는 분명 두 사람 사이의 임대계약에 관한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M부장이 K의 상사에게 이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부탁하면서 문제가 다른 방향으로 번지기 시작했습니다. K의 직속상사인 영업부장은 K에게 반복적으로 M부장의 건물에서 나갈 것을 요구했습니다. 처음에는 부하직원에 대한 충고나 조언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K가 끝까지 거부하자 수차례 불같이 화를 내기도 했고, 심지어 인사상 불이익을 거론하며 협박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다른 부서의 임원이나 인사부장에게도 K를 만나서 건물에서 나와야 한다는 충고를 해 달라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영업부장의 요구대로 K를 만났습니다. K는 큰 압박감을 느꼈습니다. 직원의 사상을 감시하다 / 간사이전력사건 간사이전력에 근무하는 Y는 일본공산당원입니다. 또 Y의 동료인 H는 공산당원은 아니었지만 Y와 이야기가 잘 통하는 사이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회사 내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동료 직원들이 수군거리기도 하고, 대화에 잘 끼워주지도 않았던 것입니다. 알고 보니 이런 행동들에는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Y와 H가 공산당원이고, 또 공산당에 동조하는 사람이라며, 직원들에게 이들과 어울리지 말 것을 회사가 지시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당시 회사는 공산당원과 그 동조자들이 기업의 질서를 파괴하고 혼란을 일으킨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그런 이유로 이들을 고립시키기 위해 다른 직원들에게 그들과 어울리지 말 것을 명령했던 것입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Y와 H에 대해 ‘극렬 좌파’라거나 ‘회사의 경영방침에 비협조적’이라며 비난했고, 퇴근을 한 후에는 미행까지 해가며 괴롭혔습니다. 심지어 개인사물함을 몰래 열어, 그 안에 있던 ‘민청수첩’의 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 직원은 사상도 사생활도 자유로울 수 없다! 다이에사건에서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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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일터괴롭힘 판례 연재] 4편, 내부고발자 괴롭히기

어느 내부고발자의 30년간의 싸움     아주 특별한 정년퇴임   2006년 가을 K씨의 조촐한 정년퇴임식이 열렸습니다. 퇴근시간인 5시 30분에 회사 앞마당에서 후배 직원들과 몇몇 지지자들이 모인 가운데 간단한 인사가 오갔습니다. 수수한 꽃다발을 받아든 K씨는 수줍게 웃었습니다. “퇴직을 하려니 쓸쓸하기도 하지만 꼭 해야 할 일들을 하면서 살아왔다고 생각해요. 내일부터는 좀 편안히 쉬고 싶습니다.” 그의 짧은 소감이었습니다.   K씨는 대학 재학시절 내내 장학금을 받았고, 졸업과 동시에 ‘간부후보생’으로 많은 기대를 받으며 토나미운수에 입사했습니다. 하지만 입사 4년 만에 그는 회사의 골칫덩어리가 되었습니다. 그가 토나미운수를 포함한 대형 운수회사들이 고액의 운임 유지와 상호간에 고객유치 경쟁금지 등을 불법적으로 담합하여 왔다는 사실을 언론사에 고발하였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은 당시 큰 파장을 낳았습니다. 회사가 비난을 받은 것은 물론입니다. 하지만 그는 내부고발을 하는 것이 오히려 장기적으로 회사를 위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당당했고, 고발을 한 직후 상사를 찾아가 자신이 고발했음을 밝혔습니다.     풀뽑기, 설거지 그리고 이불정리   내부고발 후 인사부서장은 그에게 한 일주일 정도 ‘구 교육연수원’에서 근무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K씨는 회사가 조용해질 때까지라고 잠시 떠나 있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 날이 30년간의 싸움이 시작된 날이었습니다. 그는 연수원 2층 작은 방에서 혼자 근무하면서 여름이면 풀을 뽑고, 연수생용 이불을 정리하고, 식당 설거지도 했습니다. 겨울이면 연수원 마당의 눈을 쓸었습니다. ‘구 교육연수원’이 노후해 문을 닫자 타부서 이동을 제안받기도 했지만, 인사 협의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그는 다시 ‘신 교육연구원’으로 이동해 비슷한 일을 이어갔습니다.   회사는 그에게 수차례 퇴직할 것을 강요하기도 했습니다. 본인에게는 물론 형과 어머니를 찾아가 사직을 권해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집으로 협박전화가 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가족들은 끝까지 그의 싸움을 지지했습니다. 그 30년간 당연히 승진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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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일터괴롭힘 판례 연재] 3편, 스스로 그만 두게 하기 위하여 수십차례 면담하는 행위는 일터 괴롭힘

스스로 그만 두게 하기 위하여 수 십차례 면담하는 행위는 일터 괴롭힘   항공사에서 승무원으로 근무하던 H는 어느 날 공항으로 출근하던 도중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허리를 심하게 다쳤고, 3년 3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휴직을 해야만 했습니다. 그나마 산재사고였기 때문에 휴직기간이 보장되었던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었습니다. 길고 힘들었던 치료를 마치고 H는 복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축하를 받아야 할 일이지만, H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회사의 싸늘한 대우였습니다.   30번의 면담, 심지어 고향까지 찾아가 가족에게 H를 설득하도록 요구하다   사실 회사는 H가 복직을 하기 전부터 H에게 퇴직을 강요해왔습니다. H의 상사인 A 등 5명은 복직 2개월 전부터 약 4개월에 걸쳐 30여 차례의 면담을 진행했고, 그 중에는 무려 8시간이나 진행된 면담도 있었습니다.   면담을 하며 회사가 H에게 한 말들은 대단히 모욕적인 것이었습니다. ‘스튜어디스로서의 능력이 없다’거나, ‘다른 길을 찾아볼 수 있지 않느냐?’고도 했고, 심지어 ‘기생충’이다, ‘다른 직원들에게 폐를 끼치고 있다’와 같은 말까지 쏟아냈습니다. 그래도 H가 말을 듣지 않자, 큰소리로 윽박지르거나 책상을 내리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는, 상사들은 수시로 기숙사를 찾아가 대화를 하자고 요구하기도 했고, 고향에까지 찾아가 H의 가족들을 만나 퇴직을 설득해 달라 요구하기까지 했습니다.   일본법원(이른바 전일본공수 퇴직 강요 사건, 오사카 지방재판소 1999. 10. 18.)은 이러한 회사의 행위는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어섰다고 판단했고, 이는 단순히 퇴직을 권유하는 것이 아닌 위법한 강요행위로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일들로 인해 H가 받은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로 50만엔이 상당하다고 판결했습니다.   괴롭혀서 스스로 나가지 않으니 업무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해고하다   나아가, 이 사건에서는 H에 대한 해고가 정당한지 여부도 다투어졌습니다. 회사의 퇴직 강요에도 불구하고 H가 스스로 그만두지 않자 회사가 H를 해고하였기 때문입니다.   회사는 H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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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일터괴롭힘 판례 연재] 2편, 제 발로 나갈 때까지 괴롭히기

망신을 주기 위한 인사, “제 발로 나갈 때까지 괴롭힌다!”     당신은 오늘부터 과장이 아니라 평사원이예요!   Y가 도쿄의 한 은행에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한 것은 1952년이었습니다. 일본경제가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던 50~60년대를 은행원으로서 성실하게 살아온 Y였습니다. 그러던 중 1964년 Y가 다니던 은행이 미국에 본사를 둔 뱅크오브아메리카일리노이에 매각되면서, Y 역시 새로운 회사에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새 직장에서도 Y의 생활은 순조로웠습니다. 1972년에는 총무과 과장으로 승진했고, 1978년에는 커미셜2 과장으로 보직을 옮겼습니다. 다양한 업무 경험을 쌓아왔고, 인사 고과도 흠잡을 데 없었습니다.   그런 Y에게 문제가 일어나기 시작한 것은 1982년 봄이었습니다. Y는 어느날 인사개편 통보를 받았습니다. 과장 직위로부터 강등하며, 지금까지 동료로 지내던 과장의 밑에서 지휘감독을 받게 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게다가 Y가 부여받은 업무 역시 지금까지 쌓아 온 경력이나 지식과는 무관한 일이었습니다. Y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직급이 내려가고 급여가 줄어드는 것도 문제였지만, 20년 넘게 다닌 회사에서 쓸모없는 존재가 되었다는 생각에 자존감이 와르르 무너졌습니다.     경영합리화, 구조조정… 그리고 나이든 직원 쫓아내기!   뱅크오브아메리카일리노이는 전략적으로 진출한 일본시장에서 고전했고, 급기야 1978년부터는 적자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했습니다. 이에 회사의 경영을 합리화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하기로 하고, 직원들을 압박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상대적으로 강점으로 평가되는 대부업무와 외국환 분야를 강화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구조개편이 핵심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회사의 방침은 직원들의 반발을 낳았고, 특히 Y를 포함한 다수의 관리직 직원들은 저항감이 심했습니다. 비교적 오래 회사를 다닌 이들은 이 구조조정에 불만이 있었고, 지금까지 자신들이 해 온 업무를 고수하고자 하는 성향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회사는 이들에 대해 강경한 입장이었습니다. 급기야 1982년에는 회사의 방침에 잘 따르는 직원들은 승진을 시켜주는 등 혜택을 주고, 반대로 말을 잘 듣지 않는 다수의 관리직 직원들은 강등시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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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혼술남녀’가 신입조연출 PD를 죽였다

. 지난해 10월 26일, tvN 드라마 ‘혼술남녀’가 인기리에 종영된 다음 날, 해당 드라마 신입 조연출 故이한빛 PD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노량진을 배경으로 현 시대의 청춘의 애환을 담았다는 드라마 제작과정에서 젊은 청년이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입니다.   故이한빛 PD는 28세의 나이로 2016년 1월에 CJ E&M 신입사원 공채로 채용되어, 지금으로부터 1년 전이었던 2016년 4월 18일에 tvN 드라마 ‘혼술남녀’ 팀에 배치되었습니다. 첫 작품이었던 드라마 ‘혼술남녀’가 종영한 다음 날, 입사한 지 약 9개월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 사건은 ‘신입사원에 대한 tvN (CJ E&M)의 사회적 살인’이며, ‘시청률 경쟁에만 혈안이 되어 구성원을 도구화하는 드라마 제작환경과 군대식 조직문화’에서 발생하셨습니다.   고인의 장례식 이후, 사건의 진상을 알고자 CJ E&M 측(이하 회사 측)과의 면담이 진행됐습니다. 유가족 측은 고인이 죽음에 이르게 된 드라마 ‘혼술남녀’ 제작환경의 구조적 문제 파악과 고인의 명예 회복을 요구하였고 회사 측은 유가족의 제기에 공감대를 표하며 유가족의 질의를 중심으로 진상규명에 협조할 것을 약속하였습니다.   그러나 회사와 유가족의 3차례의 면담과 2차례의 서면 답변 과정에서 회사 측은 고인의 사망원인을 고인의 개인적 문제로 왜곡하고, 진상규명을 위한 유가족의 요구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태도로 일관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회사 측의 조사는 진상을 규명하기보다는 은폐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에 유가족 대책위는 6개월 동안 고인이 남긴 증거자료와 관계자 인터뷰를 통해 진상조사를 진행하여 자체적으로 사건의 경위를 파악하고 조사보고서를 작성하였습니다.   조사 결과, 이 사건은 장시간 고강도 노동과 군대식 조직문화가 신입사원의 꿈과 열정, 미래에 대한 희망을 파괴하고 생의 지속 의지를 박탈한 살인사건입니다. 그럼에도 그동안 회사 측이 보여온 무성의와 축소․은폐 시도는 고인을 또 한 번 죽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책위에서는 사건의 진상조사 결과를 상세하게 밝히고, 기자간담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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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일터괴롭힘 판례 연재] 1편, 취업규칙 베껴쓰기는 일터괴롭힘!

징벌적 성격의 직원교육, “취업규칙 베껴쓰기는 일터괴롭힘!”   취업규칙을 온종일 베껴 써라! 물론 이건 교육이다! 어느 날 직원 Y는 작업을 하던 중 상사에게서 당황스러운 지적을 받았습니다. 지금 착용하고 있는 허리띠를 사용하지 말라는 요구였습니다. 허리띠에 새겨 있는 일본국철노동조합의 마크가 문제였습니다. 그런 허리띠를 착용하고 작업을 하는 것은 취업규칙 위반이라고도 했습니다. Y는 상사의 요구를 거절했습니다. 이건 개인의 자유라는 생각에서였습니다. 게다가 자신은 바로 노동조합의 조합원이어서 이상할 게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상사의 요구가 전혀 납득이 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다음날 일어났습니다. 그를 다시 호출한 상사는 두툼한 서류뭉치를 주면서 백지 위에 내용을 모두 옮겨 적으라고 했습니다. 서류는 <취업규칙>이었습니다. 전문 142조, 수십 장이나 되는 분량이었습니다. 단순히 옮겨 적는 게 아니라 토시 하나 틀리면 안 되며, 다 적은 후엔 또박또박 낭독하라고도 했습니다. 게다가, 감상문도 적어 제출하라는 지시도 덧붙여졌습니다. Y는 출근 직후부터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취업규칙을 한 자 한 자 적고 또 적었고, 퇴근시간에서야 이 일을 멈출 수 있었습니다. 다음날에도 똑같은 지시가 내려왔습니다. 이날도 Y는 다시 취업규칙을 옮겨 적었습니다. 그런데 점심시간이 되자 몸이 좋지 않은 것을 느꼈습니다. 이틀이나 꼼짝없이 손글씨를 쓰며 몸도 마음도 위축되어 있던 탓입니다. 몸이 아픈 것도 힘들었지만 심리적으로 더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상사는 이것이 정당한 직원에 대한 교육훈련이라고 했으나, 그에게는 완전히 벌로 느껴졌습니다. Y는 이날 조퇴를 했습니다.   취업규칙 베껴 쓰기가 교육이 될 수 있을까? 일본 법원(이른바, JR 동일본(혼죠 보선구) 사건, 항소심 仙台高秋田支部判平4・12・25; 상고심 裁二小判平8・2・23)은 이것은 교육이라 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직원교육이란 어느 정도 상사의 재량에 맡겨진 부분이기는 합니다. 따라서 관리직 직원이 부하 직원에 대해 취업규칙의 철저한 숙지를 위하여 교육훈련을 명하는 것 또한 그 자체로 위법이 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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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집단 괴롭힘에 관해 실행행위자와 사용자의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한 판결

판례평석 / 이종희 변호사 대상판결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1. 13. 선고 2016가합538467 판결     1. 사건의 경과   ○○병원 간호사로서 보건의료노조 ○○병원지부의 지부장이었던 원고는 이 사건 병원의 운영 방식을 비판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옹호하는 활동을 하여 왔다. 그런데 2013. 11.에는 병원과의 단체교섭이 결렬된 후 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하고 나서, 2015. 4.에는 인터넷 신문에 병원의 정책을 비판하는 기사가 실린 것을 계기로 원고에 대한 괴롭힘이 자행되었다. 그 방식은 중간관리자들을 중심으로 한 병원 직원들이 원고의 근무 개시 무렵, 점심시간 무렵 또는 퇴근 시간 무렵이라는 동일한 시간대에 2~6명씩 함께 원고의 근무 장소에 찾아와 대화를 요구하는 것이었다. 방문의 횟수는 10여 차례에 달하였다. 사측 교섭위원이 원고를 비공식적으로 원고를 찾아와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사항에 항의하고 원고 개인을 비난하기도 하였고, 원고와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지 밥그릇만 챙긴다’는 등의 모욕적 발언을 하기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방문한 직원들에게 노동조합과 관련된 일은 개인적인 자리에서 말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말하고 이 사건 병원의 인사노무부장에게는 병원 차원의 문제 해결을 요청하였으나, 항의 방문은 계속되었다. 원고는 스트레스가 극심해져 2015. 4. 출근 도중 실신하고 정신과 치료를 받기에 이르렀다. 한편, 인천성모병원 경영진은 노조의 투쟁에 대응한다며 2015. 7. 원고를 비난하는 내용이 담긴 유인물을 이 사건 병원의 직원, 환자, 보호자들에게 배포하였다. 병원 앞에는 노조 활동을 하는 원고를 ‘일하기 싫은 자’로 지칭하는 표현이 담긴 실외 배너를 설치하였다. 2015. 11.에는 병원에서 발간하는 월간 사외보에도 원고를 비난하는 내용의 글을 실었다. 원고는 집단 항의 방문 방식의 괴롭힘과 유인물, 실외 배너, 사외보를 통한 명예훼손·모욕에 관하여 이 사건 병원을 운영하는 학교법인, 병원장, 인사노무부장, 항의 방문에 참여한 직원을 피고로 하여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2. 집단 괴롭힘에 관한 법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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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소 소식] 법원, ‘대화하자’는 핑계로 노조원 괴롭힌 사측에 위법 판결!

노조 간부에 대한 집단 괴롭힘 손해배상청구 소송, 1심 일부 승소   희망법은 2015. 12. 31. 인천성모병원에서 노조 간부에 대해 가해진 집단 괴롭힘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소송대리인 변호사 김동현, 서선영, 이종희). 지난 2017. 1. 13. 1심 판결이 선고되었는데요(서울중앙지방법원 2016가합538467), 집단 항의 방문 등을 통한 괴롭힘의 불법성을 인정하는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그 소식을 전합니다.   인천성모병원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나?   인천성모병원 간호사로서 보건의료노조 인천성모병원지부의 지부장이었던 원고는 병원의 운영 방식을 비판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옹호하는 활동을 하였다는 이유로 끊임없는 괴롭힘을 겪어야 했습니다. 2013년에는 병원과의 단체교섭이 결렬된 후 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하고 나서, 2015년에는 모 인터넷 신문에 병원의 정책을 비판하는 기사가 실린 것을 계기로 괴롭힘이 자행되었습니다. 그 방식은 중간관리자들을 중심으로 한 병원 직원들이 원고의 근무 개시 무렵, 점심시간 무렵 또는 퇴근 시간 무렵이라는 동일한 시간대에 2~6명씩 함께 원고의 근무 장소에 불쑥 찾아와 항의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횟수도 10여 차례에 달합니다. 사측 교섭위원이기도 했던 한 중간관리자는 정작 공식적인 단체교섭 자리에서 교섭 타결을 위한 설득을 하지 않다가, 비공식적으로 찾아와서는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사항에 관하여 원고 개인에게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원고와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지 밥그릇만 챙긴다’는 등의 모욕적 발언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원고는, 노동조합과 관련된 문제는 공식적인 노사관계 창구에서 말하겠으니 근무를 방해하지 말아달라고 수차례 요청하였으나, 항의 방문은 계속되었습니다. 결국 원고는 스트레스가 극심해져 출근 도중 실신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한편, 인천성모병원 경영진은 병원 앞에 “일하기 싫은 자 먹지도 말라”는 성경말씀을 인용한 배너를 설치하여 노조전임자로서 활동을 했던 원고를 일하기 싫은 자로 공개적으로 매도하는 등, 원고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하는 게시물을 배포하기도 하였습니다.     집단 방문을 통한 괴롭힘에 관한 판단   1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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