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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과 인권

[일본 일터괴롭힘 판례 연재] 8편, 병원에서의 일터괴롭힘

엄격한 상하관계에서 발생하는 일터괴롭힘   한 젊은 의사의 죽음   2007년 연말. 일본 효고현의 Y현립병원에서 30대 중반의 의사 T 씨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생활했던 병원 관사의 쓰레기통에서 그가 찢어버린 일기장이 발견되었습니다. ‘나는 의사이기 전에 사람으로서 부족한 것 같다. 내가 사회에 나와서 주변 사람들에게 폐만 끼치고 있다. 사회생활을 접고 싶지만, 내가 머물 곳은 어디에도 없다. 마음 둘 곳도 없는 나 스스로를 정리한다.’ 찢어진 종이는 T 씨의 유서였습니다.   그는 모교 대학병원에서 수련의로 생활하다 2007년 10월 Y현립병원으로 파견을 나왔습니다. 그가 이 병원에서 생활한 것은 사망까지 약 2개월입니다. 그 2개월 사이에 우울증이 발병했고, 결국 관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2010년 8월, T 씨의 죽음은 ‘지방공무원재해보상기금 효고지부’로부터 공무상재해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그가 이 병원에서 근무한 2개월 동안 월평균 40~50시간 정도 초과근무를 해야 했고, 이런 여건이 그의 우울증과 연관이 있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T 씨의 유가족들은 병원과 2명의 상사를 상대로, 장시간 노동과 일터괴롭힘으로 사망에 이르게 된 것에 대한 위자료지급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2014년 1심에서 일본법원(도치기지방법원)은 업무가 과중한 것에 더해 상사의 위압적인 언행을 계속해서 받았던 것이 원인이 되어 우울증이 발병한 것을 인정하고, 이 우울증으로 인해서 자살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T 씨의 상사들은 평소, ‘월급 받은 만큼 일을 안 하면 너희 부모에게 연락할거다.’, ‘시골 병원이라고 얕잡아보고 일을 대충 하는 거 아니냐!’ 등의 폭언을 일삼았고, 심지어 수술실에서도 폭언을 반복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또 회진중에는 환자와 간호사들이 있는 곳에서 폭언과 함께 머리를 때리는 등 폭행도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T 씨가 부임하기 전에 일터괴롭힘을 이유로 3명의 의사가 이 병원을 그만둔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1심 법원은, 병원과 2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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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소소식] “삼성반도체 공장(화성‧기흥 사업장)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특별감독‧종합진단결과에 대한 정보공개원칙을 확인받다”

 글 : 서선영 변호사 문제제기 (삼성 반도체 화성사업장 주요 법위반 사항)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는 화학물질 중앙공급실 등에 독성물질을 안전하게 회수할 수 있는 배기시설을 설치하지 아니하여 유해화학물질 누출시 인명피해 발생 우려가 크다, 일부 장소에서는 해당 물질로부터 근로자 보호에 도움이 되는 보호구를 지급‧사용하는 등의 보건조치도 소홀히 하였다   정부(고용노동부)가 삼성반도체 화성사업장에 대한 특별감독을 실시하여 확인한 내용들입니다. 위 내용이 비밀일까요? 우리는 위 정보를 알 권리가 없을까요? 고용노동부는 이런 사실들이 국민의 알권리의 대상이 아니라고 계속적으로 정보공개를 거부해왔습니다. 정부가 사업장을 감독해서 법위반 사실을 2,004건이나 적발했으면서도 그와 관련한 일체의 사항은 모두 비밀로 붙이는게 정당할까요 사진출처 : 한겨레   사건의 경과   (1) 2013년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불산누출 사고로 협력업체 노동자 1명 사망, 4명 부상을 입는 중대재해 발생. 특별감독결과 2,004건의 법위반 사실 적발   2013. 1. 28.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유독가스인 불산이 누출되었습니다. 이 사고로 인해 노동자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화성사업장에 대해 특별감독을 실시해서 총 2,004건(삼성전자 1,934건, 협력업체 70건)의 법위반 사실을 적발합니다. 이후 특별감독의 연장선상에서 기흥‧화성사업장에 대해 종합진단을 실시했습니다. 이 결과들은 보고서로 정리되었습니다.   (2) 특별감독보고서‧중합진단보고서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정보공개거부와 소송의 제기   도대체 삼성 반도체 사업장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그 속에서 이루어지는 업무는 얼마나 위험한 것이었는지 알기위해 지역주민, 해당 반도체 사업장에서 재해를 입은 노동자, 직업병 예방 운동을 하는 시민활동가 등은 위 보고서들에 대해 정보공개를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고용노동부는 보고서 일부도 아닌, 전부가 비공개대상이라고 하여 거부를 했습니다. 법위반이 많아도, 사업장에서 아무리 위험한 상황들이 확인되었어도 이에 대해 국민의 알권리는 없다는 의미였습니다.   삼성반도체에서 수많은 분들이 직업병과 재해로 사망했습니다(2017년 10월 5일 현재 삼성직업병 피해제보 현황을 보면, 반도체 부문에서만 제보자 196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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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일터괴롭힘 판례 연재] 번외편, 일터괴롭힘은 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터괴롭힘, 옆에 있는 동료까지도 피해자 이달의 일본 일터괴롭힘 판례 연재는 번외편으로, 도서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일본 판례 모음]에 게재된 사건이 아닌, 최근 일본 도쿄고등재판소에서 있었던 의미 있는 판결을 소개합니다. 관련 기사는 [sbs “그만둬라” 호통…옆에서 들은 사람에게도 위자료 줘야]  [아사히신문 ‘係長へのパワハラはその部下にも影響’ 東京高裁が判断]   ‘신임 대표 취임 후 생긴 일’   2013년, 의료용 전자기기를 주로 판매하는 후쿠다전자의 나가노현 지사에는 새로 L상무가 지사 대표로 취임했습니다. 이 회사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 것도 이 때부터입니다. L상무는 부임해오자마자 공공연히 여성 직원들에 대한 막말을 늘어놓기 시작한 것입니다. 특히 50대가 넘어선 A와 B 계장 등 중년의 여성직원들에게 폭언이 집중됐습니다.   “아줌마들은 그냥 집에서 자기들끼리 잡담이나 하면 될 걸 회사엔 뭐하러 나오나?” “회사는 젊은 사람들이 와서 일해야 잘 돌아가지.” “사람은 50대가 지나면 생각이 굳어서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 “50대 이상은 급여를 너무 많이 받아. 회사 입장에서 유용한 직원도 아닌데!”   뿐만 아닙니다. 정시퇴근을 하는 날이면 “한가한가보네!”라고 괜한 핀잔을 줬습니다. 반대로 야근을 하는 날에는 “일을 잘 못 하니까 야근을 한다.”며 모욕적인 말을 이어갔습니다. 심지어 전직원이 모여 있는 곳에서 “나이가 많은 직원들은 저항세력이나 다름없다.”고 말하는 등 대표의 막말은 점점 심해졌습니다.   막말에만 그치지 않았습니다. 지사에서 지급하는 상여금을 줄이는 방식으로 퇴직을 종용하거나, 억울한 징계를 내린 경우까지 있었습니다. 결국 괴롭힘을 견디다 못한 A계장과 B계장, 그리고 이들과 함께 일하던 사원 2명 등 모두 4명의 50대와 60대 여성 직원들은 신임대표의 취임 반년 만에 회사를 그만둬야 했습니다.  사진출처 : tvN 드라마 ‘미생’ ‘본보기식’ 일터괴롭힘   이번 사건은 이른바 ‘본보기식 일터괴롭힘’입니다. L상무는 여직원 2명만을 특정해서 괴롭힘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 괴롭힘은 오직 이 두 사람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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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일터괴롭힘 판례 연재] 7편, 부하의 일터괴롭힘과 우울증의 산업재해 인정

일터에서 발병한 우울증을 산업재해로 인정하다     ‘트러블메이커’   K는 일본 대형백화점인 오다큐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급식사업과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오다큐레스토랑시스템에서 근무했습니다. 오랜 기간 성실하게 일했고, 성실함과 능력을 인정받아 1995년 급식사업 요리장에 올랐습니다. 요리장에 오른 후에도 승승장구하면서 신주쿠 제2점원식당의 점장에까지 올랐습니다. 그에 대한 평판은 좋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예상하지 못 했던 문제가 발생합니다. K의 부하직원인 A가 자신의 처우에 불만을 품고, K를 중상하는 내용의 유인물을 만들어서 노동조합으로 보낸 것입니다. 이 유인물에는, K가 식당 식권을 재이용하는 방식으로 매상을 착복하고, 여성 직원을 성희롱했으며, 식당 금고에서 돈을 훔쳤다고 되어 있었습니다. 또 백화점 주류매장에서 맥주를 훔쳐 마셨다는 내용도 들어 있었습니다.   이 일은 회사 전체에 파장을 일으키기에 충분했습니다. 회사는 즉시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K가 이런 행위들을 했다는 것은 중상이었으나, 조사 과정에서 여러 문제들이 밝혀져 몇몇 직원이 징계를 받았습니다. A에 대한 징계도 내려졌습니다. K는 이때 따로 징계를 받지는 않았지만, 영업부장에게 경위서를 제출해야 했고, 이후 사업요리장과 점장 자리에서 모두 물러나야 했습니다. 그리고 너무나 큰 충격을 받고 말았습니다. 30년간 쌓아 온 보람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우울증 발병   K에게 우울증이 찾아온 것은 사건이 있고 나서인 1998년 3월경부터입니다. 이때 K는 유인물 사건으로 인해 회사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었습니다. 그는 회사로부터 추궁을 받고 있다고 느꼈을 것입니다. K가 유인물에 적힌 짓을 했다고 확인된 적은 없습니다. 그러나 그에게 책임이 있다고 할 수는 없었습니다. 게다가 이 일로 인해 고객사인 오다큐백화점과 오다큐레스토랑시스템 사이에 문제가 발생했고 문제가 점점 커져가고 있던 시기입니다. 사건에 중심이 있었기에 그는 회사가 어려움에 처한 것에 괴로움을 느꼈습니다.   또한 그는 동료들이 징계를 받는 것을 고스란히 지켜봐야 했습니다. 그리고 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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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일터괴롭힘 판례 연재] 6편, 군대 내 괴롭힘

군대 상사의 집요한 괴롭힘   8개월 만에 시들어버린 꿈   1999년 11월. 일본 해상자위대 소속 호위함 사와기리호에서 3등해조(三等海曹, 하사관 후보생에 해당) 한 명이 스스로 목을 매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활발한 성격에 장교가 되는 것이 꿈인 21살의 청년이었습니다. 그는 부인과 아들이 있는 한 가정의 가장이기도 했습니다. 군인의 꿈을 이루기 위해 어려운 시험을 거쳐 하사관후보생이 되었던 것이 고작 8개월 전이었기에 그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K는 목숨을 끊기 전 수차례 주변 사람들에게 괴로운 심경을 토로했습니다. 형에게 “상사로부터 심한 말을 듣고 있다.”고 말했고, 동기생에게도 “부당하게 심한 지도를 받는 것 같다.”며 괴로움을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그는 아내와 아버지에게도 자신을 비방하는 상사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결국 누구도 K의 죽음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상관의 집요한 괴롭힘   K의 직속상관 B는 훈련이나 업무 중에 폭언을 반복했습니다. “바보 같다”거나 “3등해조로서 실격이다”라는 말을 했고, “머리가 나쁘다”며 자주 모욕을 했습니다. K가 경비대원이 되고 싶어 하자 “일도 잘 못하면서 경비대원이 될 수 있을 것 같냐”며 핀잔을 주었습니다. 오히려 다른 간부들은 K가 매우 훌륭한 인재라고 평가를 했는데, B는 모욕적인 언행을 일삼았습니다.   또 다른 상관 C는 미야기현 출신인 K에게 지역 특산품인 ‘백년의 고독’이라는 소주를 가져다 달라는 의미로 “백년의 고독 요원”이라는 별명으로 부르기도 했습니다. 결국 그는 두 차례 이 소주를 K로부터 받았습니다. 또, C 역시 K에게 “싸구려”라거나 “멍청해서 일을 못 한다.”는 말을 했고, 다른 대원들도 괴롭혔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렇게 상사들의 괴롭힘을 반복적으로 겪으면서 K는 결국 우울증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결국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었습니다.     1심에서는 인정되지 않는 국가의 책임   K가 사망하고, K의 부모는 사망원인이 상관들의 괴롭힘에 있고, 방지해야 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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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차 유엔 인권이사회 참가기] 유엔 기업과 인권 실무그룹 국가보고서에 대한 대응활동

  희망법 김동현 변호사는 2017년 6월에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제35차 유엔인권이사회에 참가하고 돌아왔습니다. 어떤 이슈를 가지고 어떠한 활동을 하고 돌아왔는지 자세한 이야기를 참가기에 담았습니다.   유엔 인권이사회란 ? 국제 연합(The United Nations, 이하 “유엔”)의 인권 보장 매커니즘은 조약 기반 매커니즘(Treaty-Based Mechanism)과 헌장 기반 매커니즘(Charter-Based Mechanism)으로 대별됩니다. 유엔 인권이사회(UN Human Rights Council, UNHRC)는 2006년 유엔 총회의 결의에 의하여 설립된 정부간 조직으로 인권 보호에 대한 대화, 즉 국가들이 인권을 보장하는 의무를 존중하도록 촉진하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유엔의 47개국의 대표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외의 국가들, 다른 정부간 조직, 각 국가의 국가인권위원회, 그리고 NGO가 참가자(Observer)의 자격으로 참가할 수 있습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보편적 정례 검토(Universal Periodic Review, UPR)을 감독하고 이른바 1503 절차에 의한 인권침해 진정을 조사하고 판단하며, 특별 절차(The Special Procedures of the HRC)를 설립하거나 특별절차를 위하여 선임된 전문가들로부터 보고를 받습니다.   제35차 유엔인권이사회의 주요 일정은 ? 올해 6월에 개최된 유엔 인권이사회에서는 다양한 주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습니다. 다양한 이슈(성적지향 정별정체성, 건강권, 국제 연대, 평화적 집회 및 시위, 교육권, 빈곤 등)와 관련한 독립전문가들의 보고와 토론이 진행되었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보편적 정례검토 절차도 진행되었습니다. 또한, 공공의 건강, 동반되지 못하는 이주 아동, 여성의 문제 등에 대한 일반 토론도 이루어졌습니다. 이와 함께 이번 인권이사회 참가 목적으로 아래에서 설명할 기업과 인권 실무그룹의 대한민국에 대한 국가보고서도 제출 및 논의되었습니다.   기업과 인권 실무 그룹이란 ? 유엔 인권이사회는 특정 국가의 인권 상황을 점검하거나 특정 인권 관련 의제를 제고하기 위하여 독립된 전문가(또는 전문가 그룹)를 선임합니다. 전문가들의 명칭은 Special Rapporteur, Special Representative of the Secretary-General, Representative of the Secretary-General, Independ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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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일터괴롭힘 판례 연재] 5편, 사생활을 빌미로 괴롭히기

직원의 사상도 사생활도 인정하지 않는 회사 충고라면서 협박을 하는 상사 / 다이에사건 K는 유통기업인 다이에(DAIEI)의 영업부 직원이었습니다. 당시 K가 임대해 살고 있던 건물의 주인은 공교롭게도 회사 거래처의 M부장이었습니다. 어느 날 M부장이 K에게 건물에서 나가달라고 요구했고 K는 이를 거절했습니다. 이는 분명 두 사람 사이의 임대계약에 관한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M부장이 K의 상사에게 이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부탁하면서 문제가 다른 방향으로 번지기 시작했습니다. K의 직속상사인 영업부장은 K에게 반복적으로 M부장의 건물에서 나갈 것을 요구했습니다. 처음에는 부하직원에 대한 충고나 조언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K가 끝까지 거부하자 수차례 불같이 화를 내기도 했고, 심지어 인사상 불이익을 거론하며 협박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다른 부서의 임원이나 인사부장에게도 K를 만나서 건물에서 나와야 한다는 충고를 해 달라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영업부장의 요구대로 K를 만났습니다. K는 큰 압박감을 느꼈습니다. 직원의 사상을 감시하다 / 간사이전력사건 간사이전력에 근무하는 Y는 일본공산당원입니다. 또 Y의 동료인 H는 공산당원은 아니었지만 Y와 이야기가 잘 통하는 사이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회사 내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동료 직원들이 수군거리기도 하고, 대화에 잘 끼워주지도 않았던 것입니다. 알고 보니 이런 행동들에는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Y와 H가 공산당원이고, 또 공산당에 동조하는 사람이라며, 직원들에게 이들과 어울리지 말 것을 회사가 지시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당시 회사는 공산당원과 그 동조자들이 기업의 질서를 파괴하고 혼란을 일으킨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그런 이유로 이들을 고립시키기 위해 다른 직원들에게 그들과 어울리지 말 것을 명령했던 것입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Y와 H에 대해 ‘극렬 좌파’라거나 ‘회사의 경영방침에 비협조적’이라며 비난했고, 퇴근을 한 후에는 미행까지 해가며 괴롭혔습니다. 심지어 개인사물함을 몰래 열어, 그 안에 있던 ‘민청수첩’의 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 직원은 사상도 사생활도 자유로울 수 없다! 다이에사건에서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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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일터괴롭힘 판례 연재] 4편, 내부고발자 괴롭히기

어느 내부고발자의 30년간의 싸움     아주 특별한 정년퇴임   2006년 가을 K씨의 조촐한 정년퇴임식이 열렸습니다. 퇴근시간인 5시 30분에 회사 앞마당에서 후배 직원들과 몇몇 지지자들이 모인 가운데 간단한 인사가 오갔습니다. 수수한 꽃다발을 받아든 K씨는 수줍게 웃었습니다. “퇴직을 하려니 쓸쓸하기도 하지만 꼭 해야 할 일들을 하면서 살아왔다고 생각해요. 내일부터는 좀 편안히 쉬고 싶습니다.” 그의 짧은 소감이었습니다.   K씨는 대학 재학시절 내내 장학금을 받았고, 졸업과 동시에 ‘간부후보생’으로 많은 기대를 받으며 토나미운수에 입사했습니다. 하지만 입사 4년 만에 그는 회사의 골칫덩어리가 되었습니다. 그가 토나미운수를 포함한 대형 운수회사들이 고액의 운임 유지와 상호간에 고객유치 경쟁금지 등을 불법적으로 담합하여 왔다는 사실을 언론사에 고발하였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은 당시 큰 파장을 낳았습니다. 회사가 비난을 받은 것은 물론입니다. 하지만 그는 내부고발을 하는 것이 오히려 장기적으로 회사를 위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당당했고, 고발을 한 직후 상사를 찾아가 자신이 고발했음을 밝혔습니다.     풀뽑기, 설거지 그리고 이불정리   내부고발 후 인사부서장은 그에게 한 일주일 정도 ‘구 교육연수원’에서 근무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K씨는 회사가 조용해질 때까지라고 잠시 떠나 있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 날이 30년간의 싸움이 시작된 날이었습니다. 그는 연수원 2층 작은 방에서 혼자 근무하면서 여름이면 풀을 뽑고, 연수생용 이불을 정리하고, 식당 설거지도 했습니다. 겨울이면 연수원 마당의 눈을 쓸었습니다. ‘구 교육연수원’이 노후해 문을 닫자 타부서 이동을 제안받기도 했지만, 인사 협의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그는 다시 ‘신 교육연구원’으로 이동해 비슷한 일을 이어갔습니다.   회사는 그에게 수차례 퇴직할 것을 강요하기도 했습니다. 본인에게는 물론 형과 어머니를 찾아가 사직을 권해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집으로 협박전화가 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가족들은 끝까지 그의 싸움을 지지했습니다. 그 30년간 당연히 승진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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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일터괴롭힘 판례 연재] 3편, 스스로 그만 두게 하기 위하여 수십차례 면담하는 행위는 일터 괴롭힘

스스로 그만 두게 하기 위하여 수 십차례 면담하는 행위는 일터 괴롭힘   항공사에서 승무원으로 근무하던 H는 어느 날 공항으로 출근하던 도중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허리를 심하게 다쳤고, 3년 3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휴직을 해야만 했습니다. 그나마 산재사고였기 때문에 휴직기간이 보장되었던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었습니다. 길고 힘들었던 치료를 마치고 H는 복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축하를 받아야 할 일이지만, H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회사의 싸늘한 대우였습니다.   30번의 면담, 심지어 고향까지 찾아가 가족에게 H를 설득하도록 요구하다   사실 회사는 H가 복직을 하기 전부터 H에게 퇴직을 강요해왔습니다. H의 상사인 A 등 5명은 복직 2개월 전부터 약 4개월에 걸쳐 30여 차례의 면담을 진행했고, 그 중에는 무려 8시간이나 진행된 면담도 있었습니다.   면담을 하며 회사가 H에게 한 말들은 대단히 모욕적인 것이었습니다. ‘스튜어디스로서의 능력이 없다’거나, ‘다른 길을 찾아볼 수 있지 않느냐?’고도 했고, 심지어 ‘기생충’이다, ‘다른 직원들에게 폐를 끼치고 있다’와 같은 말까지 쏟아냈습니다. 그래도 H가 말을 듣지 않자, 큰소리로 윽박지르거나 책상을 내리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는, 상사들은 수시로 기숙사를 찾아가 대화를 하자고 요구하기도 했고, 고향에까지 찾아가 H의 가족들을 만나 퇴직을 설득해 달라 요구하기까지 했습니다.   일본법원(이른바 전일본공수 퇴직 강요 사건, 오사카 지방재판소 1999. 10. 18.)은 이러한 회사의 행위는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어섰다고 판단했고, 이는 단순히 퇴직을 권유하는 것이 아닌 위법한 강요행위로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일들로 인해 H가 받은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로 50만엔이 상당하다고 판결했습니다.   괴롭혀서 스스로 나가지 않으니 업무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해고하다   나아가, 이 사건에서는 H에 대한 해고가 정당한지 여부도 다투어졌습니다. 회사의 퇴직 강요에도 불구하고 H가 스스로 그만두지 않자 회사가 H를 해고하였기 때문입니다.   회사는 H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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