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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및 구제, 법·정책 연구, 교육과 연대를 통하여 인권을 옹호하고 실절적인 변화를 이끌어냅니다.

[동계실무수습후기] 1편, 4주가 지난 후 의욕을 되찾은 내 모습이 놀라웠다.

글쓴이,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이해인

 

기말고사를 몇 주 앞둔 지난해 11월 말, 나는 아무런 삶의 의욕도 느끼지 못한 채 그저 기계적으로 공부를 하고 있던 상태였다. 2년동안의 로스쿨 생활에 지칠 대로 지쳐 있던 나는, 내 자신이 도대체 무엇을 위해 공부를 하는지, 아니 더 나아가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이런 저런 생각에 머리는 복잡하고, 공부도 잘 될 리가 없던 터. 머리를 식힌다는 핑계로 딴짓을 하던 중, 학교 홈페이지를 들락날락하다가 우연히 희망법 실무수습 공지를 보았다. 그리고 호기심에 이끌려 희망법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았고, 이전 희망법 실무수습생들의 후기를 읽었다. 로스쿨 생활을 하며 몹시 무미건조해진 나와 달리, 생기 넘치고 반짝거리는 기존 희망법 실무수습생들의 모습을 보며 나도 희망법에 가면 의욕을 되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나는 자연스럽게 희망법에 지원하게 되었고, 운 좋게도 2017년 겨울의 한 달을 이 곳에서 보낼 수 있었다.

 

첫째 주

누구에게나 그렇듯, 첫째 주는 탐색의 시간이다. 아슬아슬하게 2시 정각 직전에 사무실에 도착한 나는 자리에 앉아 가장 먼저 같이 실무수습을 할 친구들의 얼굴을 힐끔힐끔 살펴 보았다. 같은 학교에서 온 세현을 제외하고는 살면서 전혀 본 적이 없는 낯선 얼굴들이었다. (심지어 세현과도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누어 본 지 얼마 안되었던 시기였다.) ‘수연, 민정, 홍기, 재홍, 세현’. 열심히 속으로 사람들의 이름을 외우며, 앞으로의 4주간의 생활 동안 많이 친해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첫 날은 다른 실무수습생들과 인사를 하고,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받은 후 지도변호사님이신 한가람 변호사님과 차를 마시러 혁신센터 1층의 까페로 갔다. 아마 이 때부터가 희망법의 분위기를 슬슬 느끼기 시작한 시기인 것 같다. 한가람 변호사님께서는 아주 큰 테디베어 인형이 앉아 있던 좌식 테이블로 우리를 안내하셨다. 작은 좌식 테이블 하나에 옹기종기 넷이서 앉아 나, 민정, 재홍은 간단한 자기소개를 했고, 변호사님은 희망법에 대한 이야기를 이모저모 해주셨다. 비록 짧은 대화였지만, 전혀 격식을 차리지 않고 편하게 대해주신 한가람 변호사님 덕택에 앞으로의 4주동안의 생활이 굉장히 재미있고 따뜻할 것 같다는 예감(혹은 확신)이 들었다.

그렇게 첫 날이 지나가고, 둘째 날부터는 본격적인 일정이 시작되었다. 첫째 주는 주로 변호사님들로부터 주제별 교육을 받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집회시위의 자유, 일터괴롭힘, 소송실무의 기초, 장애인권의 이해, SOGI 인권의 이해, 기업과 인권, 동성결혼의 쟁점, 국제인권 메커니즘의 이해까지. 어디 가서도 듣기 힘든 이런 강의들을 매일매일 들을 수 있어서 참 신이 났다. 이러한 주제들로 강의를 들을 수 있던 것도 좋았지만, 변호사님들을 직접 마주보고 대화해 보면서 각자 변호사로서 어떠한 삶을 살고 계신지를 느낄 수 있던 것이 더욱 좋았다. 많은 현실적 어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시는 모습이 정말 존경스러웠다. 그리고 약간의 반전(?)으로, 낯선 분위기 때문에 우리같이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후배들 앞에서도 조금씩 수줍어하시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며 희망법 변호사님들이 정말 좋아졌다!

또한 첫째 주는 교육뿐만 아니라 다른 실무수습생들과 함께 공동과제를 해야 했다. 김동현 변호사님으로부터 증인신문사항을 작성하는 과제를 받아, 첫째 주는 주로 사건기록을 읽는 데에만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사건기록의 양이 꽤 많았고, 사건의 특수성상 내용 자체가 굉장히 낯설고 복잡했기 때문에 읽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 전까지는 다른 실무수습생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지 못했는데, 공동과제 사건 기록을 읽으면서 각자가 느낀 고충과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우리는 조금씩 가까워질 수 있었다. 비록 사건은 너무도 어렵고 막막했지만, 오히려 그 어려움 덕택에 우리가 한 배에 탄 동료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한편으론 좋기도 했다.

어찌됐던 이렇게 희망법의 분위기를 익히고 다른 친구들과도 서서히 친해지며 첫째 주가 빠르게 지나갔고, 과제의 폭풍이 몰아치는 둘째 주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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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주

 둘째 주에는 공동과제와 더불어 수행할 개별과제가 주어졌다. 우리는 경찰관직무집행법(이하 ‘경직법’) 개정안 작성 혹은 영화관람권 소송 리서치 중 각자가 선호하는 과제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 나는 평소 입법활동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경직법 개정안 작성 과제를 선택했다. 이는 시위 현장에서의 물대포 운용의 위험성을 낮추기 위한 개정안을 우리가 직접 만들어 보는 것이었는데, 무엇보다도 백남기 농민 사건을 보며 매우 분노했던 터라 개정안을 잘 만들고 싶다는 의지가 매우 컸다. 하지만 김동현 변호사님께서 증인신문사항을 작성하기 위해 읽어야 할 또 다른 기록들을 주셨기에…… 개별과제 수행은 잠시 미뤄두고 계속해서 공동과제에 몰두하였다.

 

그리고 둘째 주에는 변호사님들과 함께 다양한 외부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가장 첫 번째로는 김재왕 변호사님이 대리하시는 영화관람권 소송의 변론기일에 참석하였다. 이 소송은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이 영화관람을 할 수 있도록 영화관 측에서 정당한 편의제공을 할 것을 청구하는 것이었다. 영화 ‘도가니’ 상영 당시 당사자인 장애인들이 극장에서 영화를 제대로 볼 수 없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넣은 이후로, 현재 극장에서는 매달 한 차례씩 특정한 시간에 장애인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화를 상영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이는 그야말로 보여주기 식 ‘이벤트’에 지나지 않고, 아직도 장애인들은 우리나라 문화생활의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영화를 자신이 원하는 대로 볼 수가 없기에 이러한 소송을 진행하게 된 것이다. 사실 그 동안 비장애인인 나는 정말로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영화를 봐왔기에, 처음 희망법에서 이 소송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굉장히 부끄러웠다. 나에게 있어서는 너무나도 당연한 편의가 누군가에게는 얻기조차 힘든 권리라는 사실을 다시금 느끼며, 앞으로 더 많은 것들에 대해 문제제기를 할 수 있도록 예민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한 우리는 세월호 민사소송 대리인단 회의와 민변 여성위 월례회 중 자신이 가고 싶은 곳을 선택하여 참석할 수 있었다. 나는 여성문제에 관심이 많았기에 민변 여성위 월례회를 선택했다. 민변은 처음 방문하는 거라 한껏 들떠 교대역 사무실에 도착했는데, 이내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기분이 매우 우울해졌다. ‘DSO(Digital Sexual Crime Out·디지털 성폭력 아웃)’의 하예나 대표님은 현재 인터넷 상에서 벌어지는 강간모의, 지인을 대상으로 한 몰카 촬영 등의 실례를 말씀해 주셨는데, 무엇보다도 법의 공백으로 인해 수사와 처벌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몹시 암담했다. 그리고 이러한 공백으로 인해 DSO같은 소규모 단체가 수사기관 대신 자신들이 직접 인터넷 상의 성범죄 관련 사진이나 동영상 등을 하나하나 체크하고 있다는 것과, 그 과정에서 엄청난 정신적 충격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월례회의에 참석하신 변호사님들도 이러한 사실에 다들 큰 충격을 받으시고 어떻게든 도움을 주려고 하셨다. 나는 아직 법조인이 아니기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없어 슬펐지만, 민변 여성위 변호사님들의 반응을 보건대 앞으로 민변에서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 줄 것 같아 다행스런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우리는 수연이가 본선에 진출한 모의헌법재판 경연대회를 방청했는데, 이번 경연대회는 동성결혼과 관련한 주제를 다루고 있어 매우 흥미로웠다! 안타깝게도 수연이가 속한 팀은 외국법에 따라 인생동반자 등록을 한 동성커플의 경우 국민건강보험법상의 ‘배우자’로 인정될 수 없다는 입장을 펼쳤기에, 수연이네 팀이 이기기를 바라며 열심히 응원할 수만은 없었다……(수연아 미안) 그리고 같은 날 재홍, 홍기, 세현 그리고 나는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이하 ‘장추련’) 사례회의에 참석했다. 우리는 이 날 회의에서 장애인권과 관련해 진행 중인 다양한 소송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고, 1월에 새로 들어온 상담사례들에 대해 활동가분들과 함께 논의를 해 볼 수 있었다. 이 날 회의를 통해 느낀 현 상황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점은, 우리 사회가 장애인들을 ‘도움이 필요한 존재’로서 타자화해 인식할 뿐, 독립적인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 역시 이 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더라면, 이러한 사례들을 보며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지나쳤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매우 부끄러운 마음도 들었다. 장추련 대표님께서 우리 실무수습생들이 회의에 참석한 것에 대해 매우 감사해 하셨는데,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하고 배움만 얻어가는 것 같아 너무나도 죄송하고 감사했다.

이렇게 다양한 외부활동에 참여하며 둘째 주는 정말 정신 없이 지나갔다! 이 과정에서 몸은 몹시 피로했지만,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기에 참 감사한 한 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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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주

셋째 주는 드디어 공동과제였던 증인신문사항을 끝내고, 김동현 변호사님으로부터 첫 피드백을 받았다.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민정이 할 테니 넘어가겠다J

그리고 나서 우리는 두 번째 개별과제를 받았다. 인천성모병원 사건의 항소이유서 작성 및 일반교통방해 위헌제청신청서 작성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 나는 이종희 변호사님의 사건 설명을 듣고 흥미를 느껴 인천성모병원 사건 항소이유서 작성을 택했다. 그러나 이 때에도 우리는 첫 번째 개별과제였던 경직법 개정안 작성도 끝내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두 번째 과제의 시작은 잠시 미뤄두고, 개정안을 만들기 위한 해외 실태조사 및 외국자료 번역작업을 계속했다.

경직법 개정안 작성을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해외 주요 선진국의 경우 현재 물대포를 어떠한 방식으로 운용하고 있는지를 조사하는 것이었다. 자료를 검색하다 보니 주로 영국과 독일의 사례를 접할 수 있었는데, 특히 영국의 경우 지난 2011년 대규모 폭동사태 이후 살수차 도입 시도가 있었지만 시민사회와 경찰 내부의 반대로 도입이 무산되었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영국에서 물포 도입이 무산된 가장 주된 이유는 물포 사용으로 인해 집회 및 시위 참가자들이 심각한 건강상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었는데, 이를 보고 백남기 농민 사건이 떠올라 매우 씁쓸했다. 그리고 개정안을 만들 때 우리나라도 영국 경찰처럼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행사하는 시민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문화가 형성될 수 있도록, 어구 하나 하나 정성 들여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시간상 그렇게 할 수는 없었지만).

어쨌든 영국 및 독일의 사례를 참조하며 본격적으로 개정안 만들기에 착수했는데, 이 과정에서 느낀 가장 큰 어려움은 우리가 의도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가장 적합한 ‘언어’를 찾아내고 선택하는 일이었다. 우리는 현실적으로 지금 당장 물대포 사용을 금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최대한 제한적인 상황에서, 안전하게 물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살수차 운용요건을 강화시키는 것을 일차적인 목표로 삼았는데, 이러한 추상적인 목표를 법률언어로 구체화하는 것은 정말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평소 공부를 하면서 ‘도대체 법조문을 왜 이렇게 만든 거야?!’라는 의구심을 가진 적이 꽤 있었는데, 개정안 작업의 어려움을 체감해보고 나니 심정적으로는 그러한 이상한(?) 법조문을 만든 것이 이해가 갔다. 어쨌든 이 만만치 않은 작업을 통해 입법활동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얼마나 어려운지를 직접 느껴볼 수 있었기에 머리는 아팠지만 기분은 좋았다.

그리고 우리는 그 주에 민변 법률가긴급농성단 집회에 함께 했는데, 박준영 변호사님과 권영국 변호사님을 직접 뵐 수 있었다. 그 분들을 보며, ‘나중에 나도 저렇게 고생을 마다하지 않고 앞장서서 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단 하루도 길에서 보내기 어려운 이 추운 겨울날, 신념과 사명감으로 농성을 이어가시는 권영국 변호사님의 모습에 큰 존경심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한가람 변호사님 덕분에 하루는 ‘위켄즈’라는 영화를 보러 갈 기회가 있었다. ‘위켄즈’는 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의 구성원들이 ‘The Voice’라는 합창단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담은 영화이다. 감상 후기는 재홍이 잘 써주겠지만,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는 내내 그들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 드는 느낌이 들어 참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참 재미있었다.)

 

 

마지막 넷째 주

그리고 드디어 마지막 넷째 주가 다가왔다. 우리에게는 두 번째 개별과제였던 인천성모병원 사건 항소이유서 작성과 공동과제 프레젠테이션이라는 큰 산이 남아 있었다. 인청성모병원 사건은 민정, 수연이와 같이 하게 되었는데, 각자 하나씩 세부쟁점을 맡아 서면을 작성했다. 그 중에서 내가 맡은 부분은 해당 사안이 기존 판례가 적용된 경우와는 상이하다는 점을 논증하는 것이었는데, 이 미묘한 차이점을 설명하는 것에 굉장한 어려움을 느꼈다. 그런데 이후 피드백 시간에 이종희 변호사님이 내게 좀 더 적극적으로 주장을 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지적하시면서, 변호사는 일단 주장을 하는 사람이라는 말씀을 해 주셨을 때, 왜 내가 그토록 이 과제를 하면서 어려움을 느꼈는지를 알 수 이었다. 항소이유를 쓰면서 나도 모르게 기존의 판례를 비판하거나 새로운 주장을 하는 것에 있어 굉장한 불편함을 느꼈기 때문에 글이 쉽게 써지지 않았던 것이다. 변호사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판례의 논리가 무조건적으로 옳다고 전제하고 암기해 왔던 탓인지, 나는 논증을 함에 있어 재판관의 입장에 빙의해서 자꾸만 이상한 검열을 하고 있었다. 앞으로 변호사 생활을 하게 된다면 이 부분이 나에게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이 될 것 같다는 강한 예감이 들면서, 지금이라도 이러한 습관을 알게 되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종희 변호사님의 꼼꼼한 피드백 덕분에 이러한 값진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기에, 변호사님께 정말 정말 감사했다.

항소이유서 작성을 끝마치자마자 우리는 마지막 날에 있을 공동과제 프레젠테이션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공동과제 프레젠테이션은 희망법 변호사님들 앞에서 PPT를 활용해 최후변론을 하는 형식으로 준비해야 했다. 사건의 특성 상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도록 PPT를 구성했어야 하는데, 시간에 쫓기다 보니 이러한 점을 망각하고 발표하는 데에만 급급했던 것 같아 아쉬웠다. 더군다나 나는 어쩌다 보니 전반부 발표를 맡게 되었는데, 발표문도 완벽하게 숙지하지 못한 채 프레젠테이션을 하게 되어 꽤 많이 긴장을 했다. 그리고 피드백 시간이 되자 변호사님들께서는 여지 없이 이런 점들을 지적해 주셨고, 정말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들을 많이 해주셨다.

또한 셋째 주 후반부터 넷째 주는 실무수습생들이 하루에 한 명씩 점심식사 당번을 맡는 기간이었는데, 다들 어마어마한 요리를 선보이는 바람에 거의 마지막 순서이던 나는 엄청난 부담감을 안고 요리를 준비했다(그리고 과도한 메뉴선정으로 인해 요리시간이 엄청나게 소요되는 바람에 망했다). 수연이는 닭볶음탕을, 민정이는 불고기와 월남쌈을, 홍기는 카레와 콩나물국과 샐러드를, 재홍은 유부초밥을 준비했으니……. 그 누가 부담감을 안 가질 수 있단 말인가!! 어찌됐던 각자 점심식사를 준비하고 대접하는 희망법의 문화 덕택에, 변호사님들 그리고 다른 실무수습생 친구들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었다J 밥을 직접 만들어 다 함께 나누어 먹는 희망법 특유의 문화는 앞으로도 꼭 없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마지막 날 뒷풀이 자리에서 각자 한 마디씩 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마음 속으로 발언을 준비(?)하면서 처음 희망법에 지원했을 때의 나의 무기력한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정말 신기하게도, 4주간의 시간이 지난 후에 공부에 대한 의욕과 동기를 되찾은 내 모습이 참 놀라웠다. 이 모든 것은 정말이지 전적으로 희망법을 이끌어 나가시는 변호사님들과, 실무수습을 함께한 민정, 수연, 재홍, 홍기, 세현의 사건에 대한 열정과 진지함 덕택이다. 4주동안 이렇게 좋은 사람들과 이 좋은 공간에서 함께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고, 행복했다! 이 시간은 앞으로 남은 2년간의 로스쿨 생활과 미래의 변호사 생활에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그리고 훗날 희망법 변호사님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후배가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할 것이고, 김동현 변호사님 말씀대로 ‘쓸모가 있는 변호사’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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