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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조력인·필기구 지원 못 받은 장애인 공시생 ‘불합격 취소’ 판정

면접 때 편의제공 못 받은 장애인
공무원시험 불합격처분 취소처분
法, “정당한 사유 없이 편의제공 거부하면 차별금지법 위반”

 

장애를 뒷받침할 편의를 제공 받지 못해 공무원 시험에서 탈락한 뇌병변 장애인이 1년여의 소송 끝에 불합격 취소 처분을 받았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김정숙 부장판사)는 면접시험에서 의사소통 조력인과 필기도구 등을 제공 받지 못한 장애인 윤모(29)씨가 국세청장과 국가를 상대로 낸 공무원시험 불합격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판결을 내렸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윤씨)의 신청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편의제공을 거부한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차별에 해당한다”며 국세청장에 시험 불합격 처분 취소와 위자료 300만원을 선고했다. 해당 사건의 소송 제기와 진행은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희망법)’이 윤씨를 대리해 담당했다.

뇌병변 1급 장애인 윤씨는 지난해 4월 세무직 공무원 필기시험에서 합격 최저점수의 30점이 넘는 월등한 점수로 합격했다. 손떨림과 언어장애가 있는 윤씨가 2015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넣어 계산과정 대필 인력과 1.5배 시간 연장 등을 보장 받은 결과다. 그러나 2개월 뒤 치러진 면접시험에서는 고배를 마셔야 했다. 자기기술서 작성 및 5분 스피치, 질의응답으로 구성된 40분의 면접 과정 동안 장애를 뒷받침할 편의를 제대로 제공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험을 주관한 국세청 측은 자기기술서 작성 시간에 윤씨에게 노트북 1대와 거동을 도울 조력인 1명을 제공했으나 작성 시간은 20분으로 못 박아 “더 이상의 시간연장은 없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작성하도록 했다. 또 자기기술서 작성이 끝난 후 노트북을 거둬 가 다른 면접자들이 볼펜으로 메모를 하며 다음 발표를 준비하는 동안 윤씨에게는 별도의 메모 도구를 제공하지 않았다. 윤씨는 5분 발표와 질의응답 시간에도 자신의 발음을 전달해 줄 의사소통 조력인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별도의 도움 없이 면접을 치러야 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면접시험의 평가요소가 ‘공무원으로서의 정신자세’나 ‘창의력’ 등 포괄적이고 추상적이어서 면접위원들이 모두 ‘미흡’으로 평가할 경우 필기시험의 성적과 관계없이 불합격하게 돼 있다”며 윤씨의 의사소통 조력인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행위를 중대한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사유로 규정했다. 다만 윤씨가 제기한 시간 연장 및 메모도구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대규모 시험인 만큼 장애인 본인이 절차상 필요한 것을 요청했어야 한다”며 위법행위로 보지 않았다.

윤씨를 대리해 소송을 제기한 희망법 측은 “윤씨가 장애인이라고 해서 면접시험을 못 보게 하거나 불리하게 대한 건 아니지만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인에 대해 정당한 편의 제공을 거부했기 때문에 사실상 장애인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했다”며 “공무원 시험 외에 다른 기업 채용에서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동등한 기회를 받을 수 있도록 장애의 유형 및 정도 등을 고려해 인적, 물적 제반수단과 조치를 취하는 것이 적법하다”고 밝혔다.

 

신다은기자 down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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