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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3, 2020

셰어의 「성∙재생산 권리 보장 기본법」(안)을 소개합니다

글 / 최 현 정   낙태죄 폐지 이후 어떤 제도가 필요할까요? ‘성적 권리와 재생산 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가 제안하는 「성∙재생산 권리 보장 기본법」(안)을 소개합니다.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지난 10월 7일 정부가 입법예고한 형법 및 모자보건법 개정안은 발표 직후부터 많은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임신중지하는 여성을 형사 처벌하는 원칙을 유지하고, 위법성이 조각되는 사유에도 여러 조건을 부과하여 임신중지 시술에의 접근성을 제약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수년 전부터 시민들은 임신중지를 처벌할 것이 아니라 여성의 권리로서 보장할 것을 요구해왔습니다. 낙태죄를 폐지한 이후 필요한 제도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논의해왔습니다. 정부의 개정안은 그동안 이루어진 시민 사회의 논의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내용입니다.   희망법이 함께하고 있는 ‘성적 권리와 재생산 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는 지난 10월 21일 「성∙재생산 권리 보장 기본법」(안)을 제안했습니다. 셰어가 낙태죄 폐지 이후의 법과 제도를 고민하면서 논의했던 내용을 법안의 형태로 만든 것입니다. 이하에서는 그 주요 내용을 간단히 소개합니다. (법안 전문은 셰어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받으실 수 있으며, 조만간 법안 해설집도 셰어 홈페이지에 공개할 예정입니다.)   셰어의 「성∙재생산 권리 보장 기본법」(안)은 총 15장 53개 조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성적 권리와 재생산 권리를 정의하고, 자기결정권, 건강권, 성적 즐거움을 추구할 권리, 정보접근권 등 성∙재생산 권리 실현을 위한 대표적 권리를 규정합니다. 또한 임신중지나 출산에 국한하지 않고, 월경, 피임, 성별 확정 및 성별 정정, 보조생식기술과 관련한 보다 구체적인 권리들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포괄적 성교육을 받을 권리와 정확한 정보에 기반한 상담을 받을 권리를 비롯하여 노동, 학습 등에 있어 모든 사람이 가지는 권리와, 상담, 통역, 의료, 교육기관 관련 종사자와 고용주의 차별금지 의무를 규정하였습니다. 그리고 각 영역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원칙과 방향, 국가의 의무를 구체적으로 명시합니다.   「성∙재생산 권리 보장 기본법」(안)은 성∙재생산 권리 보장의 목적부터 새롭게 규정합니다. 이 법의 목적은, “모든 사람의 성과 재생산 건강과 권리 및 이를 보장하기 위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 등 기본적인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개인의 성적 권리와 재생산 권리를 실현하는 것”입니다[제1조(목적)]. 성∙재생산 권리가 국가의 인구정책에 따라 제한되어서는 안 되며, 국가의 정책은 “개인의” 권리 실현을 목적으로 해야 함을 명확히 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권리 보장을 위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주요하게 규정하였습니다.   그동안 성∙재생산 권리가 성별, 성별정체성, 성적지향, 장애, 나이, 병력 등을 이유로 침해되어왔던 현실을 감안하여 기본이념과 차별금지 원칙을 설정하였습니다. “모든 사람이 가장 높은 수준의 성적 건강과 재생산 건강을 향유할 수 있도록 정확한 보건의료 정보와 최신의 보건의료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차별 없이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평등한 제도와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이 법의 기본 이념입니다[제2조(기본이념)]. “모든 사람은 성적 권리와 재생산 권리를 실질적으로 평등하게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는 점과 누구도 합리적 이유 없이 성별 등을 이유로 권리 보장에 있어 차별 받지 아니한다는 원칙도 규정했습니다[제5조(평등과 차별금지)].   그동안 충분히 논의되지 않았던 몇몇 분야의 경우, 너무 추상적인 원칙만 제시하면 이를 정책으로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법 취지를 왜곡할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보다 구체적으로 규정했습니다. 예를 들어, 포괄적 성교육의 목적은 “상호 존중과 평등에 기반한 친밀한 관계 형성을 위해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제공하며, 성을 인간 발달의 정상적인 일부로서 이해하도록 촉진”하는 것이어야 하며, 성교육에서 제공하는 정보는 세계보건기구 기준에 부합하는 정확하고 편견 없는 정보여야 한다고 명시했습니다[제30조(포괄적 성교육의 원칙)]. 포괄적 성교육에는 피임이나 임신중지에 관한 정보뿐만 아니라 성역할 고정관념에 관한 인식,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 등 성적 정체성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한 정확한 정보와 관련 상담기관 등에 관한 정보 제공이 포함되도록 정했습니다[제31조(포괄적 성교육의 내용)]. 정신적인 장애∙나이 등으로 인하여 의사결정이 어려운 환자에 대한 의사결정 지원 절차도 일반적인 기본법의 추상적 규정 형식을 넘어서 보다 자세히 규정하였습니다[제43조(환자의 의사결정 지원)].   이상은 셰어의 「성∙재생산 권리 보장 기본법」(안)에서 몇 가지만 정리한 것으로, 가능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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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과로에 월급 떼여도 퇴직마저 힘겨운 ‘이상한 나라의 노동자들’ 아이돌

아이돌은 사실상 회사 소속이지만 부실한 법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습니다. 연예기획사의 일방적인 초기 투자로 미성년 연습생을 아이돌로 육성하는 K팝의 독특한 관행은, 대다수의 아이돌들이 기획사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로 고착되었습니다. 기획사의 횡포로부터 이들을 지킬 법제도가 아직 부실합니다. 기사에서 희망법 김두나 변호사는 “K팝 산업의 특성상 기획사는 활동 콘셉트부터 곡의 선정, 심지어 외모까지 아이돌의 업무 내용 전반을 결정한다. 전반적인 노동의 성격과 기획사에의 종속성과 전속성,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 등을 살필 때 아이돌에게 근로자성이 있다고 볼 수 있는 여지가 크다”고 말했습니다. 원문보기

15가지 유형의 장애인에게만 장애인 복지를 제공하는 장애인 등록 제도는 폐지되어야 합니다.

  글 / 김 재 왕   희망법은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과 함께 현행 장애인 등록 제도를 바꾸는 활동을 벌일 계획입니다. 그 시작으로 지난 10월,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 환자의 장애인 등록 신청을 지원하고, CRPS가 장애로 인정되어야 하는 이유를 담은 의견서를 해당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제출하였습니다. 그리고 장애인 등록 제도 폐지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 장애인 등록 제도는 어떤 문제가 있을까요? 우리나라에서 장애인복지 서비스를 받으려면 우선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장애인으로 등록하여야 합니다. 장애인 활동지원급여, 장애인연금은 물론 장애인용 주차 구역을 이용하려고 해도 우선 장애인으로 등록하고 개별 복지 서비스를 신청하여야 합니다. 그런데 「장애인복지법」시행령 [별표 1]은 지체, 시각, 청각 등 15가지 유형만을 규정하고 있고, 보건복지부 고시 「장애정도판정기준」은 위 15가지 장애 유형에 대한 판단 기준만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치매, 복합부위통증증후군, HIV 감염인, 뚜렛 증후군 환자 등 15가지 유형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들은 장애인 복지 서비스를 받고 싶어도 장애인 등록 문턱을 넘지 못하여 국가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하였습니다. 그리고 장애로 인한 어려움을 개인이나 가족의 도움으로 견뎌내야만 하였습니다.   ❏ 15가지 유형 제한은 정당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장애인복지법」 제2조 제1항은 “”장애인”이란 신체적ㆍ정신적 장애로 오랫동안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상당한 제약을 받는 자를 말한다.”라고 하여, 장애 유형을 제한하고 있지 않습니다. 15가지 유형 제한은 행정부에서 만든 기준일 뿐입니다. 대법원도 지난 해, 「장애인복지법 시행령」 제2조 제1항 [별표1]에 열거된 15가지 장애유형에 포함되는지 여부가 장애의 판정을 위한 절대적인 준거가 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장애등록을 신청한 자가 신체적·정신적 장애로 오랫동안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상당한 제약을 받는 자(「장애인복지법」 제2조 제1항) 임이 분명하다면, 위 15가지 유형에 포함되지 않더라도 유사한 장애유형을 유추 적용하여 장애등급 판정을 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6두50907 판결).   ❏ CRPS는 어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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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갈 수 없다’ – 낙태죄 정부안의 문제점과 올바른 입법방향

글 / 류 민 희   2019년 4월 11일 헌법재판소는 낙태한 여성과 낙태 시술을 한 의사를 처벌하는 형법 조항들(형법 제269조 제1항, 제270조 제1항 ‘의사’에 관한 부분, 이하 ‘낙태죄 조항’이라고 합니다)이 모두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마침내 66년만에 평등으로 진정한 첫 걸음을 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2019. 4. [승소소식] 헌법재판소, 낙태죄 조항 헌법불합치 결정 / 류민희 최현정 ▶ ‘낙태죄’ 헌법소원 변론기 / 최현정       2019년 4월 11일 낙태죄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진 직후,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 활동가들 및 시민들이 헌재의 결정에 환호하고 있다. ⓒ 성과재생산포럼   헌법재판소는 위 헌법불합치결정에서 입법자에게 2020년 12월 31일의 입법시한까지 개정입법의무를 부여했습니다. 여성단체들은 직후 성명을 통해 기본권이 보장되는 명확한 개정방향을 제시했습니다. 올 8월 법무부 양성평등정책위원회에서도 헌법재판소 결정의 취지와 헌법, 국제인권규범에 근거한 비범죄화 권고안을 발표했습니다. 여러 정책기관에서도 해외의 좋은 정책들을 참고한 연구보고서가 출간되었습니다.   ▶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여성의 재생산 건강 및 권리 보장을 위한 정책방향   하지만 정작 입법의무가 있는 정부는 어떠한 의견 수렴도 없이 침묵한 채로 1년 6개월이 흘렀습니다. 그러던 2020년 10월 7일 마침내 정부는 형법과 모자보건법의 개정안을 발표했습니다. 정부의 개정안은 좋지 않은 놀라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정부의 개정안은  정부안은 기존 낙태죄 조항을 그대로 둔 채, 예외적 허용 요건을 형법 제270조의2로 신설하는 안입니다. 개정안에 의하면 형법 제269조의 낙태죄 조항은 문언 그대로 남아 있으므로 형법 체계상 임신중지는 원칙적으로 불법이고, 위법성조각사유가 인정되어야만 범죄가 되지 아니한다. 즉, 임신 14주까지는 여성 요청이 있으면 허용하고, 이후 24주까지는 성범죄에 의한 임신, 법률상 혼인할 수 없는 친족간 임신, 사회적∙경제적 사유가 있는 경우, 여성의 건강을 심각하게 해치고 있거나 해칠 우려가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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