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기획_일터괴롭힘 이슈브리핑] 판례연재(8) 일터 괴롭힘과 노동 가처분

[2019 기획_일터괴롭힘 이슈브리핑] 판례연재(8) 일터 괴롭힘과 노동 가처분

희망법 기업과 인권팀은 일터 괴롭힘에 대한 환기를 위하여 연중 기획으로 일터 괴롭힘 이슈 브리핑을 선보입니다.
앞으로 일터 괴롭힘의 대응 방안, 판례, 입법안 등을 매달 소개할 예정입니다.

사진출처/대한민국 법원 홈페이지

 

일터 괴롭힘 판례 연재(8)

일터 괴롭힘과 노동 가처분

부산고등법원 2014. 7. 10. 선고 2013라299 결정

 

노동자가 일터에서 부당하게 해고나 징계 등의 인사처분을 당하거나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경우, 사용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노동자의 노무수령을 거부하는 등으로 업무를 방해하며 괴롭히는 경우 노동자는 이를 소송절차를 통해 다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소송절차는 일반적으로 긴 시일이 소요되기 때문에 노동자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를 시급히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러한 소송절차의 장기화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민사집행법 제300조 제2항의 ‘임시의 지위를 정하는 가처분’ 제도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경우, 노동자는 위 소송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분쟁의 대상이 되는 권리관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해고를 당한 경우에는 해고 전과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관계를 유지하도록 하는 지위보전 가처분을, 정당한 이유 없이 징계나 정직, 강등 등 불이익처분이 있는 경우에는 징계나 불이익처분 효력의 정지를 구하는 가처분을, 사용자가 노동자의 업무를 방해하거나 노동자가 제공하는 노무의 수령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을 신청하여 당장의 생계곤란을 해결하거나 괴롭힘을 중단시킬 수 있고, 자신의 지위를 보전할 수도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판례는 회사의 부당한 대기처분에 대하여 무효확인 청구소송을 제기한 노동자가 위 소송과정에서 근로자지위보전가처분을 신청하여 인용되었는데도, 회사가 위 노동자에게 위 가처분결정에 따른 업무를 부여하지 아니하며 위 노동자의 근로제공을 거부한 사안으로, 위 노동자가 법원에 회사의 업무방해행위를 금지하는 가처분을 신청하자 법원이 위 본안 판결 확정 시 까지 회사가 위 노동자의 업무 수행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하여 위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사안입니다.


 

1. 사건의 개요

B일보의 편집국장인 A는 B일보가 자신에 대하여 한 대기처분이 부당하다며 법원에 대기처분 무효확인 소송을 청구하여 1,2심에서 승소하였고, 위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근로자의 지위를 보전하는 가처분을 신청하여 인용되었습니다. 이에 A는 B일보로 출근하여 근로의 제공을 하였으나, B일보가 위 가처분결정에 따른 업무를 부여하지 아니한 채 A의 근로제공을 거부하자, A는 법원에 업무방해를 금지하는 가처분을 신청하였습니다.

 

2. 결과

법원은 A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여, 1. 신청인(A)의 B일보 사옥 및 사무실 내부에 대한 출입을 방해하는 행위 2. 신청인에 대한 인사발령을 거부하는 행위 3. 신청인에 대한 노트북 컴퓨터 제공 등 기자로서의 업무수행에 필수적인 편의제공을 거부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A의 업무 수행을 방해해서는 안된다고 결정하였습니다.

 

3. 해설

본 결정은 회사의 대기처분의 부당함을 다투며 대기처분 무효확인을 법원에 청구한 노동자가 1,2심에서 승소하였고, 위 노동자의 근로자지위보전가처분 신청도 인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노동자에게 업무를 부여하지 않고, 회사 출입을 방해하고, 노트북 제공 등 업무수행에 필수적인 편의 제공을 거부한 행위는 노동자의 인격적 법익을 침해하는 행위라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4. 판결 요지

 

가. 사건의 경위

A는 B일보의 편집국장으로 근무하던 중 2011. 11. 9. 노조위원장에 대한 징계에 반대하는 내용의 글을 사내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대표이사 등 B일보 측의 요구를 반영하지 아니하고 기사를 게재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B일보는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신청인에게 대기처분을 하였습니다(이하 ‘1차 징계처분’이라 합니다).

위 1차 징계처분 이후 B일보는 2012. 1. 19. 대표이사와 임원들을 새로 선임하였는데, A는 신임 대표이사 D를 발행인으로 인정하지 않고, D가 행한 인사 사령을 B일보에 게재하지 아니하였으며, 2012. 1. 20.부터 같은 달 26.까지 발행인 란을 누락하고 B일보를 발행하였습니다.

또한 A는 2011. 11. 18.부터 2012. 2. 10.까지 총 25회에 걸쳐 B일보의 대주주인 C장학회가 B일보의 경영과 편집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현재의 편집국장 추천제를 임명제로 바꾸려는 시도를 하는 등 B일보의 편집권이 훼손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보도하면서, 공익재단인 C장학회가 B일보 노조의 사장추천권 요구를 거절하는 등 경영에 관여하여서는 아니 되며,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며 수렴청정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기사를 B일보에 게재하였습니다.

이에 C장학회는 B일보를 상대로 반론보도청구를 하였고, 언론중재위원회는 2012. 3. 6. 반론보도를 게재하라는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을 하였습니다. B일보는 A에게 위 결정에 기한 반론보도를 게재하라고 지시하였으나 A는 이를 거부하였습니다.

이에 B일보는 징계위원회를 열어 A에게 대기처분을 하였습니다(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합니다). 이에 A는 위 대기처분 무효확인 청구 소송을 하였고 1,2심에서 모두 승소했습니다. 또한 법원은 A의 근로자지위보전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위 본안 소송의 판결 확정시까지 A가 국장서리의 지위에 있음을 임시로 정한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A는 위 가처분결정이 확정된 이후인 2013. 8. 13.경 B일보로 출근하여 근로의 제공을 하였으나, B일보가 위 가처분결정에 따른 국장서리의 지위에 부합하는 임무를 부여하지 아니한 채 A의 근로제공을 거부하였고, 이에 A는 법원에 업무방해를 금지하는 가처분을 신청하였습니다.

 

나. 법원은 사용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의 근로제공을 계속적으로 거부하는 것은 근로자의 인격적 법익을 침해하는 것으로 판단하였습니다

법원은 근로계약에 따라 계속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지닌 인격체이고 근로자는 자신의 전인격을 사용자의 사업장에 투입하고 있는 점에서 근로관계에 있어서 근로자의 근로제공은 자신의 인격과 분리될 수 없는 것이고 한편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자의 근로제공은 단순히 임금획득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고 근로자는 근로를 통하여 자아를 실현하고 나아가 기술을 습득하고 능력을 유지·향상시키며 원만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등으로 참다운 인격의 발전을 도모함으로써 자신의 인격을 실현시키고 있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대법원 1993. 12.21. 선고 93다11463 판결 참조)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법원은 사용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와 사이에 근로계약의 체결을 통하여 자신의 업무지휘권 · 업무명령권의 행사와 조화를 이루는 범위 내에서 근로자가 근로제공을 통하여 이와 같이 참다운 인격의 발전을 도모함으로써 자신의 인격을 실현시킬 수 있도록 배려하여야 할 신의칙상의 의무를 부담 한다고 할 것이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의 근로제공을 계속적으로 거부하는 것은 이와 같은 근로자의 인격적 법익을 침해하는 것이 되어 사용자는 이로 인하여 근로자가 입게 되는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배상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1994. 2. 8. 선고 92다893 판결, 2008. 6. 26. 선고 2006다30730 판결 등 참조)는 입장입니다.

 

즉 법원은 사용자는, 근로자의 업무수행이 그 인격권 실현의 본질적 부분에 해당하고 사용자의 업무지휘권 등의 행사에 지장을 초래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근로제공을 거부하여서는 안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 법원은 A에 대한 징계가 무효이고 A의 근로자의 지위를 인정하는 결정이 있었는데도 B일보가 인사발령을 하지 않았으며, 인사발령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A에 대한 업무방해를 금지하는 가처분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법원은 ○ B일보의 A에 대한 징계처분이 재량권의 남용으로 무효임을 확인하는 판결이 선고된 사실, ○ 관련 보전소송에서도 2회에 걸쳐 A에게 근로자의 지위를 인정하는 취지의 결정이 내려져 모두 확정되었으나 B일보는 A에게 급여만을 지급할 뿐 그 직급에 맞는 임무를 부여하는 등의 인사발령을 하지 아니한 점 등이 인정된다는 사실, ○ A가 30년 넘게 B일보의 근로자로서 기자활동을 해온 이상 기자로서 취재, 기사작성 또는 편집 등의 업무에 종사하는 것이 기자로서 그 인격 발현의 가장 본질적인 부분인 점, ○ B일보에는 A의 직위에 해당하는 논설위원, 팀장, 선임기자 등의 여러 보직이 있으므로 B일보로서는 그 고유의 업무지휘권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 방법으로 A에 대한 인사발령을 낼 여지가 있어 보이는 점, ○ 그럼에도 B일보는 2012. 2.경 최초 근로자지위보전 가처분결정이 내려졌을 때에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고, 이 사건 징계처분 이후 다시 근로자지위보전 가처분결정이 내려져 확정된 2013. 8.경 이후에도 보수만을 지급할 뿐 나머지 의무이행을 하지 아니한 점 등을 고려하면 A의 피보전권리 및 그 보전의 필요성이 모두 인정된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가처분 신청은 이유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마. 결론

법원은 A가 B일보를 상대로 한 대기처분무효확인 청구사건의 본안판결 확정시까지, 이 결정을 고지받은 날로부터 5일 이후부터 A의 B일보 사옥 및 사무실 내부에 대한 출입을 방해하는 행위, A에 대한 인사발령을 거부하는 행위, A에 대한 노트북 컴퓨터 제공 등 기자로서의 업무수행에 필수적인 편의제공을 거부하는 행위 행위를 함으로써 A가 B일보의 국장서리로서의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방해하여서는 안되고, B일보가 위 의무를 위반할 때에는, A에게 위 기간이 만료된 다음 날부터 그 의무 이행일까지 1일 50만 원씩을 지급하라고 결정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