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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및 구제, 법·정책 연구, 교육과 연대를 통하여 인권을 옹호하고 실절적인 변화를 이끌어냅니다.

[2017 하계실무수습 후기 4편] 정신없이 지나간 한 달을 돌아보며

강동경(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7월 3일부터 28일까지 4주 동안 교육, 방청, 서면 작성, 과제 등으로 정신없이 지나간 지난 한 달을 돌아보며,
희망을 만드는 법에서 실무수습을 경험하며 느꼈던 것들과 배운 점들에 대해서 간략한 소회를 남겨봅니다.

 

첫 주의 시작

희망법 변호사님들을 처음 보게 된 건 공익변호사 라운드 테이블에서였습니다. 그 날 후원회원으로 가입하게 되어 이후에 정기 총회나 후원행사 등에 참여하면서 몇 번 더 희망법 구성원들과 만날 기회가 있었지만 직접 사무실을 방문하는 것은 실무수습 날이 처음이었습니다. 불광동에 위치한 서울 혁신 파크 미래청에는 희망법 뿐만 아니라 많은 시민단체들이 몰려 있어 정적으로 보이는 일반적인 회사 건물들과는 달리 역동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건물 구조가 익숙지 않아 잠시 헤매다 5층 한 바퀴를 돌고 희망법 사무실에 들어섰습니다.

 

어색하게 앉아 기다리고 있으니 여름 방학 4주간 함께할 6명의 동료(?)들이 차례차례 도착했습니다. 인사를 나누고 몇 마디 질문을 주고받고 나니 최현정 변호사님이 오셔서 앞으로의 일정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희망법 실무수습 일정이 녹록치 않다고 들어 각오는 하고 있었는데 역시나 시간표가 굉장히 빡빡하게 들어차 있었습니다. 곧이어 한가람 변호사님이 공통과제에 대한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군 형법 제92조와 관련된 사건이었습니다. 기록과 기존 판례들, 참고 논문과 해외 논문까지 읽어야할 자료의 양이 어마어마해서 한 달 내에 이걸 다 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다 읽는 것도 벅찰 것 같은데 이걸 다 서면에 녹여서 써야 한다고 생각하니 부담감이 느껴졌지만 첫 주에는 그런 걱정할 새도 없이 교육 일정의 연속이었습니다.

 

희망법에서 진행한 교육은 성소수자 인권 기초, 집회의 자유, 소송실무 기초, 기업과 인권, 장애인권, 동성혼의 쟁점, 국제인권 메커니즘, 차별금지법 등으로 대부분 학교에서 접하기 어려운 것들이었습니다. 과제에 대한 설명 외에는 기대하지 않았는데 희망법에서 다루고 있는 전 분야에 대해 자세하게 배울 수 있어서 굉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법은 일반적이고 학문적인 반면에 실무수습 과정에서 진행된 교육 프로그램은 실제 소송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부분과 맞닿아 있어 좀 더 현실적인 법에 대해 배울 수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하루에 교육 일정이 몇 개씩 있는 와중에 토론회와 법정 방청까지 하고 나니 정말 정신없이 한 주가 지나갔습니다. 틈틈이 공통과제를 나눠 맡아 역할 분담을 하고 과제 서면 작성을 시작했습니다.

 

같이 목차를 잡고 각자 맡은 부분의 초안을 써온 뒤에 검토하고 수정하는 일을 반복했습니다. 다들 열심히 준비를 해와서 서로에게 설명을 해주고 피드백을 받아 서면을 작성 했는데 결과적으로 서면의 양이 너무 길어져버린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있었지만 고민했던 내용을 효과적으로 서면에 담아낼 수 있는 선에서 분량을 압축하려고 다같이 노력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헌법재판소의 공개변론도 다녀오고 첫 번째 개별과제도 부여 받았습니다. 제가 선택한 사건은 집회 시위와 관련된 사건이었는데 평소에 국가 공권력에 대한 합법적이고 민주적인 통제 방안에 대해 관심이 있었던 터에 마침 그와 관련된 사건을 접해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사실 희망법이 아니라면 다른 법무법인에서는 접하기 쉽지 않은 유형의 사건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흔치 않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관련 판례를 참고하여 준비서면을 작성하였습니다.

 

개별 과제는 사건별로 2개나 3개 사이에서 선택하게 되는데 각자 관심 분야가 다르다보니 자연스럽게 자기가 가장 관심있는 분야의 사건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공익 인권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희망법에서 진행하는 사건들에 대부분 관심이 있겠지만 시간적 물리적 한계로 선택과 집중을 할 수 밖에 없게 되는데 그런 점이 한 편으로는 아쉬우면서 다른 한 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도 드는 양면적인 감정을 느꼈습니다. 아마 변호사가 되어서도 하고 싶은 일은 많지만 한 사람의 능력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뭉쳐서 일하게 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한 사람의 몫을 제대로 해내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공부해야겠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습니다.

 

아쉬웠던 마지막

두 번째 개별과제는 산재 사망 사건이었습니다. 법원에 사실조회 확인을 요청하는 서면을 작성하였는데 처음 접해보는 형식인데다 사건마다 기재례가 전혀 달라 도무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백지부터 시작하는 마음으로 작성했는데 나중에 변호사님의 서면을 읽어보고 꼼꼼히 피드백을 받으면서 감사하면서도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과제하는 입장에서는 부족해도 변호사님들께 피드백을 받고 고칠 수 있지만 실제 변호사가 되면 의뢰인의 이익이 바로 달려있는 사건 서면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이고 얼마나 많은 시간을 고민해야 할 지 무게감이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마지막 공통과제는 각자 맡은 분야에 대해 서면을 작성하고 PT를 하는 것이었는데 결국 마지막 날은 새벽까지 뜬 눈으로 작업해서 아침이 돼서야 겨우 보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다른 동료들도 새벽까지 열정적으로 일한 덕택에 한 달간 노력한 결과물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 법정에서 PT하는 것처럼 시간을 엄격하게 지키지는 못했지만 모두들 자기가 맡은 파트에 대해서 열심히 발표하느라 시간이 너무 길어지는 바람에 듣고 계신 변호사님들이 힘들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였습니다. 결국 한 시간이 훌쩍 넘는 피티를 마치고 피드백을 받으면서 한 달 간의 실무수습 과정이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회식에서 정신 없이 보낸 4주 동안의 아쉬움을 나누다가 새벽이 되어서야 헤어졌습니다. 동료들과 더 많은 얘기 나누지 못하고 4주가 훌쩍 지나가 버린 것도 아쉬웠지만 비슷한 길을 가다 보면 어디서든 또 만날 거라고 생각하며 아쉬움을 달래 봅니다.

‘좋은 변호사가 될 수 있을까?’ 늘 품고 있는 질문이지만 희망법에 오면서 다시 한 번 스스로에게 물어봅니다. 여전히 자신 없는 질문이지만 4주 동안의 실무수습을 거치면서 좋은 변호사가 되는 하나의 길을 배운 것 같습니다. 학교로 돌아가서도 희망법에서의 실무수습이 좋은 변호사가 되는 원동력이 되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