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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소소식] 허위사실 보도로 노조의 명예를 훼손한 언론, 손해배상과 정정보도 해야

글 / 김 두 나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5민사부(재판장 이동욱)는 2020. 10. 28. 충분한 취재를 하지 않고 KT새노동조합의 활동을 허위로 보도하여 명예를 훼손한 언론사와 기자에 대하여, 위자료를 지급하고 정정보도를 하라는 판결을 선고했습니다.
KT새노동조합은 2019. 3. 당시 각종 범죄 혐의를 받고 있던 주식회사 KT경영진에 대한 항의의 의미로 주식회사 KT의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않기로 하고 노조 홈페이지 및 SNS에 위와 같은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위 주주총회 참석하지 않고 위 주주총회와 같은 날 같은 시간에 KT새노동조합 총회를 개최했습니다.
그런데 평소 KT새노동조합의 활동을 비판적으로 보도해온 한 인터넷 언론이 2019. 3. 29. ‘KT새노동조합이 주식회사KT 주주총회에 입장하여 경호인력과 몸싸움을 벌이거나 고성을 지르는 등의 돌발행동을 하여 주주총회의 진행을 방해하였다’는 내용의 허위 사실을 기사로 작성하여 보도하였습니다(이하 ‘이 사건 기사’). 이러한 보도는 마치 KT새노동조합이 주식회사 KT의 주주총회를 불법적으로 방해하였다는 인상을 줌으로써 KT새노동조합의 명예를 중대하게 훼손한 것입니다.
이에 희망법은 KT새노동조합을 대리하여 2019. 5.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위 언론사와 이 사건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위와 같은 허위 보도로 KT새노동조합의 명예를 훼손한 사실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명예회복을 위하여 정정보도문을 게재할 것을 청구했습니다.
위 소송절차에서 위 언론사와 기자는 이 사건 기사 내용은 주식회사 KT의 주주총회와 KT새노동조합의 활동에 대한 보도이고 이는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므로, 그 내용이 객관적으로 허위라 하더라도 위 언론사와 기자가 진실한 사실이라고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위법성이 없다고 하면서, 당시 현장상황에 비추어 볼 때 위 기자가 KT새노동조합이 주주총회장에 입장하여 진행을 방해하였다고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으므로 이 사건 기사를 작성·보도한 행위는 위법하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위 언론사와 기자가 “보도 내용이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적시된 사실의 내용, 진실이라고 믿게 된 근거나 자료의 확실성과 신빙성, 사실 확인의 용이성, 보도로 인한 피해자의 피해 정도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행위자가 보도 내용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적절하고도 충분한 조사를 다하였는가, 그 진실성이 객관적이고도 합리적인 자료나 근거에 의하여 뒷받침되는가 하는 점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는데(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다10208 판결, 대법원 2006. 5. 12. 선고 2004다35199 판결 등 참조), 위 기자는 충분한 취재 없이 이 사건 기사를 작성·보도한 것으로 보이므로 위 언론사와 기자가 이 사건 기사 내용을 진실이라고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법원은 위 기자는 “당시 KT새노동조합의 홈페이지에 올라온 논평이나 주주총회장 앞에서 배부된 입장문에 대해 전혀 취재를 하지 않고 위 기사를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점, 반면 다른 일부 언론에서는 KT새노동조합이 주된 취재 대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KT새노동조합이 위 주주 총회에 참석하지 않은 사실을 보도한 점, 위 언론사와 기자는 과거 수차례 반복적으로 KT새노동조합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를 작성·보도하여 왔는데 그 기사들과 이 사건 기사는 주요 내용은 물론, 일부는 문장까지도 완전히 동일한바, 위 기자가 이 사건 기사를 작성하면서 추가적으로 충분한 취재를 하지 않고 기존의 기사를 인용한 것으로 볼 여지도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위 언론사와 기자가 이 사건 기사 내용을 진실이라고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위 언론사와 기자가 KT새노동조합이 주식회사 KT 주주총회를 방해했다는 허위의 내용으로 이 사건 기사를 작성·보도한 것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하면서 위 언론사와 기자는 KT새노동조합에 명예훼손으로 인하여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하고 위 허위기사에 대한 정정보도문을 게시하라고 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언론의 표현의 자유는 충분히 보장되어야 하지만 언론의 사회적 책임을 고려해보았을 때, 언론은 보도 내용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가능한 방법을 다하여 충분한 조사를 해야 하며 그러지 아니하고 진실이라고 속단하여 함부로 허위사실을 보도해서는 안 된다는 기존 대법원의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입니다(대법원 2008. 11. 13. 선고 2008다53805 판결, 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다10208 판결, 대법원 2006. 5. 12. 선고 2004다35199 판결 등 참조).
희망법은 이 판결을 환영하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언론이 기본적인 취재도 없이 허위사실을 보도하여 노동조합의 활동을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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