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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및 구제, 법·정책 연구, 교육과 연대를 통하여 인권을 옹호하고 실절적인 변화를 이끌어냅니다.

2012 생명평화대행진 집시법위반 및 일반교통방해 전부 무죄 판결!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은 2012년 생명평화대행진에 대한 집시법위반 및 일반교통방해죄 사건을 진행하여 피고인들 모두에 대한 전부 무죄판결(서울서부지방법원 2015. 5. 7. 선고 2014고정357 판결)을 이끌어 냈습니다. 

생명평화대행진을 기억하고 계시나요? 그리고 생명평화대행진을 기획했던 스카이액트(SKY Act) 공동행동도 기억하시나요? 스카이액트 공동행동은 불법적인 회계조작 이후 정리해고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 제주해군기지 건설의 부당함에 맞서는 강정마을 주민들, 용산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해 요구하는 용산참사 유족들과 노동·시민사회 단체들이 연대와 공동행동을 모색하기 위해 모인 단위입니다. 공동행동은 2012년 10월 5일 강정에서 시작하여 11월 3일 서울에 이르기까지 전국을 두 발로 걸으며 제주해군기지 건설 문제, 비정규직·정리해고 문제, 강제퇴거 문제 등을 사회적 의제로 확산시키기 위하여 노력하였습니다.  

목소리마저 빼앗긴 사람들, 그들의 소리없는 아우성” 

(프레시안에 게재된 생명평화대행진에 대한 연재)

희망법이 담당한 사건은 생명평화대행진 마지막 날인 2012년 11월 3일 서울에서 있었던 행진에 대한 것입니다. 하루종일 계속되었던 집회 및 행진에서 약 30분 동안 신고된 범위를 벗어나(인도로 행진하기로 했음에도) 1개 차로를 점거한 채 행진하였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은 집시법위반 및 일반교통방해로 기소되었습니다. 

문제된 조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6조 (주최자의 준수 사항) ④집회 또는 시위의 주최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3. 신고한 목적, 일시, 장소, 방법 등의 범위를 뚜렷이 벗어나는 행위

제22조 (벌칙) ③제5조제2항 또는 제16조제4항을 위반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법]

제185조(일반교통방해) 육로, 수로 또는 교량을 손괴 또는 불통하게 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교통을 방해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집회신고서에 인도로 행진하기로 기재하였는데 참여 인원이 늘어나면서 차도로 행진하게 되었다면 위법한 집회일까요? 차도를 이용하여 행진하면 일반교통방해라는 죄가 성립하는 것일까요? 그렇다면 도대체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집회시위의 자유는 어떻게 보장되는 것일까요?

다행히도 재판부는 2015. 5. 7. 피고인들 모두에 대해 전부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서 신고제도를 둔 취지를 볼 때 집회신고서 기재와 달리 차로를 행진했다는 것만으로 신고범위를 벗어났다고 할 수 없으며, 교통을 방해했다고도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애초 수사와 기소가 무리했음을 확인해주는 판결이라고 할 것입니다. 


판결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천주교인권위원회에서 발표한 논평에서 확인해 주세요~


* 이 소송은 천주교인권위원회 유현석공익소송기금의 지원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글_이종희

 논평

 

일반교통방해죄의 무리한 적용에 제동을 건 법원 판결을 환영한다

2012생명평화대행진 일반교통방해 무죄 판결에 대한 논평

 

 

법원이 일반교통방해죄의 무리한 적용에 제동을 걸었다. 7일 서울서부지법 형사 22단독 이정현 판사는 2012년 제주 강정마을에서 서울까지 열린 생명평화대행진 관련 일반교통방해 및 집시법 위반 사건의 1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2012년 6월 결성된 ‘SKY ACT 공동행동은 제주해군기지 백지화비정규직·정리해고 철폐강제철거금지 등을 요구하며 같은 해 10월 5일 제주에서 출발하여 전국을 순회하는 2012생명평화대행진을 진행했다대행진의 마지막 날인 11월 3일에는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시작하여 용산 남일당과 국방부서울역을 거쳐 서울광장까지 행진이 진행되었다검찰은 행진 참석자들이 행진 구간 가운데 삼각지 사거리에서 용산 벽산메가트리움 앞까지 약 500미터 구간의 하위 1개 차로를 약 30여분동안 행진한 것이 인도로 행진하기로 한 집회신고의 범위를 뚜렷이 벗어났다며 김덕진(천주교인권위 사무국장등 4인을 일반교통방해 및 집시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150만원에 약식기소했다이에 불복한 피고인들은 지난해 2월 정식재판을 청구한 바 있다.

 

이날 재판부는 약 14시간 동안 이루어진 집회 중 신고한 방법을 벗어나 이루어진 행진 시간은 30분에 불과했고 그 이유도 인도를 통하여 이동할 경우 공공의 위험을 야기할 개연성이 더 큼에 따라 집회 참가자들이 신속히 이동하고자 한 것이었으며 행진 방법을 제외한 목적일시장소 등은 대체로 신고한 내용과 같이 진행되었고 참가자가 400명으로 인도만 이동하여 행진할 정도의 소규모 인원을 훨씬 넘어섰으며 편도 4차로의 도로 중 1개 차로를 점거함으로 인해 더 큰 교통 혼잡을 초래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당시 행진이 집회신고의 범위를 뚜렷이 벗어나지 않았다고 판단하며 집시법 위반 부분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또한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점거한 하위 1개 차로 외 나머지 차로의 소통은 원활했다며 일반교통방해죄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이번 판결은 애초 경찰의 수사와 검찰의 기소가 무리했음을 확인한 것이다검찰이 문제 삼은 구간은 삼각지 고가차도가 끝나는 지점에서 삼각지역을 우회하는 곳인데참가자들이 집회신고에 따라 고가차도에서 내려와 차도 중앙에서 인도로 한꺼번에 들어갔다면 오히려 삼각지 사거리의 교통 흐름에 더욱 방해가 되었을 것이다또한 이 구간의 인도에는 지하철 출입시설과 기타 적치물 등이 많아 한 열에 겨우 2~3명이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상당히 좁았다만약 참가자들이 집회신고에 따라 인도로 행진했다면 오히려 인도 통행이 장시간 어려워졌을 것이다참가자들이 신속히 차도로 이동한 것이 공공의 이익에 더 부합했던 것이다더욱이 참가자들은 이 사건 행진 1시간 후 기소된 구간의 반대편 차로를 통해 남일당에서 국방부로 행진했는데당시 경찰은 좁은 인도를 통해서 이동할 경우 오히려 정체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하여 하위 1개 차로 행진을 허용하기까지 했다우리 위원회는 경찰의 수사와 검찰의 기소가 얼마나 터무니없었는지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이번 판결을 환영한다.

 

한편우리 위원회는 애초 집회·시위에 일반교통방해죄를 적용하여 기소하는 검찰의 관행과 법원의 해석 자체가 문제임을 지적한다형법 제185조는 육로수로 또는 교량을 손괴 또는 불통하게 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교통을 방해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일반교통방해죄를 규정하고 있다그 목적은 단순히 교통의 원활한 소통을 보장하려는 것이 아니라 도로를 파괴하거나 교통 표지판을 부수는 행위 등으로 생명·신체에 대한 위험을 야기하는 행위를 금지하여 공중의 교통안전이라는 공익을 실현하는 것이다그러나 검찰은 집회·시위가 위 조항의 기타 방법에 해당한다며 기소하고 있고다수 법원 판례도 이를 주저 없이 인정하여 처벌하고 있는 실정이다집회·시위가 교통 소통에 장애를 초래하지 않는 범위에서만 허용된다는 식의 논리는 헌법적 기본권인 집회·시위보다 교통 소통의 이익을 우선시 하는 법적용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으로집회·시위의 자유에 대한 헌법적 보호 의무를 포기해 버린 것에 다름 아니다도대체 다수의 사람들이 도로를 파괴하지도 않고 장애물을 설치하지도 않는 집회·시위를단지 행진을 통해 교통 흐름을 막았다는 이유로 일반교통방해죄로 처벌할 수 있다는 발상을 누가 수긍할 수 있겠는가독일과 일본처럼 외국의 비슷한 입법례도 집회·시위를 일반교통방해죄로 처벌하지는 않는다.

 

집회·시위의 자유는 다른 범죄를 수반하지 않는 한 그 자체가 범죄로 규정되어서는 안 되는 기본권이다인간이 모여 걸을 때 그것이 설령 차도이더라도 그 행진을 형법상의 범죄로 단죄하려는 것은 교통 소통만을 지상가치로 여기는 사고이다필요하다면 차량을 우회시켜 교통 소통이 원활하도록 하는 책임은 경찰에게 있다교통에 지장을 줄 만큼 많은 사람이 집회·시위를 한다면진정 우리 사회가 고민해야 할 일은 군중을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그처럼 많은 사람이 모일 정도로 강력한 주의와 주장을 어떻게 정치적 의사로 수렴하고 의제로 설정하느냐는 문제이다인간이 평화적으로 공공의 도로를 걷는다고 곧 반사회적반윤리적 범죄로 단죄하는 법해석으로부터 이제 벗어나야 한다.

 

우리 위원회는 이번 판결이 집회·시위에 일반교통방해죄를 무리하게 적용하는 관행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2015년 5월 8

 

사단법인 천주교인권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