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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서울고등법원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 사망사고에 대한 업무상 재해 인정”

814일 서울고등법원현대중공업 조선소에서 일어난 하청노동자의 사망에 대해 업무상 재해 인정

이를 달리 판단한 근로복지공단의 유족급여부지급처분과 1심 판결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함

 

 

2019 8. 14. 서울고등법원 제5행정부(재판장 배광국)은 현대중공업에서 사망한 하청노동자(이하 ‘망인’)의 배우자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유족급여부지급처분 취소소송에서, 망인의 사망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근로복지공단의 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19. 8. 14. 선고 2018누301090 판결).

이 사건은 2014년 현대중공업 선행도장부에서 샌딩작업 중이던 망인이 에어호스에 목이 감겨 사망한 채로 발견된 사건에 대해,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된 사건으로, <궁금한 이야기 Y(SBS)>, <돌직구(울산MBC)> 등 여러 차례 언론에 소개된 바 있는 사건입니다.

사망 사고가 발생한 이후, 울산동부경찰서는 망인의 사망이 근무 중에 발생한 것이고, 사고의 정황과 망인의 평소 언행에 비추어 자살로 판단할 근거가 없었음에도 망인이 자살한 것으로 판단내리고 내사종결처리했습니다. 울산경찰지방경찰청이 재수사를 실시했으나 마찬가지로 자살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후 망인의 배우자인 이 사건의 원고는 2015. 5. 29.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지급신청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위 수사기관의 수사결과를 근거로 “망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근거가 부족하다”며 부지급처분을 하였습니다. 이에 원고는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 법원인 서울행정법원은 근로복지공단의 부지급 처분이 적법하다고 보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습니다(서울행정법원 2017. 12. 7. 선고 2015구합82563 판결).

이에 대해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은 이 사건은 ‘망인이 샌딩기 리모콘을 수리 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샌딩기에서 분사된 그리트(쇳가루)가 눈에 들어가는 사고를 당하였고, 그로인해 눈이 잘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사다리를 통해 내려가려다 바닥에 사려놓은 에어호스에 몸이 감겼고 이후 실족하는 과정에서 호스가 목에 매여 사망한 것’으로 판단하였습니다. 따라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함에도 이를 달리 판단한 1심의 판결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재판부는 ① 망인의 샌딩기 리모콘이 전선 접촉에 의해 의도치 않게 작동할 수 있었던 점 ② 망인의 방진마스크 오른쪽 필터가 훼손되고 망인의 얼굴과 목 부위에 그리트가 묻어 있있던 점에 비추어, 망인이 리모콘을 수리하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그리트에 맞았고 이것이 눈에 들어갔다 보았습니다. 그 결과 망인은 시야확보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외부비계를 통해 이동하여 밖으로 나가려 했고 그 과정에서 바닥에 놓인 에어호스에 몸이 감겼고, 사다리 근처에서 망인이 실족하면서 호스가 목에 매이게 되어 사망에 이르렀다 판단하였습니다.

한편 재판부는 근로복지공단이 주장한 망인의 자살 가능성에 대해서는 ① 사고가 일어난 곳은 망인의 작업구역에서 떨어진 동료의 작업구역인데, 자살을 시도하려는 사람이 굳이 타인의 작업구역까지 이동할 이유가 없는 점 ② 망인이 사고 발생 전날까지도 배우자인 원고와 통화를 하고 사고 당일에도 동료들과 일상적인 대화를 하는 등 자살의 동기가 확인되지 않고 관련 전문가 의견서도 이를 뒷받침하는 점 ③ 눈에 그리트가 들어간 사람이 높이를 가늠하여 목을 매기는 어렵다는 점 등에 비추어, 망인이 자살한 것이라고는 합리적으로 보기 어렵다 판단하였습니다.

이번 판결에 대해 대리인단은 “‘재해발생원인에 관한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 경우라도 간접적인 사실 관계 등에 의거하여 경험법칙상 가장 합리적인 설명이 가능한 추론에 의하여 업무기인성을 추정할 수 있는 경우에는 업무상 재해로 보아야 할 것’이라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입증책임의 판례법리가 형성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목격자 없이 사업장에서 사망한 본 사안과 같이 산재를 직접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부족한 노동자가 소송에서 산재로 인정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본 판결이 이러한 상황에 놓여 있는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희망이 되었으면 한다. 나아가 이 사건을 계기로 망인과 같은 하청노동자가 상대적으로 위험한 작업에 놓이게 되는 ‘위험의 외주화’가 해결되고 모든 노동자가 안전한 사업장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습니다.

이 사건은 금속노조 울산법률원(참여변호사 정기호),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참여변호사 김동현 김두나 박한희),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리걸클리닉 센터(센터장 홍대식, 참여교수 이상수) 등이 대리인단을 구성하여 진행한 사건입니다. 또한 노동조합·시민사회단체·각계 전문가(심리학, 의학)들이 본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하여 재현 실험을 진행하거나 의견서를 작성하였으며 법학전문대학원 학생들도 판례 조사, 서면 작성 등에 참여하였습니다.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 산재소송 대리인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