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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및 구제, 법·정책 연구, 교육과 연대를 통하여 인권을 옹호하고 실절적인 변화를 이끌어냅니다.

“밀양 주민들은 계속해서 저항할 수밖에 없습니다.”

2월 2일. 재판이 끝나고 난 법원의 풍경은 분노와 슬픔으로 가득했습니다. 여기저기서 눈물과 탄식이 쏟아졌습니다. 몇몇 할머니들은 긴 한숨을 내쉬며 주저앉았습니다. 아무도 그 자리를 떠날 수가 없다는 듯 우두커니 멈춰선 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습니다.

 

어디선가 한 할머니가 말했습니다.

“최순실이한테는 꼼짝도 못하면서… 생존권 지키는 주민들은 이리도 무참하게…”

 

이날 재판은 송전탑 공사와 경찰 공무를 방해했다며 기소된 밀양주민 15명에 대한 항소심이었습니다. 1심에서는 9명에게 징역 6개월 ~ 2년 및 집행유예 1년 ~ 2년이 내려졌고, 6명에게는 벌금 200만원이 각각 선고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너무 가혹한 판결이라며 항소했고, 검찰도 형량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했습니다.

그리고 이날 항소심 재판부는 양측 모두의 항소를 기각함으로써 결과적으로 1심에서 선고된 유죄판결들을 모두 유지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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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 노인을 임의동행하는 무리한 입건과 70대 노인들에 대한 무더기 기소. 머리를 살짝 밀었는데 뇌진탕 2주 진단이라며 상해죄라는 황당한 기소 남발.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입건조차 되지 않을 상황들. 그리고 재판 과정에서 더욱 피폐해진 주민들의 생활과 건강까지… 주민들은 이 모든 과정이 참혹했지만, 우리 사법부가 주민들의 억울함을 덜어줄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변호인단도 한국전력이 전력수요를 부풀려 불필요한 공사를 강행했으며, 그 과정에서도 위법사항이 있었고, 벼랑 끝에 내몰린 주민들의 삶과 파괴된 마을공동체로 인해 투쟁할 수밖에 없었던 주민들의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수 백 쪽의 자료와 증언을 무시하고 다시금 주민들에게 절망을 안겼습니다. 밀양 주민들과 밀양송전탑 반대대책위원회 그리고 변호인단은, 이번 판결이 잘못된 정책과 국가의 폭력으로 절망에 빠진 주민들이 할 수 있었던 최소한의 저항마저 무시된 판결이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주민들은 여기서 멈추지 않기로 했습니다. 법원 안에서 그리고 법원 밖에서도 지금처럼 계속 싸울 예정입니다.

 

이날 법원에 출석한 주민들의 목소리입니다.

 

상동면 김**(61) 주민은 “송전탑 공사 막느라고 차량에 치여 다리를 다쳐서 아직도 고생하고 있다. 송전탑 일로 한동안 두통으로 고생했는데, 오늘 그 통증이 다시 도지고 있다. 철탑 막으면서 다 잃어버렸다고 했지만, 나는 최선을 다했고 떳떳하다고 자부했는데, 또 통증이 도진다. 너무 억울하다.”고 했습니다.

 

부북면 정**(76) 주민은 “찬성 주민들은 지난 설에도 쇠고기와 사과 선물세트를 돌리며 희희낙락했다. 우리는 그동안 창원을 문턱이 닳도록 다니며 호소하고 또 호소해도 헛일이다.”며 절망감을 토로했습니다.

 

이**(75) 주민도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뭔가 아주 작은 진전이라도 있을 줄 알았다. 철탑 밑에서 살아가는 일이 너무 괴롭다. 그래도 우리는 재판부의 양심에 기대했다. 그런데 이게 뭐냐”며 목소리를 높였고, 한**(70) 주민은 “차라리 지금 들어가서 징역을 살고 싶다”며 한동안 재판정 앞을 떠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희망법 김동현 변호사는 이번 판결에 대해, “변호인단이 시민불복종의 주장 범위를 공사 진입로 또는 공사현장에 연좌하거나 공사장비에 몸을 묶은 행위 등 소극적인 저항행위로 한정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행위를 일괄적으로 폭력행위로 규정하면서 변호인단의 주장을 배척하는 것은 중대한 심리미진에 해당하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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