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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및 구제, 법·정책 연구, 교육과 연대를 통하여 인권을 옹호하고 실절적인 변화를 이끌어냅니다.

여성가족부의 성소수자 차별에 분노하는 여성성소수자 궐기대회 <나는 여성이 아닙니까>에 다녀와서

여성가족부의 성소수자 차별에 분노하는 여성성소수자 궐기대회

<나는 여성이 아닙니까>에 다녀와서

2015. 10. 10. 토요일 저녁, ‘여성가족부의 성소수자 차별에 분노하는 여성성소수자 궐기대회 <나는 여성이 아닙니까>’가 대한문 앞에서 열렸습니다. 

올해 8월부터 시행된 ‘대전시 성평등기본조례’에는 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성소수자를 지원하고 보호하는 조항이 들어있었습니다. 성소수자여성, 장애여성, 이주여성 등 여성 내의 교차성 요소를 반영하고 차별금지를 강화하는 것은 최근 성주류화 정책에서 강조되고 있는 지점입니다. 대전시 성평등기본조례는 이러한 흐름에 부합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일부 개신교 등의 단체에서 이 조항을 문제삼아 대전광역시에 항의를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대전지역 시민단체, 대전여성단체연합 등과 성소수자 단체, 여성계 등은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주장에 밀려 조례가 개정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였으나, 대전광역시는 성소수자 관련 조항을 축소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며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던 중 8월 4일 여성가족부가 한국교회동성애대책위원회 등의 항의를 받은 뒤 “성소수자 지원은 양성평등기본법의 취지에서 어긋난다”며 성평등 조례 개정안의 성소수자 관련 조항 삭제를 요청한다는 입장을 대전광역시에 전달합니다. 여성성소수자를 비롯한 다양한 여성들의 인권을 보장하고 성평등을 실현하는 것이 존재이유인 여성가족부가 성소수자를 차별하고 배제하라는 요청을 공식화한 것입니다. 이러한 여성가족부의 행위는 성소수자 뿐만 아니라 여성계, 인권단체들을 모두 경악하게 하였고 요청를 철회하라는 각계의 요구가 강하게 제기되었습니다. 민변 여성위원회와 소수자인권위원회 또한 2015. 8. 13. 양성평등 정책, 성주류화 정책의 취지를 몰각하는 여성가족부의 행보를 규탄하며 여성가족부에 개정 요청 철회를 요구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하였습니다. 

[성명] 여성가족부는 대전광역시 성평등기본조례 개정 요청을 철회하여 실질적 양성평등정책의 의미를 실현시켜야 한다

이러한 각계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여성가족부의 요청 철회 조치는 없었고, 대전 시의회는 결국 9월 18일, 성소수자 보호와 지원에 대한 조항을 삭제한 성평등기본조례 개정안을 통과시키기에 이르렀습니다. 한국사회에서 이미 제정된 규범의 성소수자 관련 조항이 삭제된 첫 사례입니다. 여성가족부는 이 사태와 관련하여 여성단체, 성소수자단체 등 12개 단체로 구성된 ‘성평등 바로잡기 대응 회의’와 면담을 예정하였다가 정당한 이유 없이 면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하기도 하였습니다.

궐기대회는 이러한 여성가족부의 행보에 분노하며 여성성소수자들의 목소리를 드러내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하루종일 비가 와서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300여명의 참석자들이 대한문을 가득 메웠습니다. 긴 궐기대회 내내 광장에는 참석자들의 분노와 힘과 열기가 가득했습니다.



나는 여성이 아닙니까

궐기대회의 제목 ‘나는 여성이 아닙니까’는 미국 흑인여성운동가이자 노예제폐지운동가인 소저너 트루스(Sojourner Truth, 1797~1883)의 역사적인 연설에서 따온 문장입니다. 트루스는 1851년 오하이로 애크론 여성 인권 대회에서, 여성의 참정권 투쟁에 반대하며 여성은 탈 것으로 모시고 어디서든 가장 좋은 자리를 내주어야 하는 존재라고 말하는 남성들에게 되묻습니다.

“아무도 내게는 그런 적 없습니다. 나는 탈 것으로 모셔진 적도, 진흙구덩이를 지나도록 도움을 받은 적도, 무슨 좋은 자리를 받아본 적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여성이 아닙니까? 나를 보십시오! 내 팔을 보십시오! 나는 땅을 갈고 곡식을 심고 수확을 해왔습니다. 어떤 남성도 나를 앞서지 못 했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여성이 아닙니까? 나는 남성만큼 일할 수 있고 먹을 것이 있다면 남성만큼 먹을 수 있며 남성만큼이나 채찍질을 견뎌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여성이 아닙니까?” (트루스 연설의 일부)


트루스는 흑인/노예/여성으로 살아온 자신의 삶을 통해 사회에서 말하는 ‘여성’이 얼마나 허구적인 개념인지를 드러냅니다. 그리고 이러한 백인 중산층 여성 중심의, 성별이분법에 근거한 허구적인 ‘여성’ 개념이 ‘남성의 보호를 받는 정숙한 여성들에게 투표권이 왜 필요한가’라는 식의 여성 차별과 억압에 어떻게 복무하는지를 폭로합니다. 

소저너 트루스에 대해 더 궁금하다면 류은숙의 글 참조
[문헌으로 인권읽기] 소저너 트루스 “나는 여성이 아닌가요?”(1851)

궐기대회 역시 여성성소수자들의 삶을 외치고 노래하고 들으며 여성부가 말하는 여성이 과연 누구인지를 물었습니다. 다양한 정체성, 연령, 직업을 지닌 6명의 여성성소수자들이 무대에서 자신의 삶을 증언하며 여성들의 복합적인 정체성을 드러냈습니다. 이 여성성소수자들의 이야기를 지운 ‘여성’이란 도대체 누구입니까. ‘여성’을 성별이분법과 (이성애중심적) 성별규범에 가두고서 이룰 수 있는 ‘성평등’이란 대체 어떠한 것입니까.

대전 부치 라라

공대나온 트랜스 여성 한희


북경여성대회가 열린 95년에 태어난 쥬리

60대 레즈비언 윤김명우


노동 운동하는 레즈비언 이경

40대 중반의 성소수자 화영과 파트너 서연

(발표자 6명의 발언문 전문은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홈페이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연대공연과 발언


미친 페미니스트듀오 난세2의 성차별이데아 공연

페미니스트 무용수 권이은정의 아프리칸 댄스

게이코러스 지보이스(G-Voice). 가운데 한가람 변호사를 찾으실 수 있습니다. 

생활밀착형 비혼여성코러스 아는언니들

아는언니들과 지보이스의 합동공연

장애와 성소수자 없는 가짜 성평등을 격파하자
장애여성공감 배복주 대표의 연대발언

(우주최강댄스듀오 28의 공연은 기록자가 넋을 놓고 관람하느라 사진이 없습니다.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성소수자 인권 없이는 성평등도 없다


여성가족부가 성소수자를 포함한 여성 안의 다양한 차이를 은폐하고 성소수자 차별의 문제가 어떻게 성 차별의 문제이기도 한 것인지 고민하지 않는다면 성평등을 실현하는 것은 고사하고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조차 그려내지 못할 것입니다. 자신의 역할과 책무를 외면하고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배제를 공식화한 여성가족부를 규탄합니다. 성소수자 인권 없이는 성평등도 없습니다. 


글_조혜인

여성성소수자 궐기 선언

여성가족부는 ‘양성평등’이란 오직 남성과 여성 사이에 존재하는 성차별을 없애는 것이라며,
양성평등 정책에서 성소수자를 배제하겠다고 선언했다. 대전시는 여성가족부의 지시에 따라 <대전광역시 성평등기본조례>의
성소수자 인권 보호 조항을 삭제 ‧ 개정하였다.

여성가족부는 대한민국에서는 처음으로, 이미 제정된 성소수자 인권
규범을 사라지게 한 주범으로서 역사에 남았다. 성차별 및 성적 폭력으로부터 보호받아야할 남성과 여성이 따로 있다고 말하는
여성가족부, ‘양성평등’을 차별과 배제의 근거로 사용하는 이 한심한 여성가족부에 우리는 분노한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1.
우리는 성별 규범에 맞추어 살도록 강요받고, 그렇지 못할 때 비난받아왔다. 머리를 길러라, 예쁘게 미소를 지어라, 여자로
생각하고 말하라, 남성과 결혼하여 아이를 낳아라…. 우리는 다양한 여성 중의 하나로, 여성에게 요구되는 역할과 여성에 대한
편견에서 자유롭지 않다. 우리는 우리가 처한 현실을 성차별이라고 말할 수 있으며, 이를 변화시키는 것이 성평등에 기여하는 것임을
확인한다.

2. 성별 임금 격차, 여성차별적 노동 환경, 성희롱, 성폭력, 가정폭력은 성소수자를 비껴가지 않는다.
성소수자라는 사실이 드러나면 그러한 차별과 폭력이 증폭된다. 우리는 여성과 성소수자에 대한 부당한 차별과 폭력에 맞서 싸워야만
온전한 우리의 인권을 쟁취할 수 있음을 확인한다.

3. 트랜스젠더는 주민등록번호, 남녀화장실, 병역 등 일상적인 성
구별 체계 속에서 고통받는다. 진짜 여성임을 증명하라고 요구받으며, 당장 몸을 깎아내고 훼손할 것을 명령받는다. 건강을 담보로
비전문적인, 높은 비용의 의료조치에 몸을 맡기라고 주문한다. 우리는 언제, 어떻게 나답게 살 것인가를 결정할 수 있으며, 그러한
결정을 편견없이 인정하는 사회를 원한다. 여성의 몸과 표현은 다양하며, 누가 봐도 ‘여자처럼’ 하나의 여성이 되기를 강요할 수
없다. 우리는 트랜스젠더 여성이다.

4. 레즈비언, 바이섹슈얼 여성 등 여성을 사랑하는 여성들은 ‘남자 맛을 못봐서’
여성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이성애자 남성들은 남자 맛을 못봐서 여성을 사랑하는가? 이성애를 교정할 수 없듯이 우리의 섹스와
사랑을 교정할 수 없다. 우리의 섹스를 이성 간의 섹스에 비해 더 더럽거나 덜 열정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 동의에 의한 섹스를
성폭력이라거나 비도덕적 행동으로 폄하할 수 없다. 우리는 우리의 성과 친밀성으로 가족을 이룰 수도 있다. 우리는 레즈비언이고,
우리는 바이섹슈얼이다.

5. 아동과 청소년은 여자답지 않거나 남자답지 않다는 이유로,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이 다르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학교와 가정 등에서 다양한 정체성을 존중할 수 있도록 교육받고 스스로의
성정체성을 긍정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적절한 성교육과 인권교육을 제공받을 권리가 있다.

6. 우리는 다양한 여성 중의
하나로서, 우리의 다양성은 사회적 자산이다. 우리는 세금을 내고 투표를 하는 시민이며 가족과 공동체를 돌보는 사회의 일원이다.
우리의 인권은 일개 부처가 자의적으로 배제할 수 없는 헌법적 권리이고 모든 성평등, 차별금지, 인권 규범에서 중요한 가치로
다뤄져야 한다.

7. 우리는 여성성소수자이다. 여성이자 성소수자로서 인권을 보장할 책무를 국가에 요구할 수 있다.
우리는 성소수자들을 낙인찍고 차별하고 배제하고 혐오하도록 부추기는 성차별적 의식과 제도들에 맞설 것이다. 성차별에 맞서는 모든
행동들은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행동과 한 편이 될 수 없으며, 성소수자에 대한 배제와 차별은 성평등이라 부를 수 없다. 성소수자의
인권 없이는 성평등도 없다.

우리는 질문한다. 여성가족부가 말하는 여성은 누구인가? 성차별은 무엇인가? 성평등은 무엇인가?
나는, 우리는 여성이 아니란 말인가?

2015년 10월 10일

여성가족부의 성소수자 차별에 분노하는 여성․성소수자․인권단체 및 참여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