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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소소식] 외부성기 형성수술 받지 않은 성전환자(남성→여성)의 성별정정 허가한 국내 첫 법원 결정

*본 소송은, 희망법 한가람 변호사가 주수행변호사를 맡고, 성적지향·성별정체성(SOGI)볍정책연구회가 천주교인권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진행되었습니다.

 

성전환자가 처한 현실을 바탕으로 성별정정에 있어 외부성기 수술 요구의 위헌성을 체계적으로 밝힌 이번 결정을 환영합니다!

지난 2월 14일 청주지방법원 영동지원(재판장 신진화)은 외부성기 형성수술을 받지 않은 남성에서 여성으로의 성전환자에 대해 가족관계등록부상 성별을 여성으로 정정하는 것을 허가했다

그 동안 여성에서 남성으로의 성전환자에 대해서는 2013년 3월 서울서부지방법원이 외부성기 형성수술을 받지 않은 성전환자의 성별정정을 처음 허가한 이래 다수 있어 왔다그러나 성전환자 여성에 대해서 외부성기 형성수술 없이 성별정정을 허가한 것은 이번 결정이 처음이다.

이번 결정에서 법원은, 신체외관상 여성으로의 변화와 여성으로서의 성별정체성을 확인하는 데 있어 외부성기 형성 수술은 필수적이지 않으며오히려 외부성기 형성 수술이 의료기술상의 한계와 후유증의 위험이 크다는 점을 밝혔다그리고 신청인과 같이 외부성기 수술을 하지 않고 살아가는 성전환자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다음으로 외부성기 형성수술을 받지 않은 성전환자는 사고나 질병으로 생식기 등을 절제한 경우와 다르지 않음에도 성별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공평하지 않고, 공동체 내 다른 구성원이 혐오감불편함 등을 느낀다는 주장은 다양성 존중과 소수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민주사회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국가의 신분관계와 개인의 행복추구권인격권은 분리될 수 없으며현실적으로 나타나는 다양한 성별 특성에 비추어 신분관계 정립에 있어 성전환자의 특성을 최대한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다만, 본 결정에서 성별정정의 요건 중 반대 성으로의 신체를 갖춤에 대해서 호르몬 분비기관생식능력의 제거를 결정적 요소로 보고 있으며신청인에 대해서도 양측 고환절제수술을 받아 생식능력이 없어졌다는 점을 허가의 주된 이유로 들고 있는 점은 아쉽다.

생식능력제거 수술 역시 성전환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야기하며 성전환자의 신체에 대한 자기결정권과 재생산권 등을 침해한다는 점에서 외부성기 수술 요구와 동일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그리고 국제인권기준에 비추어도 성전환자에 대한 불임수술 요구는 성전환자에 대한 중대한 인권침해라는 점이미 유럽 및 남미에서는 성별정정에 있어 생식능력 제거 등 외과수술을 요구하지 않는 국가들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라는 점에 비추어 생식능력 제거 요건을 당연한 것으로 보는 본 결정 및 대법원의 태도는 재고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번 결정은 외부성기 수술을 받지 못하였거나 받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성별정체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일상 속에서 고통을 겪고 있는 성전환자의 인권 증진에 큰 획을 그은 중요한 판례가 될 것이다한 번의 사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법원에서도 이와 같은 기준을 적용한 결정이 이어지기를 바란다그리고 이를 통하여 성전환자가 겪고 있는 구체적 현실을 반영하는 대법원 예규의 개정과 나아가서 성별정정에 대한 입법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스크린샷 2017-02-16 오후 1.58.13사진 / 청주지방법원 영동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