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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소 소식] 법원, ‘대화하자’는 핑계로 노조원 괴롭힌 사측에 위법 판결!

노조 간부에 대한 집단 괴롭힘 손해배상청구 소송, 1심 일부 승소

 

희망법은 2015. 12. 31. 인천성모병원에서 노조 간부에 대해 가해진 집단 괴롭힘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소송대리인 변호사 김동현, 서선영, 이종희). 지난 2017. 1. 13. 1심 판결이 선고되었는데요(서울중앙지방법원 2016가합538467), 집단 항의 방문 등을 통한 괴롭힘의 불법성을 인정하는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그 소식을 전합니다.

 

  1. 인천성모병원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나?

 

인천성모병원 간호사로서 보건의료노조 인천성모병원지부의 지부장이었던 원고는 병원의 운영 방식을 비판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옹호하는 활동을 하였다는 이유로 끊임없는 괴롭힘을 겪어야 했습니다. 2013년에는 병원과의 단체교섭이 결렬된 후 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하고 나서, 2015년에는 모 인터넷 신문에 병원의 정책을 비판하는 기사가 실린 것을 계기로 괴롭힘이 자행되었습니다.

그 방식은 중간관리자들을 중심으로 한 병원 직원들이 원고의 근무 개시 무렵, 점심시간 무렵 또는 퇴근 시간 무렵이라는 동일한 시간대에 2~6명씩 함께 원고의 근무 장소에 불쑥 찾아와 항의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횟수도 10여 차례에 달합니다. 사측 교섭위원이기도 했던 한 중간관리자는 정작 공식적인 단체교섭 자리에서 교섭 타결을 위한 설득을 하지 않다가, 비공식적으로 찾아와서는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사항에 관하여 원고 개인에게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원고와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지 밥그릇만 챙긴다’는 등의 모욕적 발언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원고는, 노동조합과 관련된 문제는 공식적인 노사관계 창구에서 말하겠으니 근무를 방해하지 말아달라고 수차례 요청하였으나, 항의 방문은 계속되었습니다. 결국 원고는 스트레스가 극심해져 출근 도중 실신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한편, 인천성모병원 경영진은 병원 앞에 “일하기 싫은 자 먹지도 말라”는 성경말씀을 인용한 배너를 설치하여 노조전임자로서 활동을 했던 원고를 일하기 싫은 자로 공개적으로 매도하는 등, 원고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하는 게시물을 배포하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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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집단 방문을 통한 괴롭힘에 관한 판단

 

1심 법원은 집단 방문을 통한 괴롭힘에 관하여 피고들의 불법행위책임을 모두 인정하였습니다. 직접 항의 방문에 참여한 자, 인사노무부장에 대해서는 공동불법행위자로서, 병원장과 병원을 운영하는 법인에 대해서는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인정하였습니다.

 

원고는 불법적인 괴롭힘으로, 피고는 자연스러운 대화일 뿐이라고 주장한 행위에 대하여 법원은 아래와 같은 기준을 제시하였습니다.

“사용자와 노동조합 사이에 갈등이 있고 그 사업장의 구성원들 사이에 위와 같은 갈등의 원인과 해결책에 관한 의견이 달라 반목하게 된 경우라도, 상대방을 설득하는 행위, 자신의 입장에 동조하는 사람들을 규합하여 자기 견해의 정당성을 취득하려는 행위, 나아가 갈등의 과정에서 위법하거나 부당한 행위를 한 사람에 대한 제재조치는 관련 법령이 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진행되어야 하고, 설령 법령이 정한 절차와 방식을 따를 요건이 갖추어지지 않았거나 부득이하게 비공식적인 대화 내지 설득작업이 필요한 경우라도 그와 같은 일은 사회적 상당성을 인정받는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직장 내에서 근로관계에 관하여 다른 견해를 가진 동료를 만나 자기의 견해를 받아들일 것을 설득하거나 상대방의 견해가 옳지 않다고 비판하는 대화를 원하는 사람이 있는 경우라도 상대방이 그러한 비공식적 대화 또는 사적인 대화를 원하지 않고 사용자와 노동조합 사이의 공식적인 절차나 방식에 따라 대화가 이루어질 것을 원한다면 그러한 대화를 강요하여서는 아니 된다. 더구나 그러한 대화 시도가 상대방의 근무시간 중에 예고 없는 집단 방문에 의해 반복적으로 이루어지고, 상대방이 그러한 대화를 거부하였음에도 계속하여 대화하기를 강요하는 방식이라면 그러한 대화 내지 설득작업에 사회적 상당성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이 사건의 항의 방문에 대해서는 사회적 상당성을 넘는 대화 강요이고, 병원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루어진 행위로서 불법행위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이 사건 병원 내에서 상부의 지시 등에 의하여 조직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추론할 수 있고, 노사갈등에 관한 비공식적 대화를 강요하거나 일방적인 항의성 발언을 듣고 있기를 강요한 것으로서 사회적으로 상당하다고 할 수 없으며, 그 발언 태도 등이 강경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집단 방문이 원고가 예상하지 못한 시간에 반복하여 상당한 기간 동안 이루어진 것 자체로도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느꼈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고, 원고가 이 사건 지부의 지부장임을 감안하여도 원고가 수인하여야 할 한도를 초과하는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설령 이 사건 항의 방문이 사전에 계획된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인사노무부장은 불법행위책임을 진다고 보았습니다. 병원 직원인 원고가 다른 직원들로부터 원하지 않는 항의방문을 계속하여 당함으로써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였기 때문입니다.

 

  1. 게시물 배포를 통한 괴롭힘에 관한 판단

 

게시물 배포에 관해서는 원고 개인을 비난하면서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하는 불법행위라는 판단이 이루어졌습니다. 다만, 쟁점이 되었던 표현 중 일부에 대해서는 평가와 해석의 문제이고 지부장은 병원 내에서 공적인 존재에 해당한다는 사정 등을 들어 불법행위를 구성할 정도로 위법하지는 않다고 판단하였습니다.

 

  1. 의미와 한계

 

개인적인 대화, 비판이라는 명목 하에 자행되는 집단 괴롭힘에 대하여 일정한 기준을 제시하고 용인되어서는 안 될 불법행위로 판단하였다는 데서 의미 있는 판결입니다.

다만, 노조 지부장으로서 수인한도가 높다고 보아 책임 범위를 상당히 제한하여 인정하였는데요, 피해 노동자가 실제 겪어왔던 고통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되지 않았다고 보입니다. 또한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에 끼치는 영향력을 생각할 때 노조 지부장에 대해서 인격 모독적인 괴롭힘이 이루어졌다는 점은 책임을 가중하는 요소로 보았어야 할 것인데, 오히려 책임을 제한하는 사정으로 고려하였다는 점에서도 아쉬움이 크게 남습니다.

 

글_이종희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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