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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기구 등급보류결정의 의미와 향후 과제는 무엇일까요?(하)

국가인권위원회 등급보류 결정의 의미와 향후 과제(하)

5. 국가인권위원회의 대응 : 국가인권위원회법 개정안과 정책권고

국가인권위원회을 등급보류결정을 받았다는 것은 결국 이전의 권고를 이행하지 않아서 강등위기에 처했다는 뜻이네요. 그럼 이에 대해서 국가인권위원회는 어떠한 대응을 하였나요?

먼저, 국가인권위원회법 개정안 발의를 준비하였습니다(개정안 바로가기)

개정안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인권위원의 지명 및 선출시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인권의 보호와 향상에 관련된 다양한 사회계층의 대표성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반영함 (개정안 제5조 제3)

(2) 상임위원까지 국회의 인사청문을 거치도록 하도록 함 (개정안 제5조 제4)

(3) 여성위원을 5명이상 임명하도록 함(개정안 제5조 제7)

(4) 인권위원과 국가인권위원회의 소속 직원은 고의 또는 중과실이 없는 한 직무수행 중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하도록 함(개정안 제8조의2).

(5) 국가인권위원회의 예산에 관하여는 국가정보원법에서 정하고 있는 예를 준용함(개정안 제3조의2).



Q 국가인권위원회가 정책권고도 하였다고 하였는데요. 정책권고는 무엇이고 내용은 무엇인가요?

국가인권위원회는 관계기관 등에 정책과 관행의 개선 및 시정을 권고하거나 의견을 표명할 수 있습니다(국가인권위원회법 제25조 제1항). 국가인권위원회는 위 조항에 근거하여 2014. 9. 22. ICC의 위원 선출권한을 가지고 있는 세 국가기관(대통령, 국회, 법원)에 아래의 내용을 권고하였습니다.



주  문


1. 국무총리와 국회의장에게 「국가인권위원회법 일부개정법률안」에 기초하여 「국가인권위원회법」의 개정을 추진할 것을 권고한다.

2. 대통령, 국회의장, 대법원장에게,「국가인권위원회 위원 선출․지명의 원칙과 절차에 관한 가이드라인」의 내용을 반영하여 내부 규정에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의 선출․지명 절차를 규정하고, 동 규정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선출․지명 절차를 진행할 것을 권고한다.

그리고 국가인권위원회는 아래와 같은 가이드라인을 제정하였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 위원 선출·지명의 원칙과 절차에 관한 가이드라인

전문

생략

1. 인권위원의 자격과 책무에 관한 원칙

인권위원은 국가인권위원회법의 규정에 따라 인권의 보장과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하며, 아래와 같은 자격과 책무가 요구된다.

가.~라. 생략

2. 인권위원의 다원성 보장을 위한 원칙

인권위원의 다원성 보장이란 첫째, 인권위원의 선출·지명절차에 있어 다양한 영역에서의 참여를 통한 다원성을 보장하여야 하고, 둘째,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임명된 인권위원이 인권의 보호와 향상에 관련 된 다양한 사회계층을 대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서는 아래의 원칙을 따른다.


가. 인권위원은 특정 계층이나 직역에 편중되지 않아야 하고, 인권의 보호와 향상에 관련된 다양한 사회계층의 다원적 대표성이 반영될 수 있도록 구성되어야 한다.

나. 인권위원 중 1명 이상은 장애인으로 임명되어야 한다.

다. 인권위원을 선출·지명할 법적 권한이 있는 기관(이하 ‘선출·지명기관’이라 한다)은 인권위원을 선출·지명하는 절차에서 다양한 사회계층이 후보를 추천하거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보장하여야 한다.

라. 선출·지명기관은 이미 구성된 인권위원의 다원적 대표성 분포를 고려하여 결여된 대표성을 보완할 수 있는 인권위원을 선출·지명하여야 한다.

3. 인권위원의 선출·지명의 절차에 관한 원칙


인권위원의 선출·지명은 다양한 사회계층이 참여하는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진행하여야 하며, 관련 절차는 규정으로 마련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원칙을 따라야 한다.

가. 국가인권위원회는 인권위원의 임기만료로 공석이 예정되는 경우에 는 임기만료일로부터 3개월 전에, 기타 사유로 공석이 된 경우에는 지체 없이, 해당 선출·지명기관에 대하여 인권위원 선출·지명절차를 개시할 것을 알려야 한다.

나. 국가인권위원회는 새로운 인권위원을 선출·지명할 기관에 대하여 현재 인권위원의 대표성 분포 및 직역 분포에 관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인권위원의 공석에 대한 정보 및 인권위원 선출·지명절차와 일정을 국가인권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 인터넷 블로그,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등에 게시하거나, 시민사회단체들에 대해 전자우편을 발송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여 널리 알려야 한다.

라. 선출·지명기관은 인권위원의 선출 지명에 있어 다양한 참여를 보장하기 위하여 자문기구인 후보추천위원회를 둘 수 있다.

마. 선출·지명기관은 인권위원의 선출·지명에 관하여 공석에 대한 정보 및 진행한 절차와 예정된 절차를 적정한 방법으로 공개하여야 한다.

바. 선출·지명기관은 인권위원을 선출·지명하는 경우, 해당 인권위원의 경력, 자격 요건 등을 포함한 지명 이유 등을 공표하여야 한다. 다만, 국회에서 선출하는 인권위원의 경우에는 국회 본회의의 표결 이전에 이를 공표하여야 한다.

사. 선출·지명기관이 인권위원의 연임을 결정하는 경우에 국가인권위원회 구성의 다원성에 대한 검토를 하여야 하며, 연임된 인권위원의 재임기간의 활동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여 연임 이유를 공표하여야 한다.

6. 국가인권위원회의 대응의 문제점과 또 한번의 등급보류결정

Q 개정안의 발의와 정책권고, 그리고 가이드라인까지. 어떻게 보면 ICC 권고 이행을 위해서 최선을 다한 것 같은데요. 왜 ICC가 다시 등급보류 결정을 한 것일까요?

ICC가 또 한번의 등급보류 결정을 한 것은 국가인권위의 노력이 ICC의 권고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였다고 평가하였기 때문입니다

(1) 우선, 인권위원 선발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은 말그대로 “가이드라인”일 뿐 아무런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국가인권위원회의 정책권고는 이 가이드라인의 내용을 각 기관의 “내부규정”에 담을 것을 권고합니다. 이는 이를 구속력있는 규범에 담으라는 권고의 내용에 반하는 것입니다. 

ICC 권고(일반 견해 1.8) : 법률(legislation), 법규(regulations), 구속력있는  행정 지침(binding administrative guidelines)


국가인권위원회 : (1) 국가인권위원회 : 가이드라인 제정 / (2) 정책권고: 각 기관의 내부 규정으로 가이드라인 반영

ICC 권고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는 위원회가 권고한 가이드라인이 구속력이 없다는 의견은 위원 선출지명기관인 국회, 정부, 대법원이 가이드라인에 따라 승인소위의 권고를 내부 규정으로 명문화하고 이를 실질화한다면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해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이드라인이 법적 구속력이 없음은 명백한 것이고, 가이드라인을 반영한 “내부규정” 또한 이른바 행정규칙을 의미하기 때문에 대외적 구속력이 없습니다. 

나아가 국가인권위원회의 정책권고를 불수용하더라도 이에 대한 구속력있는 통제수단이 없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이를 강제하는 수단이 없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아래의 내용은 국가인권위원회가 ICC 대응 관련하여 대법원과 업무협의한 내용입니다. 

대법원 인사총괄심의관의 의견 

가. 현행 규정과 현재 인권위원 다양성에 관한 입장

– 현행 규정에서 3부가 지명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조화롭게 잘 규정된 것

– 인권위원의 다양성과 관련하여 법조인인 인권위원은 헌법적 관점에서 판단하므로 문제되지 않을 것으로 보임

나. 시민사회 참여가 보장된 인권위원 추천위원회의 대법원 설치

– 내부 인사가 아닌 외부 인사를 지명하면서 대법원 내부에 추춴위원회를 두는 것은 전례가 없음

– 외부의 참여가 보장된 추천은 대법원장에게 독자적 지명권을 준 현행 규정의 취지에 맞지 않음

다. 인권위원 능력 및 자격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경우 협력가능성

– 현행 인권위법 제5조 제2항에 규정되어 있는 정도로 충분해보이지만,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수준의 가이드라인이라면 협력하지 못할 이유는 없음.

대법원의 입장을 보면 가이드라인상의 “시민사회 의견이 반영되는 후보자추추천위원회”를 사법부내에 설치할 의사가 전혀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대법원 인사총괄심의관의 의견의 당부당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인권위원회가 보도자료를 통해 “실질화”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것으로 보입니다. 

정리하면, 국가인권위원회는 구속력없는 가이드라인과 내부규정이라는 형식으로 ICC권고를 이행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실현불가능한 결과를 예정한 기획입니다. 다시 말해 ICC가 첫번째 등급 재심사에서부터 권고하였던 인권위원 선임에 있어서 “공적 협의(Public Consultation)이나 시민사회(Civil Society)의 참여”가 전혀 보장되지 않는 결과를 낳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ICC는 국가인권위원회의 대응이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한 것이죠.

(2) 국가위원회법 개정안은 시민사회의 참여가 배제되어 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법 개정안 중 인권위원 선임과 관련한 부분에는  “시민사회(Civil Society)”라는 단어가 없습니다. 

그럼 가이드라인에는 있을까요? 없습니다. “시민사회”라는 단어는 인권위원 공석과 선임절차 공지의 객체로만 표시되어 있습니다. 


더욱 주목할 것은 국가인권위원회법 개정안에 “시민사회”의 삭제는 의도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법 개정안의 (안)에는 원래 “시민사회”라는 텍스트가 있었습니다. 

제5조 제3항 국회, 대통령, 대법원장은 위원을 선출 또는 지명함에 있어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인권의 보호와 향상에 관련한 다양한 사회계층의 다원적 대표성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그런데 의결된 국가인권위원회법 개정안에는 “시민사회가 참여하는”이라는 부분이 삭제되었습니다. 


③ 국회, 대통령, 대법원장은 위원을 선출 또는 지명함에 있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인권의 보호와 향상에 관련된 다양한 사회계층의 대표성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국가인권위원회법 개정안을 의결하는 전원위원회 회의록(14년 제15차 전원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의도적”으로 이 텍스트를 삭제한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    )위원 :’시민사회이게 “civil society”라고 번역이 됐는지 몰라요. 그냥 시민사회하고 국민하고 차이가 있냐? 저는 없다고 봅니다. 시민사회가 하는 개념정리하고 국민의 개념정리하고 뭐가 다르냐, 저는 같다고 보거든요. 그러면 결국 이것은 국민이 참여하는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시민사회단체하고 시민사회하고 다른 것이거든요. 그러면 국민이 참여하는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이것은 직접민주주의를 예기하는 것이고 저희 헌법체계는 대의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지 않습니까? 저희가 4800만이 아고라 광장 가서 투표 못하니까 그 대표기관인 국회의원을 선출해서 국회를 운영하고 있거든요.


(   )위원 :  (    )님 말씀을 들으면서 이제 법이라는 것은 그런 겁니다. 다 아시겠지만, 법과 가이드라인하고 원칙하고 그것은 다른 것이거든요. 이 조문을 보면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 그러면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투명한 절차가 없으면 인권위원을 선출하고 지명하지 못하는 것이지요. 이것은 잘 판단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그러니까 파리원칙이라는 것이 절대 보편적인 원칙이 아니고 파리원칙이 각 나라에 따라서 조금의 융통성을 그 원칙 자체에서도 인정을 하고 있거든요. 그러면 법이라는 것은 조문은 명확하고 구체성이 있어야 됩니다. 그래야 되기 때문에 법에서는 규정하지만 저희가 가이드라인을 할 때 가이드라인에 담아서 이러이러한 것으로 해서 이런 사람에게 대해서 이렇게 해 달라고 이것은 저희가 권고를 할 수 있지만  …(중략) . 법이라는 것은 이렇게 불명확하고 구체성이 결여된 것을 추상적인 용어로 법에 담을 수 없다는 것이지요.


※(    ) 부분은 전원위원회 회의록 정보공개청구에 대한 일부공개결정에 따라 음영처리된 부분입니다. 


그러니까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위원들은 “시민사회의 참여”라는 텍스트는 “국민의 참여”로 해석될 수 있는 등 불명확하기 때문에 삭제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위 (   ) 인권위원처럼 시민사회를 해석한다면, ICC 등급심사소위가 또다시 등급심사를 보류하면서 한국 국가인권위원회에 요청하는 ” 공식적, 비공식적 메커니즘을 포함하는 시민사회와의 협력”은 어떻게 이해하여야 할까요?

It requests the NHRCK to provide information on its engagement with civil society including any formal and informal mechanisms,…. 

정리하면, 국가인권위원회는 시민사회(civil society)라는 문언을 삭제함으로써 국가인권기구에 기본적으로 요청되는 시민사회와의 협력을 방기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매우 의도적인 것입니다. 이러한 점 때문에 ICC 등급심사소위가 인권위의 등급심사를 보류한 것입니다. 


7. 국가인권위원회 문제 해결을 위한 향후의 과제와 대응방안


Q 정말 국가인권위의 가이드라인이나 개정안이 문제가 있네요.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실 국가인권위원회가 계속하여 ICC의 등급보류를 받거나 등급강등을 받더라도 가시적이고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것은 아닙니다. 국제사회에서 망신을 당할 뿐이죠. 


중요한 것은 ICC의 등급을 강등시킬 것을 관철하는 문제가 아니라 이를 지렛대 삼아 국가인권위의 독립성과 위원선임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진정으로 국가인권위원회의 제자리를 찾아주기 위한 행동인 것이죠. 


그렇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인권위원회 스스로의 노력입니다. 발의를 준비중인 국가인권위원회법 개정안과 가이드라인의 문제점이 노출되었다면 이를 변경할 수 없는지를 고민해보아야 합니다. 변경이 절차상 불가능하다면 기존의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하여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스스로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최근 청와대가 최이우 목사를 비상임인권위원으로 선임하였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위 정책권고와 가이드라인 제정을 위한 전원위원회 의결을 한 날짜가 9월 22일입니다(보도자료 바로 가기). 그리고 청와대가 최이우 목사를 임명한 날짜가 11월 3일입니다. 적어도 국가인권위원회의 정책권고와 가이드라인의 내용이 비공식적으로라도 정부에 통고되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최이우 목사의 인권위원 선임과정에 정책권고와 가이드라인의 어떤 것도 반영된 것이 없습니다. 심지어 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은 최이우목사의 선임결정을 언론보도를 통해 알게 되었을 정도로 인권위원선정은 선임기관에 의해 비공식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성소수자차별에 찬성하는 등 인권위원으로서의 자격조차 구비하지 못한 최이우목사가 별다는 제지 없이 인권위원으로 선임될 수 있었던 것은 최이우목사가 인권위원으로 선임될 것인지 사전에 알려지지 않았고, 따라서 최이우목사에 대한 시민사회에서의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임기관이 아무런 꺼리낌없이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반하는 의견을 가진 사람이 인권위원에 선임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하여 국가인권위원회는 공식적으로 문제제기를 하여야 합니다. 정부가 가이드라인 수용을 불수용시 이를 공표하는 등의 인권위법에 근거한 수단을 활용하여야 정부를 압박하여야 합니다. 스스로의 독립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경주하여야 합니다. 


인권위법 개정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시민사회에서 줄기차게 요구하여 왔던 후보자추천위원회의 도입을 위한 개정안을 마련하고 현재의 개정안에는 의도적으로 빠진 “시민사회의 참여”를 추가하여야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올 해 7월에 예정된 새로운 인권위원장 선임에 초점을 맞추고 이러한 운동을 전개해야 합니다. (끝)


글_김동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