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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소소식] 면접시험에서 뇌병변 장애인에게 의사소통조력인 등 정당한 편의 제공하지 않았다면 차별

“언어장애인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면접시험에서 편의를 제공하라”

뇌병변장애인 공무원시험 불합격처분 취소 소송 승소에 대한 논평

 

세무직 공무원시험에서 의사소통조력인 등 편의제공을 거부당한 채 면접시험을 치렀다가 불합격한 뇌병변장애인이 불합격처분 취소소송에서 승소하였다. 6월 16일 서울행정법원 제6부(재판장 김정숙)는 “피고 국세청장이 2016. 7. 1. 원고에 대하여 한 2016년도 국가공무원 세무직 9급 공개경쟁채용시험 장애인 구분모집 최종 불합격 처분을 취소한다. 피고 대한민국은 원고에게 3,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6. 6. 25.부터 2017. 6. 16.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하였다. 우리는 이번 판결이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장애인이 면접시험을 볼 때에 의사소통조력인 등의 편의제공이 필요하고, 그 거부는 장애인 차별에 해당함을 확인한 판결이라고 평가하며 환영한다.

 

뇌병변 1급 장애를 가진 윤아무개 씨는 2016년 국가공무원 세무직 9급 공개경쟁채용시험 장애인 구분모집에 응시하여 합격최저점수 266.56점보다 31.45점이 높은 298.1점으로 필기시험에 합격하고 면접시험을 치뤘으나 최종 합격자 발표에서 불합격하였다. 이 사건 면접시험은 응시자 자기기술서를 포함한 서식 작성 후, 면접시험실 앞 대기의자에 착석하여 10분 동안 5분 발표에 대한 과제를 검토하고, 5분 발표와 20분 내외의 개별면접으로 진행되었다. 윤 씨는 손장애가 있어서 자기기술서 작성에 대필 지원 등 편의제공이 필요하였고, 언어장애가 있어서 5분 발표와 개별면접에 의사소통조력이 필요하였다. 윤 씨는 국세청장에게 자기기술서 작성에서 대필 지원과 별도 고사실 배치, 5분 발표와 개별면접에서 의사소통조력인 제공을 요청하였으나, 국세청장은 자기기술서 작성에서의 대필 지원과 별도 고사실 배치만을 제공하고, 개별면접에서의 의사소통조력인 제공은 거부하였다.

 

재판부는 “뇌병변 1급의 장애로 인하여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원고에게 구술면접에서 의사소통 조력인을 지원하는 것은 원고가 언어장애가 없는 다른 응시자들과 동등한 조건에서 구술면접을 수행하기 위해 제공되어야 할 정당한 편의에 해당하며, 피고 국세청장이 의사소통 조력인을 지원하지 아니한 데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이지 아니하므로, 피고 국세청장이 원고에게 의사소통 조력인을 지원하지 아니한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이 규정한 정당한 편의 제공을 거부한 행위”라며, 이는 “이 사건 면접시험 절차의 중대한 위법사유에 해당하므로, 이에 근거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도 취소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우리는 이 같은 재판부의 판단이 지극히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한편, 이 사건 면접시험의 면접위원들에게는 ‘장애인 구분모집 직렬 면접시 유의사항’이 제공되었는데, 그 내용에는 “언어장애로 인한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사유로 ‘의사발표의 정확성과 논리성’ 평정을 해서는 안 되며, 답변내용의 깊이와 진정성을 유념하여 공정하게 평가”, “뇌병변장애는 언어장애가 있고 몸을 흔든다고 지능이 낮은 사람으로 판단 금지, 의사소통이 어려운 경우 청각·언어장애에 준하여 면접대응” 등이 포함되었다. 또한 청각장애 또는 언어장애가 있는 경우 의사소통 문제에 대하여 “응시자가 답변하는 발음 등에 따라 대응하되, 알아들은 척하지 말고 천천히, 정중하게, 반복해서 상대의 의사를 확인하고 신뢰감을 갖도록 응대”, “답변이 끝날 때까지 주의깊게 경청하며 적당한 속도로 강·약을 조절하여 천천히 말함”, “알아듣기 어려운 경우 다시 질문을 하거나 글로 써서 내용을 확인” 등의 내용이 있었다. 우리는 이 사건 면접위원들이 위 유의사항을 숙지하지 못한 채 윤 씨를 평가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거둘 수 없다. 실제로 많은 언어장애인들이 겉으로 드러난 모습 때문에 면접시험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애가 있든 없든 누구나 자신이 가진 능력을 공정하게 평가받아야 한다. 장애를 가진 사람이 공정하게 평가를 받기 위하여는 장애 유형과 정도에 맞는 편의제공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 판결은 언어장애인이 면접시험을 볼 때에 의사소통조력인이 정당한 편의로 제공되어야 함을 확인하였다는데 의미가 있다. 다만, 불합격으로 1년을 허비한 윤 씨의 아픔을 씨기에 300만 원의 손해배상액은 지나치게 적고, 윤 씨가 명시적으로 요청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국세청장이 면접시간을 연장하지 않고 5분 발표 준비를 위한 보조도구나 보조인을 지원하지 않은 데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한 것은 아쉬운 점이다.

 

우리는 이 판결을 계기로 언어장애인이 면접시험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면접시험에서의 편의제공이 개선되기를 기대한다. 그 시작으로 공무원시험에서 언어장애인에 대한 의사소통조력인 제공이 시험 안내에 명시되고, 면접위원들이 언어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갖지 않도록 충분한 교육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2017621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