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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소추 촉구 기자회견 서선영 변호사의 발언

서 선 영

 

✽본 글은 2021년 2월 3일 “사법농단 법관 탄핵소추안 가결과 사법개혁 촉구 기자회견”에서 서선영 변호사가 발언한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1.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상대방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법정에 서 있을 것입니다. 오늘 오전에도 많은 사람의 인생을 바꿔놓은 선고가 있을 것입니다.

 

2. 오늘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한번 가정해 봅시다. 재판을 몇달동안 진행해서 판결문이 나왔는데, 그 재판을 하지도 않은 법원의 고위직이 판결문 등을 먼저 보자고 한 후, 이런 표현은 청와대의 기분이 상할테니 고치라고 했다고 상상을 해봅시다. 많은 사람들이 상식적으로 이런 생각을 하게 될 것입니다.
‘자신이 재판하지도 않은 판결에 대해 판결문을 보고 이런저런 표현은 청와대가 서운해 할 것이니 빼고 고치고 하라는 일이 과연 있을 수도 있는 일인가, 이런 일을 한 사람이 판사를 하고 있다는 말인가, 이런 일을 한 사람이 아무런 책임을 안 지는 게 정상인가.’
오늘 우리가 탄핵소추를 촉구하는 임성근 판사가 바로 이렇게 판결문을 고치라고 하고, 법정에서 할 말들을 수정하라고 한 사람입니다. 이것이 사실입니다.

 

3. ‘탄핵소추는 정권의 법원 길들이기’라는 말들이 있습니다.
다시 반복하겠습니다. 판결문을 청와대 눈치보며 바꾸라고 지시하는 사람, 정권의 입에 맞춰 판결문에 개입한 사람을 탄핵하자는 것입니다. 마치 판결의 내용을 이유로 탄핵을 추진하는 것처럼 모양새를 만들고 사법부 길들이기라고 말해서는 안됩니다. 청와대 심기를 살피며 다른 판사가 한 재판의 판결문에 개입한 행위와 그 행위를 한 판사에 대한 책임묻기입니다. 특정한 판결의 내용이 마음에 안 든다고 탄핵하자는 게 아닙니다. 정권의 법원 길들이기가 아니라 정확히 그 반대, 법원과 정권의 유착을 끊기 위한 것입니다.
지금 탄핵을 법원 길들이기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은, 오늘 이 시간에 법원에서 어떤 판사가 자신이 하지도 않은 재판의 판결문을 청와대가 서운해 할지를 고려하면서 고치라고 지시한다고 해도, 그것이 확인되었다고 해도, 국회는 아무것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까. 알면서 사실을 호도하는 것이라면 멈추어주십시오. 무슨 이유로 탄핵하는지 오해 했다면 구체적으로 조금만 더 이 사안을 들여다봐주십시오.

 

4. 설마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겠느냐고 합니다.
더 이상 이런 일이 있겠냐고 하면서 탄핵을 굳이 할 것은 아니라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십여 년 전에도 탄핵을 해야 할 사안이 유야무야 넘어간 적이 있습니다. 신영철 법원장의 재판개입이 드러난 적이 있었으나 탄핵소추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로부터 십 년이 지나 우리는 더욱더 조직적인 사법농단이라는 사태를 맞닥뜨리게 됐습니다. 설마 다시 이런 일이 있겠냐고 넘어가버린 결과였습니다. 십 년 후 다시 이런 일이 반복되면 안 되지 않겠습니까.

 

5. 왜 이제와서야 탄핵소추를 하느냐. 몇년 전 이미 알려진 사실인데 왜 지금 다시 시끄럽게 하느냐고 합니다.
맞습니다. 알려졌을 때 바로 탄핵소추가 되었어야 합니다. 그러나 결론은 그때 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하는 것을 문제삼는 것이 아니어야 합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해야 한다는 것이 올바른 결론입니다.

 

6. 민생 문제에 신경써야지 왜 탄핵과 같은 권력다툼을 하느냐고도 합니다.
바람직하지 않지만 많은 문제가 최종적으로 법원으로 가고 있습니다. 민생문제, 우리 사회의 소수자 문제, 그 많은 문제들이 지금도 법원에서 판단되고 있습니다. 우리 삶의 중요한 부분을 결정하는 법원이 그나마 진실을 위해 노력하는 곳이라는 신뢰를 갖고 싶습니다. 안전한 법원, 우리 공동체의 많은 중요한 문제를 판단하는 법원에 최소한의 조건은 갖춰지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정권의 눈치를 살피며 재판을 하지도 않은 판사가 판결문을 고치고 코치하는 일들이 벌어지는 법원은 너무 위험합니다. 다시는 재발해서는 안 되는 일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재판에 개입한 사람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묻는 기록이 우리 사회에 만들어져야 합니다.

 

7. 마지막으로 말씀드립니다.
법원행정처장과 법원 고위직이 재판의 퍼포먼스를 논하고, 이것이 다시 재판부로 전달되어 재판장은 그 말을 그대로 받아서 실행한다면 이 재판은 누가 한 것입니까. 재판부가 재판한 것 맞습니까. 이건 재판입니까, 연극입니까. 이 연극의 연출을 전혀 모르고 재판을 당해야 했던 사람들은 거기서 온전한 재판청구권자로 취급은 된 것입니까.
우리 시민, 재판청구권자는 법정에서 이런 모욕을 당해서는 안됩니다.
탄핵소추를 통해 제발 우리 사회가 한걸음이라도 나아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