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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소 소식] 제주 강정주민들에 대한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등 사건 1심 전부무죄!!!

1. 사건의 발단: 제주 강정마을에 무슨 일이?

제주 강정 마을 앞바다는 유네스코가 인증한 생물권보전지역이자 해양보호구역이며, 서귀포도립해양공원에 포함된 지역입니다. 또한 마을 안에 강정천이 있어 뛰어난 생태환경을 자랑합니다.

 

그런데 해군은 1999년부터 2001년까지 제주해군기지 후보지로 화북항, 성산일출봉 근해, 화순항 등을 검토하다가 20074월 강정 마을 일대를 해군기지 후보지로 결정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해군 기지 결정은 주민들의 동의 없이 졸속적이고 기만적인 것이었습니다. 또한 해군기지 공사의 설계 오류, 부실 공사 의혹, 기타 공사의 불법성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된 바 있습니다.

 

이에 강정 마을 주민, 시민사회 단체, 종교계 등 많은 사람들이 강정해군기지 건설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공사에 대한 재고를 요청하였습니다. 특히 야5(민주당, 국민참여당, 창조한국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으로 구성된 국회 진상조사단 또한 20118월 공사 일시 중단과 재검토, 국회 특별위원회 구성, 공권력 투입 중단 등을 제시하기도 하였습니다


(관련 기사 5제주해군기지 공사 중지하고 재검토하라오마이뉴스 기사, 2011. 8. 4.)

 

그러나 해군과 정부는 이러한 요구를 묵살하고 공사를 강행하였습니다. 특히 이 사건이 있기 며칠 전인 2012222일 이명박 대통령 취임 4주년 기념식에서 해군기지 건설 강행을 발표하였고, 이에 따라 해경, 경찰청 등이 참여한 관계기관대책회의가 소집되어 공사 강행 계획이 재확인되기에 이르렀습니다


(관련 기사 “[사설] 제주 해군기지 건설 기어이 강행하겠다는 건가”, 한겨레신문 사설, 2012. 2. 29).

 

즉, 이 사건이 발생한 일시인 2012227일 무렵은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 및 환경단체 활동가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해군기지 건설을 위한 본격적인 공사가 강행되고 있는 시기였습니다.


 

2. 마을 주민들은 왜 바다로 나가려고 했는가. 

그럼 마을 주민들은 왜 카약을 타고 바다로 나가려고 했을까요? 


당시 마을 주민 및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바다로 나가고자 한 주된 목적은 환경파괴 감시였습니다. 즉, 해군기지 건설과정에서 반드시 설치되어야 할 오탁방지막이 훼손되거나 미흡한 오탁방지막이 설치되어 발생하는 환경파괴 등을 감시하는 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이들은 강정 포구에서 카약을 타고 바다를 항행하면서 공사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파괴를 감시하는 활동[이른바 강정 SOS(Save our Sea)]을 하였습니다. 이들은 순번을 정해 1~2명이 카약을 타고 바다로 나가 오탁방지막 설치 여부 등을 감시하였습니다.

 

강정 SOS(일명 해상팀) 감시활동 사진. 감시활동을 통하여 확인한 오탁방지막 훼손 상황 : 5m이어야 할 오탁방지막이 27cm에 불과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고발하는 활동을 하였습니다. 


 

즉, 이 사건 당일인 2012. 2. 27.에도 강정 SOS팀은 전과 동일하게 강정포구에서 카약을 통해 바다를 항행하면서 해상감시활동을 하고자 한 것이었습니다. 



3. 그럼, 이날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그럼, 이날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먼저 강정포구는 사건 당일 새벽부터 경찰에 의하여 원천봉쇄 되어 있었습니다. , 경찰들은 SOS팀이 카약을 바다로 띄우지 못하도록 막은 것입니다(이른바 고착행위). 


경찰이 이와 같이 강정포구를 원천봉쇄하는 일은 이전에는 한 번도 없는 일이었습니다. 이전에는 경찰이 이미 바다로 출항된 카약을 막거나 카약을 타고 구럼비 해안으로 진입하는 행위를 제지한 일은 있었지만 이 날과 같이 카약을 타고 강정 포구를 출발하는 행위 자체를 제지하는 형태의 경찰력 행사는 이 날이 처음이었습니다.

 

그러니 이날 카약을 타고 나가려는 마을 주민과 활동가들은 황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자신들을 제지하는 경찰을 향해 카약을 타는 이유가 무엇이냐?”라고 물었습니다. 하지만 원천봉쇄행위를 하는 경찰 그 누구도 카약을 타는 이유와 그 법적 근거가 무엇인지 말을 하여 주지 않았습니다. 당시 강정마을회 회장도 강정포구로 나와 이에 대한 얘기를 전혀 들은바 없다. 도대체 여기를 막는 이유가 무엇이냐.”라고 물었으나 현장 지휘관은 이에 대하여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강정 SOS팀과 마을 주민들은 흥분하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이러한 일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카약을 막는 행위가 어떤 이유로 제지받아야 하는지 전혀 알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당일 현장 지휘관을 비롯한 어떤 경찰도 이에 대하여 설명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흥분한 주민들과 경찰 사이에서 실랑이가 있었고, 이 와중에 외국인 환경운동가인 벤자민이 경찰에 의하여 바닥에 깔리는 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한 마을주민은 위 벤자민을 구하기 위하여 벤자민이 깔려 있는 자리로 몸을 숙여 들어갔고 이내 위 피고인마저 벤자민과 함께 바닥에 깔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어떠한 경찰 한 사람이 위와 같이 바닥에 누워있던 위 마을주민의 목을 밟았습니다. 그리고 이로 인하여 마을 주민은 호흡곤란으로 실신할 지경에 처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 마을주민은 자신의 목을 밟던 위 경찰의 신발을 벗겼고, 이 신발의 주인의 신원을 확인하고자 하였습니다.

 

한편, 다른 마을 주민들은 이 사실을 듣고 포구로 나와  어느 경찰이 밟았느냐.”라고 하면서 신발이 없는 경찰을 찾으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다른 경찰들은 이 신발이 없는 경찰을 뒤로 숨기고 신원 확인을 하지 못하도록 하였습니다.

 

이미 카약행위를 막은 이유도 모른채 고착행위를 당하여 흥분하여 있던 마을 주민 및 활동가들은 이러한 경찰의 행위로 인하여 더욱 격분하게 되었습니다. 마을주민 등이 전혀 납득할 수 없는 경찰력 행사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경찰과 마을 주민 등의 실랑이는 더욱 거칠어졌고, 지금까지 발생하였던 실랑이에 대해서 특별히 체포를 명하지 아니하였던 경찰 지휘부가 갑자기 현행범체포를 명령하여 위 사실에 대하여 따지던 마을 주민들을 체포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들은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공무집행방해,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의 죄명으로 기소되었습니다. 

4. 경찰의 원천봉쇄행위의 법적 근거는 무엇이고, 어떠한 상황에서 정당화되는가. 


이 사건의 경우 경찰들은 포구 앞에서 카약 또는 카약을 타는 사람들이 바다로 향하는 것을 막았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 출석한 여러 경찰 증인들의 증언에서 알 수 있듯이 그 이유는 카약을 타고 바다로 나가는 것을 포구에서부터 막기 위함입니다. 이러한 행위를 경찰은 실무상 고착행위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이날 경찰권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경찰 지휘관이 위 고착행위의 목적과 법적 근거를 직접 밝힌 사실은 없습니다. 다만 경찰들은 이후 진술과 법정 증언에서 이날 고착행위의 법적 근거는 경찰관직무집행법 제6조의 범죄예방조치였다고 하였습니다.



경찰관직무집행법 제6조 (범죄의 제지와 예방)


경찰관은 범죄행위가 목전에 행하여지려고 하고 있다고 인정될 때에는 이를 예방하기 위하여 관계인에게 필요한 경고를 발하고, 그 행위로 인하여 인명·신체에 위해를 미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어 긴급을 요하는 경우에는 그 행위를 제지할 수 있다.


대법원은 이 경찰관직무집행법 제6조의 범죄예방조치의 법적 성질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설시하고 있습니다. 


경찰관의 제지에 관한 부분은 범죄의 예방을 위한 경찰 행정상 즉시강제 즉, 눈 앞의 급박한 경찰상 장해를 제거하여야 할 필요가 있고 의무를 명할 시간적 여유가 없거나 의무를 명하는 방법으로는 그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의무불이행을 전제로 하지 아니하고 경찰이 직접 실력을 행사하여 경찰상 필요한 상태를 실현하는 권력적 사실행위에 관한 근거조항이다.

(2008. 11. 13. 선고 20079794 판결)

위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6조의 법조항, 대법원 판례 등을 통해 범죄제지 및 예방조치가 정당화 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건을 충족하여야 합니다.

(1)  범죄행위일 것

 

경직법 제6조 제1항이 정하고 있는 범죄행위는 형벌법규에 의하여 처벌되는 행위만을 의미하며, 질서벌이나 그 밖의 행정상의 제재처분이 불과한 행위는 행위는 경직법에 의한 예방·제지조치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또한 법문의 반대해석상 인명, 신체에 위해를 미치거나 재산에 직접적인 손해를 끼치지 않는 범죄행위는 이에 포함되지 아니합니다.


(2)  범죄행위가 목전에 이루어지려고 인정될 것


법문상 범죄가 목전에 행하여지려고 하고 있다고 인정될 때란 범죄가 행해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을 뜻합니다. , 범죄발생의 직전인 것 또는 그것이 시간적으로 절박한 것을 의미합니다. 


(3)  그 행위로 인하여 인명·신체에 위해를 미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경우일 것

  

이 사건과 관련하여 법문 해석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은 재산에 중대한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상대방에 실력을 가하여 제지할 필요가 사회통념상 인정되지 않는 경미한 손해의 경우를 배제한다는 취지라고 할 것입니다.


(4) 긴급할것, 다른 수단이 없을 것


긴급을 요하는 경우란, 경고 등의 임의활동으로는 범죄에 의한 위해의 발생을 방지할 수 없는 정도로 사태가 절박하고 또한 경고 등을 행할 시간적 여유가 없으며, 그 시점에서 제지하지 않으면 범죄가 행하여지다고 판단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따라서 긴급하지 않아 다른 수단에 의하여 예방이 가능한 경우에는 제지가 허용되지 않습니다.


(5) 엄격한 해석의 요청 

 

대법원은 경직법상 범죄예방조치의 요건 판단에 있어 엄격한 해석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행정상 즉시 강제는 그 본질상 행정 목적 달성을 위하여 불가피한 한도 내에서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것이므로, 위 조항에 의한 경찰관의 제지 조치 역시 그러한 조치가 불가피한 최소한도 내에서만 행사되도록 그 발동·행사요건을 신중하고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고, 그러한 해석·적용의 범위 내에서만 우리 헌법상 신체의 자유 등 기본권 보장과 그 정신 및 해석 원칙에 합치될 수 있다


, 행정상 즉시강제에 관한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태도에 의하면 사전영장주의를 배제해야 할 정도로 급박성이 인정되지 않는데도 행정상 즉시강제를 인정하는 법률은 그 자체로 헌법에 위반된다는 것이고, 만약, 경직법 제6조의 요건을 완화하여 해석하게 되면, 일반적인 행정상 즉시강제 해석론과 균형이 맞지 않을 뿐 아니라 그 적용범위가 확장되어 위 조항 자체가 헌법에 위반된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5. 법원은 어떠한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것일까요?


법원은 경찰의 고착행위가 경직법 제6조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위법한 공무집행에 해당하기 때문에 특수공무집행방해죄 등의 구성요건해당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무죄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판시하였습니다. 


즉, 마을주민들의 카약행위는 (1) 카약을 타고 바다로 나가는 행위 자체가 범죄에 해당하지 않으며, (2) 일부 주민들이 카약을 타고 구럼비바위로 출입한다고 하더라도 그 행위는 경범죄처벌법 제3조 제37호의 출입이 금지된 구역이나 시설 또는 장소에 정당한 이유 없이 들어간 행위에 해당할 뿐이고위 조항은 그 미수행위나 예비·음모행위를 처벌하는 조항을 두지 않고 있으므로구럼비 바위에서 상당히 떨어진 곳에서 행해진 경찰관들의 이 사건 강정포구 원천봉쇄조치가 적법하다고 볼 수는 없으며, (3) 경찰관들은 강정마을 주민 등에게 이 사건 강정포구 원천봉쇄 조치에 대한 사전 고지 없이 갑작스럽게 위와 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이는데당시 경찰관들이 위와 같은 조치가 예정되어 있음을 강정마을 주민 등에게 미리 고지하지 못할 정도로 사태가 절박하거나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보기도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로 공무집행의 적법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습니다. 

6. 이 판결의 의미


이 판결은 경직법 제6조의 범죄예방조치의 요건 해석에 대한 종래 대법원 판례의 해석론을 따랐다는 측면에서만 보면 당연한 판결이라고 볼 여지도 있습니다. 하지만 범죄예방조치가 남용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이 판결을 다시 음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위헌적인 차벽 설치와 집회시위에서의 통행권 제한이 빈번한 현 상황에서 경찰관직무집행법상의 즉시강제 행사요건의 엄격해석을 요청하는 이 판결의 취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것입니다. 


글_김동현


※ 검사는 이번 무죄판결에 대해 불복하면서 항소를 제기하였습니다. 희망법은 공동변호인단으로서 1심 판결이 유지되어 무죄가 확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