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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소소식] 퀴어퍼레이드 옥외집회 금지통고에 대한 효력정지 결정



[승소소식] 퀴어퍼레이드 옥외집회 금지통고에 대한 효력정지 결정

퀴어퍼레이드에 대한 옥외집회 금지통고 처분의 효력을 정지한다는 법원의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2015. 6. 28. 서울광장에서 예정된 퀴어퍼레이드를 개최하기 위해 지난 5. 29. 00시 서울지방경찰청에 집회신고서를 제출하였으나 옥외집회금지통고를 받았습니다. 이에 퀴어퍼레이드 행진 금지통고를 규탄하고 퀴어문화축제의 안전한 개최 보장을 촉구하는 국내외 시민사회, 인권단체들의 입장서가 잇따랐습니다.

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바로 옥외집회 금지통고 처분에 대한 취소소송과 효력정지신청을 제기하였고,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장서연 변호사,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한가람, 류민희, 조혜인 변호사가 이 소송과 신청을 대리하였습니다. 

 

그리고 오늘(6.16.) 서울행정법원 제13부(재판장 반정우 판사)는 위 효력정지 신청을 받아들였습니다(서울행정법원 2015.6.16.자 2015아10859 결정). 법원은 집회의 금지는 원칙적으로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 명백하게 존재하는 경우에 한하여 허용될 수 있는 것이고, 집회의 금지는 집회의 자유를 보다 적게 제한하는 다른 수단 즉 조건을 붙여 집회를 허용하는 가능성을 모두 소진한 후에 비로소 고려될 수 있는 최종적인 수단임을 강조하면서, 퀴어문화축제는 2000년부터 시작되어 2014년까지 매년 1회 개최되었고 조직위 측은 상당히 오래 전부터 퀴어 퍼레이드를 계획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의 효력이 계속 유지됨으로 인해 신청인이 입을 손해는 금전으로 보상할 수 없는 손해로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에 해당하고 이러한 손해 발생이 시간상 임박하여 손해를 방지하기 위해서 본안 판결을 기다릴 여유가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집회의 자유가 소수집단과 민주주의에 갖는 중요성

헌법 제2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고 규정하여 집회의 자유를 표현의 자유로서 국민의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고, 동조 제2항은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집회의 자유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기 위하여 자유로운 인격발현을 최고가치 중의 하나로 삼는 우리 헌법질서 내에서, 국민들이 타인과 접촉하고 정보와 의견을 교환하며 공동의 목적을 위하여 집단적으로 의사표현을 할 수 있게 함으로써 개성신장과 아울러 여론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게 하여 동화적 통합을 촉진하는 기능”을 가지며, 특히 “현대사회에서 의사표현의 통로가 봉쇄되거나 제한된 소수집단에게 의사표현의 수단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대의제 자유민주국가에서는 필수적 구성요소이며, 이러한 의미에서 헌법이 집회의 자유를 보장한 것은 관용과 다양한 견해가 공존하는 다원적인 ‘열린사회’에 대한 헌법적 결단”이라고 하여 집회의 자유의 의미와 이 기본권이 소수집단과 민주주의에 갖는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헌재 2009. 9. 24. 2008헌가25).

이번 사건은 집회시위의 사전금지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는 헌법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의 취지를 되짚고, 성소수자를 비롯한 사회적 소수자의 표현의 자유, 집회시위의 자유를 다시 한 번 확인하였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평화롭고 안전한 집회를 보장해야할 경찰의 책무

피신청인(서울지방경찰청)측은 이 사건 신청에 대한 답변서를 통해 보수개신교 단체 등 성소수자를 반대하는 세력으로 인해 ‘충돌’이나 ‘불미스러운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 집회 금지통고를 하는 것이 불가피하였다고 해명하였습니다. 그러나 피신청인이 말하는 ‘충돌’과 ‘불미스러운 사고’는 성소수자의 인권 보장을 반대하는 측이 퀴어문화축제에 대하여 불법적으로 가한 것이며 올해 역시도 반대 측에서 일방적으로 선언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충돌’과 ‘사고’의 책임을 그 피해자인 퀴어문화축제에 물으며 성소수자와 지지자들의 집회를 금지하는 것은 부당합니다. 이번 금지통고 처분과 같이 ‘반대자’가 존재한다는 이유로 ‘본래의 집회’를 금지하는 처분은 반대자에게 사실상 ‘타인의 집회에 대한 거부권’을 부여하는 것과 같은 불합리한 결과를 낳습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논리는 집회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일관된 국제인권기준입니다. 

‘충돌’과 ‘불미스러운 사고’를 방지하고 집회 참가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하여 집회가 평화롭게 개최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할 책임은 오히려 경찰에 있습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은 ‘누구든지 폭행, 협박, 그 밖의 방법으로 평화적인 집회 또는 시위를 방해하거나 질서를 문란하게 하여서는 아니’ 되며, ‘집회 또는 시위의 주최자는 평화적인 집회 또는 시위가 방해받을 염려가 있다고 인정되면 관할 경찰관서에 그 사실을 알려 보호를 요청할 수 있고, 이 경우 관할 경찰관서의 장은 정당한 사유 없이 보호 요청을 거절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동법 제3조). 유럽 평의회 산하기구인 베니스 위원회의 「집회 시위의 자유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집회 관련 경찰작용은 적법성, 필요성, 비례성 그리고 비차별의 인권원칙에 따라 이루어져 하며, 적용되는 인권기준을 준수하여야 한다. 특히, 국가는 참가자들이 물리적 폭력을 두려워하지 않는 평화로운 집회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할 적극적 의무가 있다. 법집행 공무원은 나아가 (공작원과 반대집회 참가자를 비롯하여) 어떠한 방법으로든 집회에 대한 방해 또는 저해를 시도하는 사람 또는 단체로부터 평화로운 집회의 참가자들을 보호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OSCE/ODIHR – Venice Commission Guidelines on Freedom of Peaceful Assembly para.5.3 참조. http://www.venice.coe.int/webforms/documents/default.aspx?pdffile=CDL-AD(2010)020-e)  

경찰이 자신의 책무를 다하기 위한 이러한 조치들을 모색하지 않고 집회 반대 세력이 존재하여 불미스러운 사고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본래의 집회’를 금지시키는 것은 결국 ‘행정의 편의’를 위해 금지통고를 하였다는 것을 고백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며, 소수자 집단이 안전하고 평화롭게 집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하는 국가의 책무를 방기하고 그 비용을 소수자 집단에게 부당하게 전가하는 것입니다. 

희망법은 서울과 대구의 퀴어퍼레이드에 함께 합니다!

경찰은 이번 결정에 따라 퀴어문화축제와 퀴어퍼레이드가 ‘성소수자들의 인권 보장을 반대하고 차별을 조장하는 세력들’에 의해 방해받지 않고 평화적이고 안전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집회 참가자들의 집회시위의 자유가 최대한 보장될 수 있도록 자신의 책무를 적극적으로 이행하여야 할 것입니다. 

희망법은 6. 28. 서울 퀴어퍼레이드에, 그리고 서울과 같은 방식으로 옥외집회 금지통고를 받은 대구 퀴어퍼레이드 대응에 함께 합니다.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성별표현에 상관 없이 누구든 나다운 모습으로 살고 사랑하고 자신을 표현할 권리가 있다는 점을 함께 외치고 확인하는 6월의 행사들을 지지하고 함께 즐겨주세요!


글_조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