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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공직선거법이 장애인 참정권 침해”…헌법소원 심판 청구

장애인이 투표할 시 가족이 아니면 2인의 보조인을 동반해야 투표할 수 있게끔 규정된 현행 공직선거법에 대해 장애인 단체들이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비밀투표’ 원칙을 훼손하고 장애인들의 투표권을 침해하는 규정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소수자인권위원회, 공인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인천민들레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 4개 단체는 4일 오전 헌법재판소 앞에서 ‘장애인 참정권 침해 헌법소원 심판청구’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장애인의 투표를 막은 선거관리위원회를 규탄했다.

 

이들은 지난 5월9일 19대 대선 당시 인천의 한 투표소에서 활동보조인 1명을 대동한 뇌병변 장애인이 선거를 하려다 제지당한 데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당시 선관위는 장애인이 지명한 사람이 1명(가족 제외)인 경우 투표사무원 등 1명이 기표소에 더 들어가 2명의 보조를 받도록 한 업무지침을 이유로 이 장애인의 투표를 막았다. 생면부지의 투표사무원에게 자신이 누구를 찍는지 알려야 할 상황에 놓였던 이 장애인은 결국 투표를 포기했다.

이에 대해 장애인 단체들은 비밀선거의 원칙을 위배한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번 헌법소원 심판청구 법률대리인인 김재왕 변호사는 “공직선거법과 선관위 업무지침은 장애인의 선거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가족이 보조하는 장애인과 비가족이 보조하는 장애인을 차별하는 조항”이라며 “처음 보는 투표사무원에게 내가 누굴 찍는지 알려야 하는 점도 장애인의 자기결정권과 비밀투표 원칙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이번 청구의 취지를 설명했다.

헌법소원 청구 당사자이자 당시 투표를 거부당한 정명호 인천민들레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하지만 장애인은 선거철마다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데 차별을 받는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투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들 단체는 “내년 지방선거, 2019년 총선까지 해당 규정이 수정되지 않으면 계속해서 장애인의 참정권과 기본권이 침해당할 소지가 다분하다”면서 “장애인도 한 사람의 유권자로서 인정받기 위해 헌재가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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