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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고용직공무원 출신 경찰 무기계약직들 “고용직 경력도 인정해달라” 소송 제기

과거 경찰서에서 공무원 신분으로 일하다 사표를 내고 다시 일용직 노동자로 근로계약을 맺은 여성 주무관들이 공무원으로 일할 당시 경력을 임금에 반영해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23일 법조계 말을 종합하면 서울중앙지법 민사41부(재판장 권혁중 부장판사)는 경찰서에서 무기계약직으로 근무하는 주무관 76명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임금 청구 소송의 심리를 진행 중이다. 지난 2월 경찰서에서 근무 중인 주무관 76명은 2004년 이전 자신들이 고용직 공무원으로 일했을 때 경력을 호봉에 산입해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 내용을 보면, 이들은 1988~1999년 사이 단순 노무에 종사하는 고용직 공무원으로 고용돼 경찰서나 파출소에서 전화교환, 교통사고 기록 입력, 비서, 경리 등의 업무를 봤다. 당시 고용직 공무원은 주로 여성들이 선발됐다. 이번 소송을 제기한 76명도 모두 여성이다.

그러다 2003년 경찰은 수사 인력을 늘리는 대신 고용직 공무원을 673명에서 89명으로 대폭 감축키로 했다. 그 일환으로 우선 고용직 공무원을 상대로 자진해 사표를 받았고 그럼에도 89명을 초과하는 인원은 2005년 1월1일자로 직권 면직처리키로 했다. 소송을 제기한 76명은 자진해서 사표를 내고 자진퇴직 수당을 받았다. 일부 고용직 공무원들은 경찰 측으로부터 자진퇴직하면 일용직 노동자로 고용하겠다는 약속을 받기도 했다. 경북에서 근무하는 ㄱ주무관은 “어차피 잘릴 거면 사표를 먼저 내고 일용직으로라도 빨리 계약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고용직 공무원으로 사직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일용직으로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공무원인 고용직 때와 똑같거나 비슷한 업무를 처리했다고 한다. 다만 급여는 절반으로 깎였고 처우도 나빠졌다.

이들은 정부가 2006년 발표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2007년 말까지 모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다. 다행히 정년은 보장됐지만 수당 등 처우는 정규직과 큰 차이를 보였다. 당시 관리규칙에 따라 근속년수에 따라 등급을 달리해 임금을 지급했는데, 최초 등급 산정시 고용직으로 근무한 경력이 인정되지 않았다.

이후 2011년 주무관 노조가 창설됐고 2013년 노조는 경찰 측과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그러면서 호봉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무기계약직 주무관들의 호봉 산정 과정에서 고용직으로 근무했을 당시 경력은 호봉에 포함하지 않았다.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기 이전의 일용직 경력만 호봉에 산입됐다.

2003년 고용직 정원 감축 당시 사표를 내지 않았던 일부 고용직들은 이후 간단한 시험을 통해 기능직 공무원으로 전환됐다. 또 일부 사표를 낸 고용직도 기능직으로 다시 입사했다. 이들 모두 고용직으로 근무할 당시 경력의 80%를 인정해 호봉 산정에 반영했고, 2012년 7월부터는 경력의 100%를 인정하고 있다.

소송을 제기한 이들은 “고용직으로 근무하다가 바로 일용직으로 재계약 하고, 이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동일·동종 업무를 지속적으로 해왔는데, 고용직 때 경력은 인정하지 않는 건 부당하다”며서 “단체협약과 관리규칙은 우리를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우선 단체협약이 체결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고용직 경력을 인정받지 못해 받지 못한 임금 약 850만원씩을 지급해 달라고 요구했다.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소속 김두나 변호사는 “무기계약직 노동자는 정규직으로 편입되지만 실질 임금 등 노동조건은 비정규직과 같다”라며 “이번 소송은 무기계약직과 정규직 간의 차별을 문제제기한 것으로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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