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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의 권리를 보장해야 할 지자체, 공공기관의 역할을 묻다

성소수자의 권리를 보장해야 할 지자체, 공공기관의 역할을 묻다

동대문구 퀴어여성체육대회 대관차별 손해배상 소송 제기

 

박한희

 

지난 1월 16일.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언니네트워크, 퀴어여성네트워크는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서 ‘동대문구 퀴어여성체육대회 대관차별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같은 날 법원에 소장을 제출했습니다. 해당 소송은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백소윤, 장서연 변호사와, 희망법 류민희, 한가람, 조혜인 변호사가 공동대리한 사건입니다. 그리고 제가 원고인 사건이기도 합니다.

 

 

이 소송의 원고는 퀴어여성네트워크(이하 ‘퀴여네’) 연대단체인 언니네트워크과 퀴여네 활동가 4인이고, 피고는 동대문구, 동대문구시설관리공단 및 담당 직원들입니다. 퀴여네는 여성성소수자를 가시화하고 성소수자 인권과 성평등을 위해 활동하는 시민단체로 지난 2017년 10월 21일 ‘제1회 퀴어여성생활체육대회’를 동대문구체육관에서 개최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대회를 3주 앞둔 9월 25일 퀴여네는 동대문구시설관리공단 대관담당자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습니다. 담당자는 “성소수자들이 체육대회를 한다는 것에 대해 민원이 들어오고 있고”, “동대문구청으로부터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했습니다. 심지어는 “미풍양속을 이유로 대관이 취소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통화 다음날인 9월 26일에 갑작스럽게 10월 21일 천장공사가 잡혔다면서 일방적으로 대관취소를 통보했습니다. 이로 인해 결국 원고들은 2017년 체육대회를 개최하지 못하고 이듬해야 다른 체육관을 대관하여 행사를 진행해야 했습니다.

 

공단이 이야기한 취소사유는 10월 21일 당시 공사 일정이 미리 잡혀 있었는데 이를 알지 못하고 대관을 실수로 허가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변명에 불과했습니다. 공사실시계획서, 공사안내 공문 등 관련 자료에 따르면 체육관 공사일정이 원고들이 대관를 허가받기 이전에 잡혔다고 근거가 없었으며, 대관취소 통보 전날 공단 측이 인권위에 전화해 “항의민원으로 대관을 취소하려 한다”고 상담한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이에 대해 퀴여네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고, 인권위 역시 체육관 대관취소는 공단과 동대문구청이 “성소수자 행사를 반대하는 민원에 영향을 받아 당초 대관을 허가한 날짜로 공사일정을 조정하여 대관을 취소한 것”으로 이는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에서 금지하는 성적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해당한다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국가인권위의 차별판단이 나왔음에도 지자체의 성소수자 행사 방해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위 결정이 나온 이후인 2019년 9월에도 부산시 해운대구가 제3회 부산퀴어문화축제에 도로점용허가를 내주지 않아 결국 축제가 취소되기도 했습니다. 이와 같은 차별이 반복되는 것은 국가인권위원회가 권고가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이유로 지자체에서 이를 존중하지 않기 때문입니. 이 사건에서도 공단 담당자는 퀴여네와의 통화에서 ‘국가인권위가 하는 말은 권고밖에 없다”며 대관취소를 정당화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기에 원고들과 성소수자 인권단체들은 논의를 거쳐 동대문구와 공단 등을 상대로 총 3천만 100원(언니네트워크 1천만 100원, 개인 각 5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의 소를 제기하기로 했습니다. 이 소는 동대문구 등의 위법한 대관취소로 원고들이 받은 정신적 손해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과 동시에 그 동안 반복되어 온 그 동안 반복적으로 이루어진 국가, 지자체, 공공기관의 성소수자 공공시설 이용차별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후의 진행상황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