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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소식] 2008년 촛불집회 사건 – 1심 뒤집고 집시법위반 무죄 판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은 2008년 촛불집회 참여로 형사기소된 시민들의 형사변론을 지원하여 왔는데요, 희망법의 변호사들도 이에 참여하여 개별 사건들을 맡고 있습니다. 아래는 희망법에서 진행한 사건 중 최근 확정된 촛불 집회 사건에 관한 소식입니다.  

1. 야간 집회·시위 위헌결정 이후, 밤 12시만 넘으면 유죄?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협상 내용에 대한 반대로 시작한 촛불 집회가 일어난지도 벌써 7년 가까이 지났습니다. 당시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많은 시민들이 형사기소되었는데, 야간 집회 및 시위 금지 조항에 대한 위헌심판으로 재판이 6년 간 연기된 바 있습니다. 

위헌 여부가 문제가 되었던 조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이하 집시법’)

10(옥외집회와 시위의 금지 시간) 누구든지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에는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집회의 성격상 부득이하여 주최자가 질서유지인을 두고 미리 신고한 경우에는 관할경찰관서장은 질서 유지를 위한 조건을 붙여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에도 옥외집회를 허용할 수 있다.

옥외집회와 시위는 헌법재판소에서 별도의 위헌심판 사건으로 다루어졌습니다(거칠게 나누면 일정한 외부 장소에서 집회를 진행하면 ‘옥외집회’이고, 행진을 하게 되면 ‘시위’가 됩니다). 먼저 2009년 9월 야간의 옥외집회를 금지하는 것에 대한 부분에 관한 결정이 이루어졌는데요, 헌법재판소는 야간 옥외집회 금지가 헌법규정에 의하여 금지되는 허가제를 규정한 것으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하고 헌법불합치결정을 내렸습니다(헌법재판소 2009. 9. 24.자 2008헌가 25결정).

야간 시위금지에 관해서는 2014년 3월 결정이 이루어졌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야간이라는 광범위한 시간 동안 절대적으로 시위를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공공의 안녕질서 보호라는 공익에 비해 집회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이라고 하면서 “해가 진 후부터 같은 날 24시까지의 시위에 적용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라는 한정위헌 결정을 내렸습니다(헌법재판소 2014. 3. 27. 자 2010헌가2 결정). “24시 이후의 시위를 금지할 것인지 여부는 (…) 입법자가 결정할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덧붙이긴 하였으나, 국회는 침묵했습니다. 위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촛불 집회 사건들이 대거 재개되었는데, 법원에서 12시가 집시법 위반의 유무죄 판단의 결정적인 기준이 되어 버렸습니다.  

관련 기사 – 한겨레 21, 「밤 12시 넘으면 유죄, 촛불재판 ‘기계적 판결’」

자정 전에 체포될 경우 집시법 위반이 아니지만, 자정에서 조금이라도 넘어 체포되면 집시법 위반이라는 판결이 나오게 된 것입니다. 위 헌법재판소 결정의 취지가 자정을 넘으면 무조건 위법하다는 것이라고 볼 수 없고 자정을 조금 넘었다고 해서 자정 전과 무슨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는데도, 12시를 기준으로 야간시위금지 조항을 적용하는 기계적인 판결이 쏟아졌습니다. 

2. 12시 10분에 체포된 이 사건

희망법에서 담당했던 촛불집회 사건은 시위 참가자가 12시 10분 경 체포된 사건입니다. 1심에서는 자정을 넘어 10분 간 시위했다는 이유로 야간시위금지위반에 대하여 유죄 판결이 나왔습니다. 

항소심부터 이 사건을 맡은 희망법은 자정 이후 시위 현장에 있었던 자에 대해서도 시위 참가 시간, 시위 참가의 태양, 시위의 장소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집시법위반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는 주장을 하였습니다. 24시 이후의 시위에 관해서도 헌법재판소가 설시한 바와 같이 “시위가 금지되는 시간대나 장소를 한정하거나, 한 장소에서의 연속적이고 장기간에 걸친 시위를 제한하거나, 일정한 조도 이상의 조명 장치를 갖추도록 하거나, 확성기 장치 등 소음을 유발하는 장비의 사용을 제한하거나, 시위 참가자의 규모를 고려하여 제한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하여 시위의 자유와 공공의 안녕질서를 조화시키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고, 따라서 24시를 기준으로 기계적으로 그 이전은 합법, 그 이후는 불법으로 판단하여서는 안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이 사건에서는 12시 이전에 경찰의 체포 작전이 시작되었고 피고인이 시위 현장을 벗어나는 와중에 쓰러져 있다 체포되었기에 이러한 사실관계를 강조하였습니다. 

3. 재판의 결과 – 1심 뒤집고 집시법 위반 무죄 판결!

다행히 항소심에서 집시법위반에 대해서 원심을 깨고 무죄 판결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3. 26. 선고 2014노3795 판결). 법원은 “피고인의 행동은 (…) 24시 이후 시위대에서 벗어나는 과정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뿐, ‘시위’하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러나 같이 기소된 일반교통방해에 관해서는 그대로 유죄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이 사건은 검사와 피고인의 쌍방 상고로 대법원까지 갔는데요, 최근 쌍방 상고 기각으로 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2015. 11. 12. 선고 2015도4924 판결).

관련 기사 – 연합뉴스, 「‘0시 10분 체포’ 야간시위자 집시법 무죄 판결」

4. 그럼에도…

비록 이 사건에서 집시법 위반에 대해서 무죄가 선고되어 확정되었으나 한계는 명확해 보입니다. 이 사건은 자정 이전에 체포가 시작되어 자정 이후에 피고인이 시위에 참가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결이 내려졌지만, 만약 자정 이후 시위 현장에 잠시라도 참여했다면 여전히 12시라는 기계적인 기준에 의해서 유죄라는 결론이 내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교통방해에 대해서도 유죄로 판단되었는데요, 집회시위 사건에서 전가의 보도처럼 등장하여 집회시위의 자유를 억압하는 일반교통방해죄 적용의 문제에 대해서도 계속 다투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글_이종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