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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소소식] 전 충남도지사에 의한 성폭력 사건 항소심 유죄 판결

 

[승소소식] 전 충남도지사에 의한 성폭력 사건 항소심 유죄 판결

 

지난 2월 1일 서울고등법원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등의 혐의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희망법 김두나 변호사는 본 사건 피해자의 공동 대리인단으로 함께했습니다.

지난해 3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수행비서였던 피해자는 한 방송사 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력 가해 사실을 세상에 알렸습니다. 이후 해당 사건에 대한 형사 절차가 진행되었고, 1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임면권을 갖고 있는 충남도지사이자 차기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었던 피고인과 수행비서인 피해자 사이에 위력은 존재하지만 자유의사를 제압할 정도로 행사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공소사실 전부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2월 1일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판결을 뒤집고 총 10개의 공소사실 중 9개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아래에서는 이번 항소심 판결의 주요 내용을 소개합니다.

 

Ο 피고인이 피해자를 ‘위력으로써’ 간음 또는 추행했는지 여부  

항소심은 피고인이 피해자를 ‘위력으로써 간음 또는 추행했는지 여부’에 대하여 대법원이 일관되게 제시해온 판단기준에 따라 엄격히 심리하고 판단하였습니다. 대법원은 그동안  ‘위력으로써 간음 또는 추행했는지 여부’ 는 ‘피고인이 행사한 유형력의 내용과 정도 내지 이용한 행위자의 지위나 권세의 종류, 피해자의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인 행위 태양, 범행 당시의 정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대법원 1998. 1. 23. 선고 97도2506 판결, 2008. 2. 15. 선고 2007도11013 판결, 대법원 2008. 7. 24. 선고 2008도4069 판결 등 참조)’는 판단기준을 확립해왔습니다.

이번 판결에서 항소심은 위 기준에 따라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증인들 진술의 신빙성, 피해자가 허위 진술하거나 피고인을 무고할 동기나 이유가 있는지 여부, 피해자가 피해를 밝히고 고소에 이르게 된 경위, 피고인 진술의 신빙성,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명시적인 동의를 구했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실관계를 면밀히 심리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피고인이 간음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간음행위 직후 피고인과 피해자의 태도 등을 종합해보면 피고인은 피해자가 자신의 수행비서로서 권력적 상하관계에 있어 적극적으로 저항하는 등 성적 자기결정권을 자유롭게 행사하기 어려운 상태에 있음을 인식한 상태에서 이를 이용하여 간음행위에 나아갔다고 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실제로 위력으로 평가할 수 있는 수준의 유형력을 행사하였다고도 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피고인이 업무, 고용 기타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피해자를 위력으로 간음하였다”고 판결하였습니다.

 

Ο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판단   

또한 항소심은 이번 판결에서 ‘성폭력 사건 심리에서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는 대법원의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하였습니다. 항소심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에 대하여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의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성폭행이나 성희롱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피해자가 부정적인 여론이나 불이익한 처우 및 신분 노출의 피해 등을 입기도 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고 따라서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를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는 대법원의 입장(대법원 2018.4.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대법원 2018.10.25. 선고 2018도7709 판결 참조)에 따라 판단하였습니다.

항소심은 “피해 이후 피해자의 행동이 ‘피해자답지 않다’ 며 피해자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는 취지의 피고인측 주장은 그 주장 자체로 특정하게 정형화된 성범죄 피해자의 반응만을 정상적인 태도라고 보는 편협한 관점에 기반한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피해자의 피해 이후의 행동이 성폭력 피해를 당한 일반적인 피해자라면 도저히 보일 수 없는 행동을 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항소심은 피해자는 피해사실의 주요부분에 관한여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데다가 그 진술내용이 매우 구체적이며,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진술할 수 없는 매우 세부적이고 비정형적인 사항까지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고, 진술내용 자체로 비합리적이거나 모순되는 부분이 없다는 점, 또한 피고인의 행위나 자신의 대응방법 등에 관하여 과장하는 진술을 하지도 않고 있다는 점과 다른 증인들의 진술과 부합한다는 점 등을 들어 피해자의 진술은 신빙성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Ο 항소심 판결의 의미    

이번 항소심 판결은 피감독자간음및추행죄의 성립에서 위력이라는 것이 무엇이고 그 위력이 현실에서 어떻게 작동하여 성폭력으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그러한 행위를 우리사회가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 것인지를 명확히 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또한 이번 판결은 성폭력 피해자에게 피해자다움을 강요하고, 그러한 기준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피해를 의심하고 피해자를 비난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을 뿐 아니라,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의 진술은 진술 내용이 일관되며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허위로 진술할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함부로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의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 [안희정 전충남도지사 성폭력사건 2심판결쟁점분석 기자간담회] 자료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