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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연결하기” – 제8회 일가 아시아 컨퍼런스를 마치며

 

“운동을 연결하기” – 제8회 ILGA Asia 컨퍼런스를 마치며

 

글 / 류민희

 

 

2019년 8월 19일에서 23일까지 5일간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에서 열렸던 <제8회 ILGA Asia 컨퍼런스 2019 서울>이 성공적으로 마감되었습니다. 희망법 구성원들은 조직위, 세션 패널, 참가자 등으로 참가하였습니다. 5일 동안 아시아의 성소수자 운동의 경험을 함께 나눌 수 있었던 이 행사를 소개합니다.

(전체 사진: 일가 아시아 및 무지개행동 제공)

 

ILGA World 와 ILGA Asia

국제성소수자협회(International Lesbian, Gay, Bisexual, Trans and Intersex Association)  혹은 ILGA (‘일가’라고 발음)는 성소수자에 대한 평등한 인권 및 모든 형태의 차별로부터의 자유를 목표로 하는 국제적인 성소수자 단체들의 연합입니다. 1978년 설립되어 40년이 넘는 역사 속에 131 개국 1,200여 단체 회원을 두고 있으며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의 협의지위(consultative status)를 통하여 유엔과 글로벌 차원에서에서 성소수자 목소리를 대표하고 있습니다. 일가는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라틴 아메리카, 카리브해, 북미, 오세아니아에 지역단체를 두고 있으며 가히 성소수자 운동의 ‘유엔’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가 아시아(ILGA Asia)는 2002년 뭄바이 컨퍼런스에서 처음 설립되어 현재 사무소는 태국 방콕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일가 아시아의 컨퍼런스는 총회를 겸해 열리며 2년에 한번씩 개최되는 최고 의사 결정기구입니다. 컨퍼런스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아시아의 활동가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자원을 모으고 각국에서 비슷한 어려움에 당면한 다른 사람들의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직전 컨퍼런스인 제7회 일가 아시아 컨퍼런스는 2017년 12월 4일에서 8일까지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개최되어 아시아 35개국 62개 단체에서 281명의 참가자가 참석하였습니다.

 

제5회 컨퍼런스에서 이사진이 선출되는 순간

지난 컨퍼런스들

제1회 2002년 10월 인도 뭄바이 “A to Z: The Other Asia”
제2회 2005년 10월 필리핀 세부 “Coming Out, Coming Home”
제3회 2008년 1월 태국 치앙마이 “Equality in Diversity Now!”
제4회 2010년 3월 인도네시아 수라바야 (취소)
제5회 2013년 3월 태국 방콕 “The Phoenix Rising”
제6회 2015년 10월 대만 타이페이 “Independent Souls and Bodies”
제7회 2017년 12월 캄보디아 프놈펜 “United for Love”
제8회 2019년 8월 대한민국 서울 “Together for Change”

 

아시아가 한국을 선택하다

2017년 12월 5일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이하 ‘무지개행동’)과 한국 서울은 다른 도시(태국 방콕, 미얀마 양곤)와의 유치 경쟁을 뚫고 처음으로 제8회 컨퍼런스 개최권을 따냅니다. 아시아 동료들은 한국 성소수자 운동의 발전과 경험에 주목하며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많은 아시아 국가의 성소수자 운동이 국제 컨퍼런스 주최 이후 한 단계 도약했던 것을 기억하며 활발한 한국 시민사회, 인권운동, 성소수자 인권운동의 경험을 소개하고 아시아 동료들이 여유롭게 서울을 즐길 수 있는 컨퍼런스를 만들기 위해 무지개행동과 조직위원회는 1년 반이 넘는 준비 기간 동안 최선의 노력을 다 했습니다.

 

드디어 서울에서 만나다

아시아 각지에 여전히 인권 침해와 불평등이 있지만 제8회 컨퍼런스는 낙관과 희망 속에 시작했습니다. 최근에 아시아 지역에서 여러 가지 크고 작은 승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작년 인도에서 동성애 처벌법을 폐지했고, 올해는 대만이 아시아에서 첫 번째로 평등하게 결혼할 권리를 쟁취했습니다. 드디어 30여개 국가에서 300명이 넘는 참가자가 모여 아시아에서 성소수자 운동과 연대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시작되었습니다.

개회를 선언하는 일가 아시아 공동의장과 이사진

개회식 중 이종걸 집행위원장의 축사와 조직위원회의 인사

이종걸 무지개행동 집행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이번 컨퍼런스는 역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운동의 역사를 나누고 변화할 미래를 준비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국내 성소수자 인권 증진의 중요한 현장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하며 이어 “평등과 존중이야말로 아시아의 가치”라며 “연대를 쌓고 대화를 멈추지 않으며 다리를 만들어 가자”고 밝혔습니다.

심상정 대표의 축사

개회식 중 정의당 심상정 대표의 축사

 

유엔 성소수자 특별보고관 빅토르 마드리갈-보를로스

유엔 성소수자 특별보고관 빅토르 마드리갈-보를로스의 기조연설

300여명의 참가자들은 19, 20일 이틀간의 프리컨퍼런스, 21일부터 23일까지의 20여개의 세션, 일과 후 자율조직 세션, 저녁 리셉션, 그리고 수많은 미팅을 통해 경험, 전략을 나누었습니다.

 

병행 세션 중 하나

 

한가람 변호사

군형법 추행죄 관련 세션에서 발언하는 한가람 변호사

 

혼인권 전략 워크샵에서 조혜인 변호사

스포츠 세션에서 발제 중인 박한희 변호사

무지개행동 조직위로 활동한 류민희 변호사. 일가 아시아 이사 임기를 한국에서 행복하게 마감했습니다.

성소수자 특보

미디어 인터뷰 중인 성소수자 특별보고관

행사장 배너

대만과 일본의 동성결혼 세션

 

다양한 스폰서가 명기된 공식 배너

 

폐회식 중 프리컨퍼런스별 성명을 낭독하는 참가자들

폐회식 중 지보이스+아는 언니들+일곱빛깔무지개의 합창공연

 

선거를 통해 일가 아시아 차기 공동 의장이자 일가 월드 이사진으로 선출된 한국 캔디 활동가(왼쪽)와 이란의 샤디 활동가(오른쪽)

 

5일 동안 고생하신 자원활동가들의 모습

 

공동주최로서 완벽한 공조를 이룬 일가 아시아 사무국의 Vu, Dowha 오피서와 한국 조직위

 

폐회식 중 참가자께 감사인사를 드리는 조직위원회와 자원활동가들

 

작별하면서 나눈 이야기 “우리는 이겨낼 것입니다, We shall overcome”

꿈과 같은 일주일이 지나갔습니다. 미숙함이 없지 않았겠지만 일가 아시아 사무국과 무지개행동 조직위원회는 무사히 즐겁게 행사를 마칠 수 있었다는 것에 감개무량한 마음입니다. 때로는 저희에게 지나치게 익숙한 공간인 서울, 한국의 문화와 자연에 흠뻑 빠진 동료들을 보는 것은 새로운 즐거움이기도 했습니다. 그저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 행사를 마치며 저 개인적으로는 4년간 유지하던 일가 아시아의 이사직의 임기도 마감했습니다. 앞으로는 한국에서 크고 작은 성공과 승리의 이야기를 들려줄 것을 다짐했습니다.

때로는 많이 억울했습니다. 아시아의 많은 국가를 구속하는 반동성애적 악법은 서구 제국주의 식민시대의 유산인데요. 우리는 언제 자유로워질까요? 때로는 안쓰러웠습니다. 자원의 부족 속에 온 힘을 다해 침해를 고발하고 더 나은 미래를 다짐하는 동료의 모습들이. 그래서 서로를 더욱 독려하고 위로해야 했습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평등과 존중은 진정한 아시아적 가치입니다. 지금 우리가 직면한 어려움을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지 앞으로 지혜를 더 모아야 합니다.

한편 한국 출입국 당국의 비협조적 비자 정책으로 일부 국가의 몇 활동가가 참석할 수 없었는데 이는 앞으로 시민사회에서 큰 규모의 국제 행사를 유치하는데 큰 장벽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안전하고 쾌적한 한국에서 큰 국제 행사를 개최하고자 하는 국제시민사회의 욕구를 한국 정부는 제대로 수용할 수 없는 것일까요.

 

마지막으로 행사 안팎에서 아시아 동료들을 환대해주신 한국 성소수자 운동의 모든 분들에게 존경과 자부심을 보냅니다. 참가자들에게 친절과 환대를 아낌 없이 보내주신 ‘친절한 파란셔츠’ 자원활동가들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행사를 가능케 해주셨던 여러 후원 기관에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각자 여러 가지 역경과 고난을 겪고 있지만 결국에는 이겨낼 것입니다, We shall overcome. 다시 만날 때까지 모두 안전하고 건강하세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